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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년병의 눈으로 바라본 공급망, 물류·제조·유통·IT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by 김정현 기자

2016년 11월 22일

물류·SCM부서에 들어가면 대체 무슨 일을 할까?

물류(현대글로비스), 제조(현대모비스, CJ제일제당), 유통(이케아코리아), IT(메쉬코리아)의 현장

 

APPLICATION,OCCUPATION,HIRING

글. 김정현 /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취업포탈 위포트가 2015년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78%는 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의 정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실제 기업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많은 정보를 취득하지만, 막상 지원자들은 기업의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많은 기업 또한 기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지가 취업준비생과 기업 간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하여 각 현장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 사원들의 이야기를 청취해봤다.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과 부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데 어디서 그 정보를 찾아야할지 모르겠어. 학교내에서 열리는 취업설명회를 방문해도 질문 시간이 부족하고 정작 원하는 정보를 얻기는 어렵더라구”

 

얼마 전 학교에서 열린 취업설명회를 다녀온 동생이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지원하고 싶은 기업이 있어서 취업설명회까지 방문했지만 별 소득이 없다는 내용이었죠. 공채 시즌마다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후배들이 “실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정말 궁금한데,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취업포탈 위포트가 2015년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취준생(취업 준비생)의 78%가 그들이 가고 싶은 기업 정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기업은 지원자의 학교, 학점, 토익점수,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알고 있는데 정작 학생들은 기업에 대해 자세히 알 방법이 없는 것이죠. 최근에는 이런 취업 지원자와 기업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크레딧잡(kreditjob.com)이라는 서비스가 론칭되기도 합니다. 크레딧잡은 국민연금 자료를 바탕으로 기업의 평균급여 및 예상초봉과 이직/퇴직자의 숫자를 알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CLO크레딧잡

사진= 크레딧잡에서 CLO를 조회해본 결과. 조금 많이 안 맞는다. (편집자주)

 

어쨌든 취준생들이 기업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크레딧잡을 통해 급여를 짐작할 수는 있겠지만, 그 안의 실무를 알 수는 없겠죠. 이에 본지가 물류업계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과 기업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하여 각 기업 현장에서 뛰고있는 사회 초년병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물류기업(현대글로비스), 제조기업(현대모비스, CJ제일제당), 유통기업(이케아코리아), IT기업(메쉬코리아)의 서로 다른 물류 현장을 주니어의 눈으로 살펴 봅니다.

 

① 현대글로비스 : 해운물류 관리자의 역할

현대글로비스해운물류관리자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종합물류, 유통 전문회사로 원자재/제품수송, 물류 컨설팅, 물류 시스템 운영, 해상운송 등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본지가 73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상하반기 자체 조사한 결과 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물류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최근 현대글로비스에 취업하여 해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사원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글로비스 해운 업무 현장을 들여 봤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해운 업무는 크게 케이프파나막스(대형선), 수프라막스(중형선) 등 선급 규모에 따라 업무가 배정됩니다. 여기서도 영업팀, 운항팀이 나뉘는데요. 영업팀은 영업을 통해 화주로부터 계약을 받아오고 계약 세부조항과 관련하여 협상(Negotiation)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운항팀은 영업팀이 가지고 온 계약을 바탕으로 선박 인도, 화물 선적 시점부터 양하, 선박 반선시까지 선장 및 대리점과 연락을 지속적으로 취하면서 항차(선적부터 양하 혹은 용선이 끝나는 하나의 계약 종료 시점) 전체의 운영을 전담합니다.

 

해운 업무는 특히 여러 외부요인의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홍수와 같은 천재지변이나 항만 파업과 같은 인재로 인해서 물동량이 좌우되며 운송이 지연되기도 합니다. 특히 얼마 전 브라질 올림픽 때는 브라질 항구에 선적하는 많은 배가 몰리고 거기에 브라질 국경일도 더해져 벙커 급유가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만약 거래처에서 클레임이 들어오면 운항팀, 법무팀, 심지어 해외변호사, 자문변호사까지 협업하여 해당 업무를 처리합니다.

