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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시장의 롱테일 잡아라”

by 전광일

2015년 05월 15일

마이크로 센터가 필요한 이유

글. 전광일 SK플래닛 11번가 SCM팀장



전자상거래 산업의 성장은 다른 여러 분야의 산업들의 전자상거래 분야에 대한 관심을 동반하였다.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유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제조업체 또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을 병행하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이 대세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들 또한 새롭게 전자상거래 산업에 진출한 경쟁자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배송 속도와 서비스 퀄리티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업체들이 물류를 중심으로 신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은 꽤나 재밌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은 ‘2시간 이내 배송’을 주장하고 있고, 오프라인 유통업체 이마트는 이마트몰 물류센터 확충을 통해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유통업체들에게 직접적으로 물류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물류업체들의 변화 또한 야기했다. 많은 물류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산업에 주목하고 이에 맞춘 신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물류업체들은 전자상거래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물류업체들은 단순히 ‘대형 쇼핑몰’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거대한 규모의 물량을 유치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업체들은 전자상거래 업체를 화주로 유치하고자 노력하기 이전에 전자상거래의 특성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자상거래 산업은 크게 3가지 운영 형태로 나뉜다. 첫 번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대형 쇼핑몰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11번가, G마켓, GS샵, 쿠팡이 있다. 두 번째는 중소 전문몰로 예스24, 스타일난다와 같이 특정카테고리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세 번째는 대형 쇼핑몰 입점, 판매 구조를 취하는 중소형 판매자(Seller)들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많은 물량을 보유한 대형 쇼핑몰일까? 필자는 감히 세 번째 중소형 판매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형 쇼핑몰은 온라인 판매를 위해 필요한 플랫폼과 마케팅 포인트를 제공할 뿐, 실질적으로 쇼핑몰에서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고 있는 중소형 판매자들이기 때문이다.



가령 11번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대략 3500만 품목이다. 그리고 이 상품들을 서로 판매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수 만개의 중소형 판매자(업체, 개인)가 있다. 11번가는 이런 판매자들에게 편의성과 혜택을 제공하고, 소비자가 쇼핑몰로 모여들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을 지원한다. 실질적으로 판매를 주도하는 것은 입점 판매자들이다. 11번가와 같은 대형 쇼핑몰은 입점 판매자와 협의를 통해 이벤트, 할인행사 등을 통해 모객을 지원 할 뿐이다. 이런 구조는 11번가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물류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쿠팡과 이마트몰이라고 다를까. 쿠팡과 이마트몰 같은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 또한 실제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하고 있는 물량은 50%가 채 안 된다. 물류에 대해 지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이 정도인데 다른 쇼핑몰들은 어떻겠는가. 대부분의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전체의 10% 미만의 물량만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핸들링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물량은 어디서 발송할까. 이 상품들은 중소형 판매자들의 물류센터를 통해 자체 발송되고 있다.



중소형 판매자들의 규모는 그야말로 소규모다 하지만 소규모라고 해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이들 하나, 하나가 모여 대형 쇼핑몰 매출의 대부분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롱테일법칙으로 설명 가능하다.
파레토 법칙을 그래프에 나타냈을 때 꼬리처럼 긴 부분을 형성하는 80%의 부분을 일컫는다. 파레토 법칙에 의한 80:20의 집중현상을 나타내는 그래프에서는 발생확률 혹은 발생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과 새로운 물류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 부분도 경제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를 롱테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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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물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중소형 판매자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의아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소형 판매자들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매출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다양한 판매자와 이들이 판매하는 저렴하고 차별화된 상품은 소비자가 쇼핑몰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중소형 판매자들은 어떻게 물류를 운영하고 있을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중량랙과 파렛트랙 상품 적재, 피킹(Picking) 후에 컨베이어를 통해 택배사에 인계되는 물류센터의 모습을 생각하면 안 된다. 중소형 판매자의 경우 소규모 물량을 다루기 때문에 대부분 사무실과 물류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형 판매자 물류센터는 사실 물류센터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기도 조금 부끄럽다. 별도의 물류센터가 아니라 사무실 한 구석에서 상품의 보관과 피킹, 패킹(Packing)을 모두 하고 있고, 물량 규모를 다소 보유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지하사무실을 따로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정도가 전부다.



