넥스트 차이나 아세안, 지역 내 물류 효율화 집중
늘어나는 외국인직접투자, 물류 인프라 투자 가속화 이끌 것
최근 아세안(ASEAN) 지역이 중국을 대체할만한 ‘넥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의 물류 동향을 살펴보고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넥스트 차이나 전략시장 콘퍼런스’가 18일 개최됐다.
아세안 지역의 경제를 이끈 기구 중 하나로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있다. AEC는 지난 2015년 출범한 경제연합체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싱가포르, 미얀마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AEC 출범 이후, 아세안 시장은 인구 6억 3,000만 명, 세계 4위 규모의 경제권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자연스레 아세안 지역은 향후 중국을 대체할만한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게 됐다.
AEC는 회원국 간 관세 철폐와 규제 기준 통일 등을 통해 지역 내 경제적 통합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연합체 내 사람 뿐만 아니라 상품의 이동이 매끄러워야(Seamless) 한다. 해당 지역에서 물류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아세안 국가들은 상품의 국경 간 이동과 복합운송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며, 국가 간 물류 절차 표준화나 기술 도입 등 현재 당면한 물류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에서 물류 업무가 많이 일어나는 제품군은 전자제품, 공장에서 사용되는 기계와 관련 부품, 자동차(부품 포함), 의료기기 크게 네 가지 영역이다.
아세안을 하나의 개체로 봤을 때 가장 많은 물류활동이 일어난 것은 중국(홍콩 포함)과의 무역에서였다. 홍성훈 프로스트앤설리번 한국지사 이사는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 션전의 공업지역으로 부품을 수출하면, 션전에서 상품을 제조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태국은 하드디스크, 말레이시아는 반도체 등 조금 더 복잡한 부품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아세안 지역에서 의료기기나 제품에 관련한 계약생산(Contract Manufacturing)에 따른 무역이 비교적 활발하다. 현재 라텍스 제품 중심의 말레이시아와 계약생산 중심의 베트남이 동남아의 의료장비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의 의료기기 회사가 자국에서 의료기기나 제품을 디자인하면, 이것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에서 생산되어 다시 한국과 다른 제3국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산업특성을 가진 AEC가 물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앞서 언급된 이세안 지역 내 무역과 물류 활성화에 더해 홍 이사는 “외국인직접투자 역시 중국을 능가할 만큼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제품의 수출, 원자재 수입 가속화되면서 대외 물류와 관련한 영역 역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특히 아세안-중국을 잇는 물류 간선도로에 대한 투자는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아세안 국가의 대내외 물류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 항공뿐만 아니라 내륙으로 이어진 지역의 도로나 철도 인프라 모두 아직 효율적으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아세안 물류 허브로 꼽히는 태국, 말레이시아, 그중에서도 최근 성장 속도가 빠른 메콩강 유역의 산업단지의 동향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세안 국가 간 물류 시스템 통합 작업과 관련해 홍 이사는 “자국에 유리한 시스템 구축하기 위해선 물류 관련 전문가가 필요한데, 많은 동남아 국가에는 이런 인력이 부족하다”며 “최근 정부 주도로 전문가를 양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그와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는 것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