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주희 인턴기자
최근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렛미인(story on, 메이크오버쇼)에서는 외모로 인해 상처받은 지원자들이 성형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인생을 찾는 모습을 보여 준다.
마찬가지로 물류창고 또한 리노베이션(renovation)을 통해 기존의 모습을 버리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국내외 물류창고들의 예측 불가능한 변신을 찾아봤다.
■해외
미국 맥칼렌 도서관(McAllen public library)
넓고 깨끗한 환경, 책 읽는 많은 사람들, 책장 가득히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 어디서도 월마트(wal-mart)의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이곳은 미국에 있는 1층짜리 도서관중 가장 넓은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미국 텍사스 맥칼렌(McAllen)에 위치해 있으며, 2012 도서관 인테리어 대회에서 1등을 한 경력을 갖고 있다. 월마트가 떠난 후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창고에서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민들은 기존에 있던 건물을 이용했기 때문에 자원낭비 없이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특히 멕칼렌 지역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각종 범죄율이 높아 청소년들이 쉽게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데, 젊은이들에게 건전한 문화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월마트의 창고가 도서관으로 변모하면서 기존의 오래된 도서관이 가지고 있던 좁은 공간, 낙후된 시설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2011년 새롭게 문을 연 이후, 한달 만에 이용자가 23% 증가했다.
프랑스 놀이동산 박물관(Musee des Arts forains)
혹시 놀이공원 가는 것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프랑스 파리 12지구에 위치한 놀이공원박물관을 가보자. 5000㎡의 이르는 넓은 공간은 본래 19세기 와인저장창고로 쓰였다. 배우이자 고 미술상인 장폴 파방(Jean Paul Favand)의 개인 수집품을 바탕으로 1996년에 문을 열었고, 꾸준한 수집활동으로 지금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놀이동산처럼 보인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이용된 놀이 기구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크게 세 파트(베네치아 살롱, 놀라운 극장, 유원지 박물관)로 나눠져 있다. 베네치아 살롱에서는 곤돌라를 비롯한 베네치아를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을 볼 수 있다. 놀라운 극장은 화려한 조명이 빛나는 작은 유원지를 경험할 수 있으며, 유원지 박물관에서는 회전목마를 비롯해서 놀이공원에 있는 다양한 전시품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놀이동산 박물관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놀이시설을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여가생활에 한층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일본 에도가와 창고클럽(Edogawa garage club)
기계소리 대신 음악소리가 쿵짝쿵짝. 금방이라도 스테이지로 나가 몸을 흔들고 싶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일본 도쿄 에도가와에 위치한 한 클럽, 이곳 역시 2009년에 도쿄의 오래된 창고에서 클럽으로 개조되었다. 클럽은 기존의 건물을 재사용함으로써, CO2의 배출을 줄인 친환경적 건설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클럽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알맞게 건물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외관은 구멍을 가진 강철 판금으로 덮여 있는데, 특별 공정을 거친 이 강철 판금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빛과 공기의 흐름이 바뀜에 따라 무늬가 바뀌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물의 표면이 일렁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아무도 쓰지 않고, 관심 밖에 있던 오래된 창고는 현재 젊음이 넘치는 클럽으로 다시 태어났다.
네덜란드 자전거창고(Fietsenpakhuis)
네덜란드 잔담(Zanndam)에 위치한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이 건물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Fietsenpakhuis’는 네덜란드어로 자전거 창고를 의미한다.
네덜란드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자전거를 보관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그래서 실내에도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700대의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건물 앞에 있는 전면 유리는 자연광을 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건물은 태양력 발전을 이용하여 만들어낸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창고가 지속 가능한 기술을 이용하여 친환경적인 건물로 변신한 것이다.
건물 일층에는 자전거 수리점이 위치하고 있으며, 최신식 잠금 장치가 있어 도난당할 걱정 없이 안심하고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다.
프랑스 레독스(Les docks)
유유히 흐르는 센강, 그 옆에는 센강의 푸른 물결을 닮은 건물이 있다. 프랑스 파리 오스테를리츠 기차역과 프랑수아 미테랑 국립도서관 사이에 위치한 이 건물은 1970년에 지어진 산업창고로 지하1층 선착장을 통해 들어오는 화물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쓰였다.
그러다 2005년, 파리 시에서 리노베이션을 결정한 후, 건축가 도미니크 제이콥(Dominique jackob)에 의해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 되었다. 지하1층부터 지상3층의 넓은 공간에는 과거의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전시회, 패션쇼, 패션경영스쿨 IFM(institute Franeais de la Mode), 클럽 등이 모여 있는 파리의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다. 데님 by 프레미에르 비죵과 같이 높은 수준의 컬렉션들을 개최하고 있어 많은 패션 선두주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개인전이 아니라 연합작전으로 바뀐 곳도 있다. 인천 중구 해안동 일대는 1882년 개항 이후 건립된 각종 회사, 창고 등 옛 건물들을 개조하여 예술공간이 되었다. 이 곳은 2단지, 13개 동으로 이루어진 큰 규모이다.
원래 해안동 일대는 개항 이후부터 건축된 문화재 및 1930~40년대 건축물이 잘 보존된 구역으로 건축 조형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건물들을 리모델링하여 창작스튜디오, 공방, 자료관, 전시장, 공연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12억의 예산을 이용하여 플랫폼 초이스와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예술가들에게는 창작공간과 프로그램을지원한다.‘ 플랫폼초이스’는인천아트플랫폼이공연예술 분야의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인천 시민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사함으로써 문화생활을 돕는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이 근처에 있는 까닭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관광객들에게 차이나 타운과 더불어 인기있는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삼례문화예술촌(삼삼예예미미)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창고들이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전라북도 삼례지역은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호남 최대의 역참지(공공업무 수행을 위해 교통,통신기관)이며, 만경강 하류에 위치하여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일제 강점기 때), 일본은 이 곳에 수탈을 위한 창고 7동을 세우며 농민들의 피땀을 착취했다. 이러한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양곡창고들이 완주의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삼례문화 예술촌으로 재탄생하였다.
기존의 창고모습을 90%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 삼례문화예술촌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다른 창고들은 외관 리모델링을 통해 그 전의 모습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일제강점기때의 모습, 그리고 현재의 예술공간으로서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비쥬얼아트미술관,책공방 등 갤러리, 전시 체험관과 카페와 같은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창고의 일부는 전시공간으로, 예술가들의 작업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2013년 개관이래 2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전라북도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대구예술발전소
대구에는 사과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최근에 뜨고 있는 문화 공간이 있다. 대구 광역시 중구 달성로 22길 31-12번지에 위치해 있는‘대구예술발전소’가 주인공이다.
전시, 공연, 예술정보실,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키즈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텐 토픽 프로젝트와 같은 지역 예술을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구예술발전소는 산업유산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유럽에서 먼저 시작된 산업유산 프로젝트는 산업유산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KT&G;(담배인삼공사)의 연초제초장 별관창고(중구수창동)은‘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 창작벨트 조성’계획의 정부시범산업으로 선정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
2013년 5월, 대구예술발전소는 독일 ZKM(독일 카를루헤에 있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트전문기관)와 MOU를 체결하여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교류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