 

조출료, 체선료와 같은 운임 정산도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거래처와 처음 주고받은 서신을 통합하여 합의된 내용들을 최종 계약서와 대조하여 일치 여부 또한 확인하는 식입니다. 특히 정산 업무 과정에서 외부 업체와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얼핏 보면 그저 지출되는 비용으로 보이는 돈을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용선료나 기타 투입 비용을 봤을 때는 조출료와 같은 비용을 빨리 지불하고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② 현대모비스 : 자재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하여

현대모비스자재공급망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자동차 부품 및 모듈을 제조,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글로벌 소싱이 일반화된 시대에 한 차를 구성하는데 2~3만여 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을 적절하게 공급하는 데는 분명 물류, SCM(Supply Chain Management) 역량이 필요합니다. 현대모비스 안에 물류, SCM은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어 있을까요? 현대모비스에서 구매, SCM을 담당하는 한 사원과도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사업영역은 크게 서비스부품과 모듈로 구성된 ‘보수용 부품사업’, 그리고 부품의 생산 및 제조를 담당하는 ‘차량부품’으로 나뉩니다. 자연히 각 사업 특성별로 물류의 성격 또한 다른데요. 서비스부품의 경우 전 세계 대리점 및 딜러에게 공급하는 ‘소량 다빈도 고객 배송’이 주가 되지만, 차량부품의 경우 완성차 생산 공장에 서열납품 및 조달하는 납품 운송이 주입니다. 현대모비스의 SCM은 국내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의 수출입 및 각 해외법인에서 전 세계에 위치한 대리점, 딜러 배송까지 발생하는 모든 통관, 물류, 가격결정 등을 총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물류와 같은 경우 각 권역별로 담당자가 나뉘어져 있는데요.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법인의 물류업체 선정 입찰 및 가격결정과 관련된 업무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각 법인의 물류 개선사항들을 발굴하여 적용하는 업무 또한 SCM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③ CJ제일제당 : 식품공장 물류 현장 속으로

CJ제일제당자재수급

CJ제일제당은 CJ그룹에서 식품 및 소재식품, 바이오, 생물자원 R&D 및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입니다. 제조업체인 CJ제일제당의 생산 최전선인 식품공장에서 물류는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어 있을까요? CJ제일제당의 한 공장에서 구매, SCM을 담당하고 있는 사원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 초년병이 바라보는 공장 물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식품 생산을 위해서는 많은 원자재의 수급, 관리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식품 원자재뿐만 아니라 포장재와 같은 부자재와 수입 원료의 수급 또한 중요한 이슈가 되지요. 이에 더해 자재의 이동, 보관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또한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은 실제 공장 생산을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자재의 수급 이슈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공장 MRP(Material Requirement Planning) 업무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장내 생산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꿰고 있어야 합니다. 가령 공장내 하루 생산 CAPA가 얼마나 되는지는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수행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사내 유관부서와의 협업 또한 잦습니다. 그런 것들을 원활히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어느 사업장에 가더라도 인정받는 MRP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엑셀은 CJ제일제당에서 자재 수급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tool)가 된다고 합니다.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사원에 따르면 해당 부서에서 사용하는 함수는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지만 ‘피벗’이나 ‘기타함수(vlookup 등)’를 사용하는 일은 잦습니다. 비용 정산 또한 엑셀로 처리하기 때문에 엑셀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④ 이케아코리아 : 항상 어려운 ‘수요예측’

이케아코리아공급망

 

지난 2014년 이케아의 한국지점 오픈이 큰 화제가 됐었죠. 지난 9월 2020년까지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전국에 5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는 계획을 밝힌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코리아에 물류는 어떻게 녹아있을까요? 이케아코리아의 공급망 지원 업무를 살펴봤습니다.

 

이케아코리아의 공급망 지원은 간단히 말해서 영업팀(Sales Team)을 도와서 필요한 물건을 스토어(현시점에서는 광명점)에 공급하는 것입니다. 영업팀이 필요한 물건을 요청하기 전 수요예측 과정부터 제품 입고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죠. 