가령 필자는 최근에 꽤 이름 있는 소형 쇼핑몰(중소형 판매자) 물류센터에 가본 적이 있다. 어느 정도 독립된 물류센터를 기대했었으나 막상 도착한 곳은 어느 한 주택단지였다. 처음에는 길을 잘못 찾은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주택가의 상가 지하에 소규모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런 소규모 센터를 총 3군데 리스, 운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또 다른 쇼핑몰은 별도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긴 했지만 물류센터라기 보다는 허름한 창고라 불릴만한 곳에서 물류 업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중소형 판매자들이 상가 지하나 허름한 창고를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형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물류를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것처럼 중소형 판매자들도 대형업체들과 같은 니즈를 가지고 있다. 다만 중소형 판매자들은 현실적으로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처럼 물류에 집중 투자할 자본이 없기 때문에 원시적인 방법으로 창고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형 판매자들이 어느 정도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여 별도의 물류센터를 구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원하는 크기의 물류센터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중소형 판매자들은 몇 백, 몇 천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작게는 수십 평 정도의 창고를 구축하여 순차적으로 매출 성장에 맞춰 물류센터를 확장해 나가길 바란다. 그러나 이들이 원하는 규모의 소규모 물류센터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벤처회사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어느 벤처회사가 사업을 시작했다. 2~3명이 의기투합하여 집이나 창업센터에 책상 몇 개만 놓고 시작한 일이었다. 회사는 점차 성장했고 직원은 늘어났다. 이를 수용하기 위해 대표는 더 큰 사무실로 이전을 결정한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늘어난 직원과 사업 규모에 맞는 위치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무실 이전 과정은 힘들지 몰라도, 인력 규모에 맞는 소규모 사무실을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1~2명만 들어갈 수 있는 소규모 오피스텔부터 대형 빌딩까지 다양한 조건의 사무실은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센터도 이와 같은 구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10평 이하의 마이크로 물류센터부터 100평, 500평, 1000평, 그리고 몇 만평까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물류센터가 필요하다. 매출이 성장함에 따라 재고, 출고 물량이 증가하면서 그 상황에 딱 맞는 적절한 공간을 가진 창고를 임대할 수 있다면 매출 성장에 따른 물류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판매자와 각 쇼핑몰 담당자들을 만나면 이런 고민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광고를 통해 매출을 늘리고 싶어도 늘어난 매출과 함께 동반하는 물류 업무의 과부하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광고를 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는 성장하는 매출을 물류 CAPA가 따라가지 못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1차적인 노력은 물류센터 확보인데, 중소 쇼핑몰의 니즈에 딱 맞는 물류센터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20평짜리 창고가 필요한 중소 판매자가 있다면 이 판매자는 그의 니즈와 딱 맞는 물류센터를 쉽게 구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쉽게 구할 수 있는 200평이 넘는 물류센터를 확보하자니 매출에 비해 턱없이 넓은 공간을 사용하게 되어 비효율적이다.



물류업체들은 기존의 오프라인 전략을 수정하여 온라인을 중심으로 3PL, 새로운 시스템 그리고 물류센터 운영 프로세스 확립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대형 쇼핑몰 중심의 거대한 그림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쇼핑몰들이 모두 아마존과 같은 대형화된 물류 센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대형 온라인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는 국내에 전자상거래가 등장한 20년 이래로 지금까지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재 전자상거래 업계는 소형과 대형으로 양극화되어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를 지원하는 물류 인프라는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다. 서두에 언급했던 ‘롱테일 법칙’을 기억하자. 대형 쇼핑몰 매출의 대부분은 아랫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중소형 판매자를 통해 나오고 있다. 중소형 판매자 니즈에 최적화된 마이크로 센터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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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와 달리 사무실은 고객니즈에 맞는 다양한 조건의 사무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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