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철민 편집장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라이벌인 ‘아마존’과 ‘알리바바’, 소셜 기반의 운송(택시·택배 등) 주선업체 ‘우버’, 전 세계에서 ‘혁신적 파괴자disrupters)’로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운송 (delivery), 즉 ‘ 물류 ’ 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쇼핑 문화를 바꾸자 무점포 소매업체들은 혁신적인 물류 개선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2년 1조 582억 달러를 기록한 전세계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전자상거래 규모는 오는 2017년 2조 3574억 달러로 1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가격 다음으로 점점 배송비용과 소요시간에 갈수록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입니다.
이런 사실은 아마존의 성장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미국 종합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정규직만 3만300명을 고용했습니다.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늘어난 고용자들의 수는 총 17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아마존은 포천500대 기업 중 49위에서 35위로 성장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아마존의 끝없는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골드만삭스는 그 답을 ‘물류’라고 분석했습니다. 아마존이 물류혁신으로 소비자 충성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주문처리에 대한 투자액을 33.7% 늘렸습니다. 또 아마존의 물류창고 크기는 2006년 111만㎡에서 지난해 617만㎡로 확장했습니다. 새로 짓는 창고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투입돼 물류자동화로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등 물류시설 투자는 아마존의 실적과 정비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버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전 세계에서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우버는소셜 기반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택시 승객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 우버는 물류시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프레시’와 생필품 배달 서비스인 ‘우버코너스코어’, 그리고 소셜택배 서비스인 ‘우버러시’가 그 대표적인 상품입니다. 이에 대해 트레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 우버 CEO는 “우버는 배송과 물류를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고 스스로 정의했습니다.
바야흐로 ‘물류전쟁’ 시대입니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양적 성장을 거듭했던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물류시스템 개선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배송’이라는 질적 성장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부차적인 ‘비용’취급을 받던 물류가 갈수록 많은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파괴가 기회가 되는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