 

특히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수요예측(Demand Forecasting)’이라고 합니다. 이케아코리아의 경우 한국에 DC(Distribution Center)가 없고 입고되는 모든 상품이 이케아 광명점으로 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 적재 가능한 수량을 예측하여 운영상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공급망 지원팀은 영업팀, 인테리어팀, 디자인팀 등 다양한 사내 부서들과 협업합니다. 그 중 가장 많은 협업을 하는 팀은 영업팀인데요. 수요예측 수치를 영업팀과 함께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가장 피해야하는 것은 과재고(Overstock)와 품절(Shortage, 제품 부족 현상)입니다. 정확한 수요예측을 위해 양 부서의 협의가 필수적인 것이죠. 

 

가령 영업팀은 “이번에는 이 제품을 얼마나 팔고자 한다”는 예측 자료를 지원팀에 가지고 옵니다. 그러면 지원팀은 도출한 예측자료와 대비해 최적치를 찾습니다. 영업팀에서는 충분히 다 팔릴 수 있다는 예측을 해도, 지원팀은 그것과 다른 결과를 도출하기도 합니다. 이후 지원팀은 영업팀과 협의된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 DC의 재고를 확인하고 해당 상품들이 필요한 날짜에 입고될 수 있도록 조치합니다. 

 

지원팀이 ‘수요예측’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이지만, 정확한 예측은 항상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이케아코리아의 경우 한국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 축적된 데이터가 상당히 적습니다. 물론 이케아가 한국 진출한 초창기만 해도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죠. 어떤 것을 갖다 놔도 잘 팔렸고, 재고 부족 현상이 생겨도 영업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케아 열풍이 점점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지원팀에서도 각 상품마다 수요예측 수치를 안정화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상품 SKU(Stock Keeping Unit; 재고보관단위)도 상당하기 때문에 각 상품별 수요예측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후문입니다.

 

⑤ 메쉬코리아 : IT를 사랑하는 물류기업의 현장

메쉬코리아부릉물류

 

메쉬코리아는 스스로를 물류스타트업으로 정의한 대한민국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누적 투자(230억원)를 유치한 업체입니다. 메쉬코리아는 이륜차 물류솔루션 ‘부릉’, B2B물류서비스 ‘메쉬프라임’, B2C맛집배달어플리케이션 ‘부탁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IT 역량을 강조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지요. 지난해 10월 메쉬코리아에 취업하여 현장을 뛰고 있는 ‘임영록 사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임영록 사원은 현재 IT물류스타트업 메쉬코리아에서 물류본부 물류운영1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임영록 사원의 역할은 메쉬코리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류 상품인 ‘부릉(배송 관련 IT제품)’, ‘부탁해(배달 안되던 맛집배달앱)’, 사륜(간선)-이륜 연계배송 등을 현장에 구현하고 고도화하는 업무입니다. 

 

메쉬코리아는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습니다. 각 지역 파트너사와 화주의 상품을 위탁 배송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임 사원의 업무의 대부분은 파트너사와 그 소속 기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하고 그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배송 품질을 높이는 것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임 사원은 회사 내부에서 크게 두 군데 접점을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한 곳은 법인 영업을 담당하는 ‘프라임본부’이고 다른 곳은 IT제품(Product)을 개발하는 ‘연구소’입니다. 임 사원이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과 개발자의 접점에서 일할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현장의 언어와 개발자의 언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생한 이슈를 개발자들이 이해하기 좋도록 적합한 요건을 갖춰 전달하고 자주 피드백을 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임 사원의 예시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단순히 “OOO가 안돼요”라고 말할 때가 많지만 그 속에는 사용 환경을 개선하는 일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 때 임 사원은 이륜차 기사들이 사용하시는 스마트폰 기종과 OS, 저희 부릉 기사앱의 버전, 당시의 사용 환경 등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가급적 재연 가능한 요건을 구성해 연구소에 전달합니다.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속 피드백을 보내면서 해당 이슈에 대한 PM 역할을 스스로 해낸다면 금상첨화라는 설명입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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