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물류학개론(취업학개론 특별편)
2016 상반기, 여전히 좁은 취업문
스타트업 취업에 대한 관심대두
현장을 알려면 실무자와 만나야
어김없이 2016년 상반기 취업 준비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취업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닙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2월 고용률은 58.7%로 전년 동월대비 0.1%p 하락했으며 청년층 실업률도 12.5%로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했습니다. 또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인해서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까지 신규 채용 인력을 늘리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과반수가 신규 채용 규모를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일 전망입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부분 채용 인원이 1~2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취업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이 취업 준비생들의 의견입니다. 취업 재수 중인 인하대 졸업생 김모씨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들어가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갈수록 취준생들의 취업문은 좁아지고 있습니다.
물류 취업, 높아지는 관심
취업난이 가속화됨에 따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과거 소외받았던 ´물류 직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 한 관계자는 “최근 취업 준비생들의 CJ대한통운 지원현황을 살펴봤을 때 물류, 유통분야에 대한 관심이 몇 년 사이에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물류 산업은 미래 유망 산업으로 향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하더라도 ‘물류’를 전공한다고 하면 "졸업 후 택배기사 혹은 물류센터 근무하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아직도 남아 있지만요..). 대부분의 인문, 사회계 전공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직무는 영업, 마케팅, 인사관리였죠.
그렇다면 왜 ‘물류’ 취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을까요? 물류 분야 취업을 고려하는 학생들 중 대다수는 ‘물류’ 자체가 취업 경쟁력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물류업계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점점 어려워지는 인문계 취업의 돌파구로 ‘물류’를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가령 “물류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기업 수요가 많을 것 같다” 혹은 “물류산업 전망이 밝을 것 같다”, “물류를 중심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등이 취업준비생들의 의견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기업은 ‘물류담당 부서’를 갖고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에 매대부터 자동차까지 어떤 상품이 고객의 눈 앞에 놓이기 위해서는 물류가 필수적입니다. 이제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물류 취준생, 어떤 회사 인기인가
물류 분야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가고 싶은 기업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CLO가 지난 7일부터 취합한 취업준비생 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및 인터뷰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학생들이 언급한 기업으로는 현대글로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한항공, CJ대한통운, 삼성전자, 삼성SDS, 범한판토스 등 대기업 제조, 물류업체가 대부분입니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DHL, 페덱스, 머스크 등이 다수 언급되었습니다. 이 수치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미 CLO는 많은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대기업, 외국계 회사에 취업을 원한다는 결과를 수집한 바 있습니다.
물류업계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 TOP3
1. 현대글로비스
2. CJ대한통운
3.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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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것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순위에 스타트업 기업인 ‘쿠팡’이 높은 순위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지난해 CLO가 수집한 취업준비생 통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설문 참가자의 약 26%가 ´선호하는 기업 Top3´에 쿠팡을 3위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취업준비생들이 희망하는 기업은 대부분 산업의 전통 강자인 대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런 판도가 변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트업 취업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인턴 채용행사에 취업준비생 400여명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설문에 참가한 취업준비생 이모씨(25)는 “졸업 전에는 스타트업이 막연히 불안정한 회사라고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취업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현직자를 만나보면서 주도적으로 일을 배우고, 새로운 일에 많이 도전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물류가 뭔가요?
기존 산업을 넘어 스타트업까지 새로운 영역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은 물류 산업에 대한 시야가 바뀐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관심은 ‘관심’에 그쳐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작 물류업계 취업 후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지요.
CLO가 취합한 통계에 따르면 구직자들의 상당수는 이러한 현장 정보를 얻기 위해 온라인 블로그, 카페를 이용해서 채용 정보를 찾거나, 구인/구직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만 원하는 정보를 찾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취업준비생들의 입장입니다. 요즘에는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도 직무 설명이 되어있지만 실제로 어떤 업무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한때 이들과 마찬가지로 취업준비생이었던 기자 역시 이들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는 내가 지원하는 회사 그리고 업무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아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죠.
그렇다면 부족한 직무와 현장지식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학생들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취업한 선배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취업에서도 적용됩니다. 많은 신입사원들이 어려운 취업문을 통과하고도 자신이 생각했던 업무와 달라서, 혹은 생각했던 회사가 아니어서 어렵사리 들어간 기업을 나오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더욱 사전에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SDS에 합격한 김모씨는 “자기소개서를 쓰기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에 대한 이해”라며 “방구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취업한 선배들을 많이 괴롭히며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