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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안의 피팅룸 - 라운지에프의 데이터 옴니체널

by 엄지용 기자

2015년 10월 01일

라운지에프 데이터 옴니채널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3호(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내 집안의 피팅룸

라운지에프의 데이터 옴니채널

 

글.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라운지에프는 인디 브랜드 온라인 편집샵이다. 대중적인 브랜드와 달리 특색 있는 인디 브랜드에 대한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라운지에프는 이런 ‘니치마켓(niche market, 틈새시장)’ 브랜드를 모아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창업 3년만인 이 회사가 배포 좋게도 처음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남들 다 떠드는 거창한 빅데이터가 아닌 페이스북 좋아요 등의 소소한 데이터 과학을 통해 옴니채널을 구축하려는 스타트업 라운지에프를 소개한다.

 

‘옴니채널(Omni channel)’은 올해 가장 뜨거운 트렌드 중 하나다. 롯데그룹, SK플래닛 등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비콘 서비스를 중심으로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도 적극적인 M&A; 행보를 이어나가며 포탈과 메신저를 넘어 ‘O2O(Online to Offline, Offline to Online)’ 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날개를 폈다.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IT업체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전략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디브랜드 온라인 쇼핑몰 ‘라운지에프(loungef.kr)’는 이런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비콘 등 이미 우리에게 일반화된 옴니채널 전략이 아닌 전혀 새로운 옴니채널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라운지에프는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들이 구매 전 자택에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피팅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런칭한 바 있다.

 

라운지에프의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은 ‘개방성’에 있다. 뷰리플(라운지에프 개발사) 남영우 대표는 남이 했던 것이 아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 실패 가능성이 보이더라도 일단 빠르게 실행하는 추진력, 무엇보다 그 어떤 파트너와도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개방성을 강조했다. 가령 라운지에프는 현재 국내 이륜차 배송 서비스 ‘띵동’, ‘날도’와 협업하여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라운지에프의 개방적인 마인드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추진력을 부여한다. 뷰리플이 라운지에프 개발 전부터 운영하고 있던 ‘소셜리뷰’, ‘뷰리플닷컴’을 통해 확보한 소셜 및 데이터 분석 능력은 라운지에프가 새로운 옴니채널 전략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기반 자료를 만들어줬다.

 

‘실패’가 남긴 교훈

남 대표는 2012년 2월 뷰리플을 창업했다. 평소에 이커머스 분야에 관심이 있던 남 대표는 이커머스 분야의 문제점을‘사이트의 익명성을 이용한 쇼핑몰의 리뷰조작’이라 판단하고 이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는 신규 사업 ‘소셜리뷰’를 런칭했다. 이것은 리뷰 큐레이션 서비스라 평할 수 있는데 ‘소셜 인증방식’을 통해 정직한 리뷰 데이터를 확보, 제공하는 것이 그 골자다.

 

그러나 막상 서비스 사용자는 예상처럼 늘지 않았다. 쇼핑몰들은 ‘정직한 리뷰 데이터’ 확보보다는 ‘리뷰 데이터 조작을 통한 마케팅 활용’에 더욱 관심이 많았고, 소비자들의 리뷰 작성을 유도하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소비자 리뷰에 금전적 대가를 준다면 조작에 가까운 리뷰가 탄생할 것이고 그것은 애초에 정직한 리뷰를 모으고자했던 취지와 틀어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뷰리플은 ‘소셜리뷰’서비스를 통한 수익모델 확보에 실패한다. 현재 소셜리뷰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몰 리뷰에 대한 순수한 자정활동 측면에서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뷰리플의 경험은 새로운 사업 ‘라운지에프’가 탄생하는 발판이 됐다. 남 대표는 “다른 커머스가 마케팅 목적으로 클린리뷰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커머스를 하면 된다 생각했다. 금전적 대가없이 클린리뷰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라운지에프 탄생의 계기가 된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고민들은 라운지에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가령 라운지에프가 자랑하는 ‘피팅 서비스’는 전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고객은 결제과정 없이 클릭 3번만으로 피팅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며 무료로 피팅샘플을 받아볼 수 있다. 단 반송비는 고객부담으로 이루어지는데 만약 고객이 사진리뷰를 올리면 ‘반송비’ 또한 무료로 제공된다. ‘혜택’을 통해 긍정적인 리뷰 데이터를 확 보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뷰리플이 소셜리뷰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큐레이션 및 데이터 분석, 소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구축역량은 추후 새로운 전략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남 대표는 뷰리플이 가진 역량으로 ‘어떤 아이디어든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강조했는데 이런 기술은 결국 수익사업 확보에는 실패한 서비스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

