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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동암의 물류에세이] 물류부장 오달수 일본에가다 (9)

by 콘텐츠본부

2015년 12월 24일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5권(1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물류부장 오달수 일본에 가다(9)

글 . 천동암 한화큐셀 물류담당 상무

Who?

천동암

시 쓰는 물류인 천동암 씨는 한국코카콜라와 DHL코리아, 삼성전자, 삼성전자로지텍을 거쳐 현재 한화큐셀 글로벌 물류담당으로 재직 중이다. 2010년 계간 한국작가에 등단(시 부문)을 했으며, 시집 ‘오른다리’ 를 출간했다. 경영학 박사 및 CPL, CPIM, CPSM 등 국제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물류전문가로 국제물류론, 창고하역 보관론을 집필했다.

 

‘속도를 높이고 창고를 없앤다.’ 이 말이 오 부장의 머릿속에 계속 맴돌고 있었다. 이런 까닭에 오 부장은 일본법인의 물류개선 개선 방향 1페이지로 요약하고 모든 사람들이 개선해야 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 필요했다.

 

그 방향성은 1개 물류업체 선정을 통해 일본 전역에 산재한 창고를 줄여 재고 가시성을 확보하고 국내 운송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하여 물류 서비스를 개선하고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이었다.


 

‘창고를 최소화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물류거점을 줄이기 위해서는 거점에서 운영하는 고정비용과 인바운드 수송비 그리고 아웃바운드 고객 배송비를 분석하여 가장 비용이 최소화하는 거점수를 정해야 해야 하는데.’

 

오 부장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우선은 고객별로 주문 형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주문부터 최종 고객 배송까지 물리적인 리드타임과 실적 파악을 것이 급선무였다.

 

오 부장은 나희덕 과장에게 ‘고객별 주문형태와 물리적인 리드타임과 실적 파악’을 지시했다.


나 과장이 파악한 것은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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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 주문 중 건설업체가 바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구성은 85%(B2B)이고
15%(B2C)은 건자재 상점에서 구매해서 소매로 형태임.
2. 현재 창고 위치에서 물리적인 리드타임은 2일 이내이고 실제적으로
주문~고객배송까지 실제 소요일은 5일~7일로 분포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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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장의 지적처럼 주문부터 최종 고객배송까지 5일~7일이 소요된다면 현재의 물류거점을 42개 창고를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RFQ(Request For Quotation) 상 42개 창고를 6개로 줄인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현재 재고를 전부 이전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물류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창고에 있는 재고를 가능한 소진하고 소량의 잔량이 남을 경우 신규 창고로 통합하기로 했다.



 

RFQ를 발행한 후 비딩(Bidding)에 참여한 물류업체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특히 다국적 물류기업인 ‘D’사는 질문 항목이 20가지가 넘었다. 정해진 일자에 상세한 질문에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같이 보내왔다.

 

한국에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오 부장은 기가 막혔다.

 

제안서를 검토하면서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였다. 제안서의 내용과 충실도 측면에서 한국 물류업체들의 제안서가 매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를 담고 있었다. 제안서 내용만 따지고 보면 한국 물류업체들의 제안서가 돋보였다. 반면에 일본 물류업체들의 제안서들은 상세하지는 않았지만 전략적 방향성과 운영능력에 따른 인프라 확보들이 차별화 포인트였다. 다국적 물류 업체들의 제안서는 무엇인가 부족했다. 마치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옛말처럼 이들의 제안서는 구체적인 물류운영 프로세스 개선방향 도출하는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했다. 심지어 유럽의 물류회사인 ‘S’사는 제안서도 제출하지 않고 견적서만 엑셀파일로 제출했다. RFQ를 작성하기 위해서 오 부장과 팀원들이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S´사는 정말 형편없는 후보업체였다.

 

일본법인의 판매물류업체 선정을 위해 9개 물류업체에게 RFQ를 발송 했다. 9개 업체는 다국적 물류업체 2곳, 한국계 물류업체 3곳 그리고 일본 물류업체 4곳이었다.

 

물류업체(Logistics Service Provider)들의 제안 일정을 세부적으로 정하고 물류 아웃소싱 시행 일자를 RFQ상에 기재했다.

 

물류업체 선정기준은 정량적인 것과 정성적인 것을 양분하여 정리했다.

정량적인 부분에는 가격을 중요시 했으며 특히 고정비를 변동비 하는 방향에 중점을 두었다. 정성적인 부문에서는 일본 내 물류망과 일본 법인에서 취급하는 제품에 대한 물류운영 경험 등을 중요한 평가지표로 산정했다.

 

오 부장과 TF팀원들은 9개 업체들의 제안서와 견적서를 검토하였다. Short List업체로 4개 업체를 선정하였다. 해당 업체들을 일본법인 사무실에 초청하여 제안서 프레젠테이션을 하였다. 4개 업체들의 발표 내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 그러나 숫제 ‘오고가는 뻥 속에서 진실을 찾는 것’은 오 부장은 책임이고 의무였다.

 

4개 물류 후보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물류센터를 방문했다. 기대를 많이 했던 ‘M´사 동경 창고를 첫 번째로 방문했다. ´M´업체 창고는 도심 속에 위치하고 있으며 4층 구조의 전형적인 일본식 도시형 창고였다. 처음으로 오 부장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적재된 제품이었다. 일부 피킹 하고 있던 제품은 정돈 되어 있지 않아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피킹 작업을 하는 작업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대답을 못했다. 창고 관리자를 찾아서 피킹 작업하는 순서를 어떻게 시스템에서 작업자에게 알려주는지를 집중적으로 질문을 했다. 그러나 그는 오 부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창고 관리 수준이 이 정도뿐인가?’ 오 부장은 적잖이 실망했다.

 

두 번째로 오사카에 위치한 ‘N’사의 물류창고를 방문했다. 3정(정품, 정량, 정위치) 5S(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 원칙에 따라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오 부장은 이 업체의 관리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 입고부터 출고까지 프로세스를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질문을 했다.


해당 담당자는 시원스럽게 입고부터 차량 상차까지 세부적인 프로세스 오 부장에게 설명을 했다.


담당자가 해당 업무 프로세스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고 설명하는 모습에는 열정이 묻어 있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 업무를 맡겨도 잘 할 수 있겠군’ 오 부장은 흡족했다.

 



콘텐츠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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