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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T사업자가 차지백을 조심해야하는 까닭

by 임예리 기자

2017년 05월 22일

카드

글. 임예리 기자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 사업자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앞서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 해외 결제시장의 사정은 한국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제서비스 업체 인제니코(Ingenico)의 현재오 아시아태평양 사업 개발 매니저(Business Development Manager)는 “한국 결제사업자는 공인인증서나 액티브X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결제에 관한 다양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해외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차지백(Chargeback)’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차지백이란 카드 결제를 한 고객이 추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카드발행사에 결제 취소나 환불을 요청하는 것으로서, 비자와 마스터카드 규정에서 비롯됐다. 고객이 카드발행사에 차지백을 요청하면, 카드발행사는 해당 사실을 매입은행에 통보하며 이것으로 차지백 선언이 이뤄진다. 차지백 통보를 받은 매입은행은 온라인 판매사업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린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판매사업자가 끼어들 틈은 없다. 판매자는 소비자의 구매 내역 등을 소명할 뿐이며, 매입은행은 고객이 이의 제기한 내용과 판매자의 소명자료를 검토한 뒤 결제 취소나 환불을 결정한다.

 

온라인 사업자가 차지백을 조심해야 하는 까닭은 고객이 구매 후 6개월까지 차지백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모든 소비자가 매월 카드 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해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카드발생사에 알리지는 않는다. 분쟁은 시간이 지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면 머리가 아파진다. 카드사에서 고객의 결제내역을 조회해 이전에도 동일한 구매를 한 적이 있다고 알리더라도, 고객이 이를 부정해버리면 카드사가 확인한 이전 결제내역까지도 모두 차지백으로 접수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온라인 사업자는 고객이 접수한 모든 거래에 대한 이력을 증명해야 하고, 고객에게 물건을 제대로 전달했다는 등의 증명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돈을 되돌려주어야 한다.

 

결제가 간편하게 이뤄지는 해외에서는 결제 실수로 인한 차지백이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차지백 제도가 악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분실카드나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로 상품을 구매한 뒤 허위 차지백을 요청하는 식이다. 따라서 크로스보더(Cross-border) 영역에서 온라인 사업자가 0%의 차지백을 기록하는 것은 어렵다. 반면 한국에서는 결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고객이 애써 진행한 결제 과정에 대해 차지백 요청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이커머스 사업자가 차지백에 거의 신경쓰지 않는 까닭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을 고려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결제서비스 업체 인제니코(Ingenico)의 현재오 아시아태평양 사업 개발 매니저(Business Development Manager)는 “사업자의 결제시스템을 심사할 때 과거 결제 내역(Statement)을 살피게 되는데, 동남아시아 사업자의 차지백(Chargeback) 요율은 1%에 이르기도 한다”며 “반면 한국 사업자의 경우 차지백이 제로로 나와 서류를 조작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 해외 결제대행사는 차지백의 허용범위를 약 0.3~0.5%로 둔다. 만약 결제사가 정한 기준을 초과하여 차지백이 발생하면, 결제사는 자사 내 ‘부정사용방지팀’ 등을 통해 판매자에게 “지난 달 차지백 비율이 기준을 넘었으니 ‘부정사용방지 툴’을 조정하겠다”는 통보를 한다. 그리고 해당 사이트의 결제 허용숫자를 줄인다든가 이메일 결제허용숫자를 줄인다든가 하는 조치를 취한다. 만약 차지백이 특정 국가에서 많이 발생한다면 해당 국가의 결제를 막기도 한다.

 

차지백이 발생하면 온라인 사업자는 고객에게 구매 대금을 물어내고 차지백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일정 수준 이상의 차지백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하여 발생하면, 온라인 사업자는 매입은행으로부터 부가 패널티를 받을 수도 있다. 현 매니저는 “인제니코의 고객 중 하나였던 대형 게임사가 차지백 관리를 못해 패널티를 받은 적 있다”며 “심지어 지명도 높은 사업자들도 차지백 관리를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해외에서는 온라인 사업자와 결제대행사가 차지백 관리를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각각 차지백 프로그램, 마스터 차지백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종종 온라인 사업자가 매출 증대를 위해 차지백 증가를 감수하면서까지 부정사용방지 툴을 없애달라는 요청을 결제사에 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도 온라인 사업자와 결제사 간의 협의를 통해 차지백을 조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결제대행사와 카드사가 협약을 맺어, 구매자가 차지백을 요청했을 때 바로 환불처리를 하지 않고 차지백 검증을 우선 거치기도 한다. 온라인 판매자의 부당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나 아마존에 입점한 셀러의 경우 정확한 발송 정보와 유효 트래킹 넘버만 제공하면 차지백을 90% 이상 방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시에 “직접 해외 결제대행사를 이용하는 독립몰 사업자는 차지백을 방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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