 

간 큰 도전, 글로벌 옴니채널

라운지에프는 지난해 9월 정식 런칭,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달에는 중국 심양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여 글로벌, 옴니채널 역량을 확보했다. 이는 이제 막 서비스 3년차 스타트업으로 보여주기 힘든 행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대기업들이 건드리지 못하는, 혹은 건드릴 생각이 없는 작은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기 때문이다.

 

라운지에프가 이러한 행보를 보인 이유는 태생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라운지에프는 인디 브랜드 편집샵으로 시장규모 자체는 지극히 작다.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수익성을 확보할 만한 시장 확보는 불가하다. 라운지에프가 글로벌 진출을 통해 여러 개의 니치 마켓을 확보하고 사업성이 있다 판단되는 지역에 오프라인 테스트 베드 매장을 확장하고자 하는 이유다.

 

라운지에프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런칭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자금의 문제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시장의 규모 때문이다. 남 대표는 “국내 인디브랜드 테스트 결과 한국에는 매스마켓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며 “반면 국내에서 저평가된 디자인이 홍콩, 뉴욕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라고 서비스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심양매장 오픈 또한 한국 인디 브랜드 디자인에 대한 중국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한 후 결정된 사항이다.

 

 

발상의 전환, B2C 옴니채널 ‘피팅라운지’

남 대표는 국내 포화된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라 강조했다. 재정, 마케팅 능력을 통해 차별점을 확보하기에는 회사 역량이 부족하다 판단했으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차이점이 필요하다 생각했다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피팅라운지’서비스다. 피팅라운지는 라운지에프 오픈 후 차별화 전략으로 집중하고 있는 서비스로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옷을 오프라인에서 먼저 입어볼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룰은 간단하다. 소비자가 샘플을 선택하면 해당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준다. 48시간 동안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구입하고, 마음에 안 들면 반송하면 된다. 반송 시 가까운 편의점에서 반송번호를 활용해 손쉬운 반송 과정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배송, 반송(소비자가 리뷰를 작성한 경우) 등 물류비는 라운지에프 측이 부담한다.

 

피팅라운지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비용을 발생시킨다. 샘플을 확보하고 배송, 반송 받는 부가적인 비용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라운지에프는 이러한 비용의 일부를 ‘제휴’를 통해 충당했다. 가령 라운지에프 피팅라운지 서비스는 라운지에프에 입점한 브랜드가 원할 경우에만 제공되는 서비스다. 라운지에프 측은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마케팅 효과를 설명해주고 무료로 샘플 한 벌을 수령 받는다.

 

피팅라운지 서비스는 현재 130여 점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확보, 소비자에게 제공해주고 있다. 소비자 구매 전환율은 30%로 라운지에프 온라인 페이지 열람 후 상품 구매 전환율이 4%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이는 두 차례의 물류비를 회사 측에서 부담하더라도, 마케팅 측면에서 그 이상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고객의 진실성 있는 사진리뷰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라운지에프 입장에서는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남 대표는 “온라인 커머스의 유일한 문제는 입어보고 살 수 없다는 점” 이라 생각했다며 “물류를 이용해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옴니채널 서비스 ‘피팅라운지’를 만들게 된 계기” 라 말했다. 이것이 남 대표가 말하는‘발상의 전환’이다.

 

 

‘빅데이터’ 보단 ‘좋아요’로 승부

초기 라운지에프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인디 디자이너 브랜드 특성상 상품 품목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상품 가격 또한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에 비해 비쌌기 때문이다. 라운지에프는 이러한 결점을 ‘데이터분석’과 ‘소셜’을 이용해 극복했다.

