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편의 구라까이(네 번째 이야기)
걱정말아요 ´병신년´
2016 CLO가 해야 할 일 - ‘Redesign Logistics’
2011년 국내 무역규모가 사상 첫 1조 달러를 넘었던 것이, 지난해 9639억 6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년 만에 1조 달러 달성이 불발됐습니다. 이중 수출은 2014년보다 7.9%가 줄어든 5271억 5700만 달러로, 수입은 4638억 400만 달러로 2014년보다 16.9%나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수출금액은 감소했지만 수출 물량은 5.4%(지난해 1∼3분기 실적)로 주요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증가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순위는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고 합니다.
해방직후인 1946년 640만 달러의 무역액을 기록했던 우리나라가 불과 69년 만에 교역규모가 100위권 밖에서 세계 6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른 것은 상전벽해와 다름없는 변화입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물류
그 동안 힘든 시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의 원동력은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등 제조업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들 산업의 혈맥(血脈)인 물류는 국내 전체산업 중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가경제의 90%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물류가 국가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꼽힙니다. 이 이야기인즉, 기업 활동의 글로벌화에 따라 물류 경쟁력은 곧 기업의 글로벌 경제력으로 직결되며, 기업의 글로벌 공급사슬관리(GSCM)가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통계청 자료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물류분야 매출액은 80조원(2015년 기준)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종사자수도 약 55만명에 이릅니다. 특히 최근 경제성장률이 3~4%에 그치고 있는 반면 물류는 2008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연간 6~7%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 이상입니다. 매출액 10억원당 취업유발계수가 전체산업 평균이 13.9명인데 반해 물류는 15.8명~19.2명에 달합니다. 이렇듯 물류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물류산업의 현주소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지도는 낙제점입니다.
실제로 국민들 대다수가 물류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택배’입니다.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횟수가 32건(2015년 기준)일 정도로 보편화된 생활서비스로 자리 잡다 보니 당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택배산업의 매출액 규모는 4조원에 불과합니다. 앞서 물류산업 전체 매출이 80조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불과 5% 수준입니다. 그렇다고 물류의 꽃으로 불리는 택배를 평가절하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택배로만 인식되는 물류에 대한 편중된 국민적 이해와 관심이 육상운송, 해운, 항공, 항만하역, 창고, 포워딩, IT 등 수많은 물류 현장에도 골고루 분산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
물류를 재설계하라(Redesign Logistics)
CLO 는 이점에 착안했습니다. 본지는 2016년 한해 물류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 내기 위해 좀 더 쉽고, 생활에 밀접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 경쟁 시대에 물류산업과 종사자 스스로가 적극적인 홍보 자세를 갖추는 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 세상에 없던 물류 아이디어
첫 번째로 본지는 지난해에 이어 모바일과 O2O(onlinetooffline)로 진화하는 유통산업발전의 숨은 공로자인 ‘물류 스타트업’의 육성과 정책 마련,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CLO랩 을 개설해 지난해 수차례 개최한 미래생활물류포럼은 물론 정책토론회, 산학연을 잇는 캐주얼한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에 힘 쏟고자 합니다.
#.2 물류 꿈나무 양성소
두 번째, 물류산업에 대한 바른 이해와 미래 물류 꿈나무 육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개설에 나섭니다. 본지는 지난해 전문미디어 최초로 전국대학 유통물류 입시백서를 단행본으로 발간했으며, 올해에도 입시백서 발행은 물론 물류분야 취업을 돕는 지침서인 ‘2016 물류입문백서(취업준비)’ 발간을 준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본지 내 CLO캠퍼스 를 개설, 물류관련 실무는 물론 취업 희망 분야의 멘토-멘티를 잇는 모임 등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물류교육 프로그램 개설과 함께 각 분야별 물류전문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집단지성 프로그램을 매개하고자 합니다.
#.3 모바일 콘텐츠 서플라이체인
세 번째, 모바일 미디어 시대에 발맞춰 ‘빠르고’, ‘정확한’, 그리고 ‘(인사이트가)풍성한’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해 SCL(Supply Chain Logistis) 콘텐츠 플랫폼을 오는 2월부터 오픈, 운영합니다. CLO캐스트 는 기존 웹 환경 중심에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으며, SCL 전문미디어에 걸맞은 콘텐츠 서플라이체인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4. 반보 앞선 미래 물류 이야기
네 번째, CLO매거진 은 국내 물류로봇분야 전문가인 박정훈 CJ그룹 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과 함께 ROgistics(Robot In Logistics) 섹션을 신설해, 물류 현장에서 활용되는 로봇산업의 이해와 적용 사례, 그리고 자동화가 미칠 미래 물류환경과 고용불안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이는 차세대 물류산업(Next Logistics)이 발전해야 할 방향에 대해 산업계와 정부, 그리고 기술개발자와 물류전문가 등 다양한 관계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지혜를 실천에 옮기자는 것입니다.
#5. 흥과 격, 물류인의 소도
이외에도 물류인의 소도(蘇塗)인 CLO라운지 창고 (2호선 낙성대역 8번출구)는 업계 분야별 다양한 전문가들의 네트워킹 공간으로써, 사람과 정보가 만나고, 그리고 흥과 격이 함께 어우러지는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또 매월 2회 정기적으로 ‘물류인을 위한, 물류인에 의한’ 토크 콘서트를 개최해 각 산업별 SCL 전문가들과 현업 종사자, 학생들의 담론이 오고가는 업계 대표적인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습니다.
병신년, 2016 CLO가 해야 할 일은 ‘Redesign Logistics’ 입니다.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한 근시안적 접근만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지, 각 분야별로 어떤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지 집중 탐구하고자 합니다.
‘재설계’라는 접근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화두로 손색이 없습니다. 한국의 유통-제조-물류기업과 공공기관, 그리고 개인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대체 불가능한 매체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CLO 편집국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조언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 시무식을 마치고...
김철민 기자 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