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페이팔, 모던 스파이스 루트)
글. 김철민 편집장
‘모던 스파이스 루트(Modern Spice Routes)’라고 들어본 적 있으신지요?
이 문구는 인터넷 결제회사인 페이팔이 3년전에 쓴 시장보고서의 제목입니다. 페이팔은 여기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 Border e-commerce)’ 시장을 ‘Modern Spice Routes´, 즉 ‘현대판 향신료 무역로’와 비교했습니다.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중세 유럽인들인 만든 ‘대항해 시대’에 견줄만한 혁명적인 변화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을 평가한 셈이죠.
페이팔은 2018년까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이 300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4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수료 1%만 챙겨도 3조원이 넘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아마존, 알리바바, 라쿤텐 등 이커머스 공룡들의 궁극적인 수익모델은 수수료에 있습니다. 회사마다 프리미엄 회원제 가입과 배송비, 상품등록은 물론 결제까지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대동강 사기극의 봉이 김선달 선생도 울고 갈 판입니다.
한류열풍과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화장품 선호 덕분에 국내 화장품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발표한 ‘화장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화장품 총생산액은 10조 7328억 원으로 이중 수출액은 약 2조 9000억 원으로 2014년에 비해 43.8% 급증했다고 합니다. 이커머스를 통해 해외로 판매된 화장품은 무역통계에 잡히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한국 화장품의 해외 판매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 3조원에 이르는 국내 화장품 수출시장은 대기업 중심의 해외 전시회 참가 및 B2B무역을 통한 수출 외의 판로를 개척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국내 화장품의 브랜드 파워 부족과 수출 국가별 인증이나 허가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도 중소상인의 진입에 문턱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전문가인 박상신 헬로쉽 대표에 따르면 화장품 특성상 B2B에 비해 B2C는 인증 절차 등 통관이 간소하고, 낱개 포장 무게가 500g을 넘지 않습니다. 때문에 화장품은 저렴한 국제우편을 사용하는 배송이 가능하고 온라인 B2C 판매에 최적인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글로벌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전 세계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가 가능해졌고, 유튜브 같은 MCN(Multi Channel Network)의 발달로 콘텐츠의 확산이 용이하다는 점도 한국 화장품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의 비즈니스 생존전략 방안은 무엇이 될까요?
무경계 시대에 대처하는 새로운 지혜가 나타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