 

라운지에프가 관리하는 데이터 지표는 무수히 많다. 단순한 인구통계학적 지표뿐 아니라 고객 트래픽, 고객단가, 장바구니에 담기는 상품 수, 그것의 구매전환율 등이 그것이다. 이런 데이터들을 통한 분석은 커머스 적재적소에 활용되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가령 라운지에프는 소비자 신규가입을 받을 때 소비자의 ‘사이즈’정보를 수집한다. 라운지에프는 이러한 사이즈 정보와 라운지에프를 둘러보는 소비자의 상품 선호도 등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소품에 맞는 핏을 매칭해준다. 같은 ‘라지’사이즈더라도 디자이너 브랜드에 따라 핏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잘못된 사이즈 구매는 고객 반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라운지에프는 그런 부분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고객에게 전달해주어서 고객구매를 유도하는데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소셜 역량 또한 라운지에프가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다. 현재 뷰리플은 라운지에프 페이스북 페이지를 포함한 여러 개의 소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팬 수는 100만 명에 달하며, 소셜 네트워크에 업데이트 되는 포스팅의 공유, 댓글, 좋아요 수 등은 마케팅 인사이트가 되어 반영된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구매 페이지로 유입되는 고객 수도 많은데 이런 부분은 커머스 플랫폼 UI/UX에 반영되어 고객이 조금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라운지에프의 데이터 분석은 거대한 기업들이 실행하는 ‘빅데이터’분석과는 다르다. 남 대표는 “대기업의 빅데이터 분석은 거대한 고객군의 구매패턴을 그룹화하여 개인화된 화면으로 추천을 해주는 개념” 이라며 “라운지에프와 같은 작은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보다 페이스북 좋아요 등 소비자의 소소한 반응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 말했다.

 

데이터를 통한 고객 최적화 마케팅은 라운지에프의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라운지에프 사이트의 하루 평균 방문고객은 1만~1만 5천 명 수준이며 월 트래픽은 40만에 달한다. 높아진 고객 반응에 힘입어 입점 브랜드도 100여 개로 늘어났으며, 이를 통한 추가적인 상품군 확보는 또 다시 고객방문 증가로 선순환됐다.

 

 

B2B 옴니채널 ‘라운지에프 쇼룸’

라운지에프는 이런 데이터 및 옴니채널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달 29일 신규사업을 런칭했다. 라운지에프 쇼룸이라 명명한 이 서비스는 인디 브랜드 디자이너 및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팝업스토어 대행 서비스다.

 

라운지에프 쇼룸이 유사서비스에 갖는 차별화 기준 또한 ‘데이터 구축’이다. 라운지에프 쇼룸의 고객이 되는 오프라인 매장은 그저 매장 내부의 ‘유휴 공간’만 제공해주면 된다. 부가적인 매장 컨셉에 맞는 브랜드 공급, SNS/모바일을 통한 홍보채널은 라운지에프가 추가적으로 공유해준다.

 

가령 라운지에프는 온라인 커머스 운영을 통해 지역별 브랜드 고객 선호도 정보를 가지고 있다. 라운지에프는 고객이 되는 매장MD에게 ‘잘 팔릴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추천해주며, 그것은 협의를 통해 매장에 배치된다. 라운지에프가 추천하는 상품은 단순히 고객의 ‘구매데이터’뿐만 아니라 매장의 콜렉션, 시즌행사 준비나 지역별 유사상품 판매 여부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다. 매장 입장에서는 입점 의사결정 이전의 사전 준비부터 입점 이후 마케팅까지 모든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고려 가능한 것이다.

 

입점 이후 매장은 마케팅과 관련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옵션은 상당부분 옴니채널 마케팅을 포함한다. 기존 라운지에프의 ‘피팅라운지’가 Online to Offline 옴니채널이라면, 라운지에프 쇼룸이 제공하는 옵션은 Offline to Online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옵션 중 하나인 ‘라운지에프 디지털스토어’는 매장을 쇼루밍 형태로 이용하고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지 않는 상품 또한 이 옵션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또 다른 옵션인 ‘가상피팅미러’는 고객이 앞에 서면 그 모습이 인식되어 다양한 복장을 가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라운지에프 쇼룸은 지난달 29일부터 코엑스 바인드, 대구백화점 본점에 런칭, 운영되고 있다. 이 또한 해외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싱가폴, 홍콩, 중국 등 다양한 지역 런칭을 준비 중이다. 남 대표는 “인디디자이너 브랜드라는 니치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글로벌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 이라며 “데이터 역량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그것은 ‘옴니채널’이라는 무기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강조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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