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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위한 생활물류? 직장인 남성 셔츠‧양말‧넥타이 구독서비스 ‘맨즈캐비넷’

by 신승윤 기자

2019년 03월 15일

직장인들 위한 셔츠‧넥타이‧양말 정기구독, 그들의 물류는?

세탁서비스 아닌 '스타일링' 서비스가 가진 차별점을 살려야…

'전국 물류망 구축'이라는 숙제, 지역별 세탁소가 해답될까

 

글. 신승윤 기자

 

직장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남자는 수트빨’이란 표현처럼, 깔끔하게 정장을 갖춰 입은 모습이 가장 무난하면서도 보기 좋다는 것을. 하지만 이를 알고서도 쉽지 않다. 하루만 입어도 온통 주름투성이에, 소매와 목 등에 쉽게 때가 타버리는 ‘셔츠’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일같이 세탁해 다림질하거나, 매번 세탁소에 맡기기에도 손이 많이 간다. 도저히 번거롭고 귀찮아 멋있어질 수 없는 현실(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믿고 있다). 2월에 출시한 ‘맨즈캐비넷’은 이 같은 직장인 남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맨즈캐비넷의 종합 구독서비스는 셔츠 정기관리 및 넥타이, 양말을 정기구독해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셔츠의 경우 고객 개인 소유의 셔츠를 일주일 단위로 수거, 세탁, 배송하는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으며, 원한다면 맞춤 셔츠 제작도 가능하다. 스타일 변화의 핵심인 넥타이는 대여와 반납 형식의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원하는 제품은 직접 구매가능하다. 양말은 오직 구매 형태로만 정기구독할 수 있다.

▲ 맨즈캐비넷이 서비스 중인 3 가지 구독모델(자료: 맨즈캐비넷 홈페이지)

 

조문기 맨즈캐비넷 대표는 서비스 출시 계기에 대해 “종합구독 서비스는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했다”며 “뉴욕에 위치한 증권사에서 일하며 매번 단정한 정장을 입고 있어야 했다. 때문에 매 주말마다 셔츠를 세탁하고 다림질해야 하는 번거로움, 그리고 항상 비슷한 패션 스타일에 지루함을 느꼈다. 주변 동료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대답했다.

 

가격경쟁력은 ‘직접 물류’에서부터

 

맨즈캐비넷의 셔츠 정기관리 서비스는 4주 단위로 신청가능하다. 3~5 벌의 수량을 선택할 수 있으며, 관리 주기는 일주일이다. 주말 중에 관리를 마친 내 셔츠가 현관 문고리에 걸려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세탁 O2O 서비스들이 수거 및 배송에 있어 예약제로 운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참고기사: 삼자삼색(三子三色), 세탁 온디맨드 삼국지)

▲ 세탁 및 관리를 마치고 현관으로 배송된 셔츠(자료: 맨즈캐비넷)

 

단, 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선택 수량의 두 배수에 해당하는 셔츠를 보유하고 있어야한다. 3 벌을 원하면 총 6 벌, 4 벌을 원하면 총 8 벌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주에 착용을 마친 셔츠 4 벌을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 사이 문고리에 걸어두면, 서비스 매니저가 이를 수거함과 동시에 관리를 마친 셔츠를 걸어두고 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수거와 배송이 동시에 이뤄지며, 이는 넥타이 정기구독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다만 구매를 전제로 하는 양말의 경우 수거 없이 한 달에 1~2 회 등 구매 주기 및 수량만 설정하면 함께 배송된다.

 

조 대표는 “현재 자체 보유한 차량과 인력으로 물류업무를 진행 중”이라며 “경상용 트럭 ‘라보’를 개조한 차량은 300 벌 이상의 셔츠를 실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직접 셔츠 수거와 배송을 진행한다. 사전 협의를 마친 세탁공장을 통해 세탁 및 관리를 진행하며, 명품셔츠 등 고객의 특별한 세탁 요청에 대해서도 모두 수용하고 있다. 세탁공장과의 협의를 통해 프리미엄 택이 붙은 셔츠들에 대해 특수 약품을 사용해 세탁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 맨즈캐비넷이 보유한 화물차로 셔츠를 운반하는 모습. 자체 역량으로 직접 물류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수거와 배송에 앞서 검수와 분류, 그리고 배송지 라우팅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물류업무를 직접 수행함으로써 서비스 요금을 기존 세탁물 중개 또는 셔츠 대여 업체 대비 1/2 수준까지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더불어 고객들의 현관 ‘문고리’가 훌륭한 배송/수거 거점 역할을 수행해주고 있다. 서비스 품목 또한 셔츠와 넥타이, 양말로 한정되기 때문에 포장과 운반을 위한 별도의 박스, 비닐봉투, 자루 등을 일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운반 시에도 행거를 이용한 적재 효율화가 가능한 것이다.

 

세탁 서비스와의 차이점?

 

이미 본지에서도 소개한 바, 세탁 O2O 서비스는 이미 다양한 서비스들이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그 가운데 맨즈캐비넷은 가격 경쟁력 외에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조 대표는 “맨즈캐비넷은 세탁 서비스가 아닌 스타일링 서비스이자 파트너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셔츠 관리 서비스와 함께 맨즈캐비넷이 집중하는 영역은 스타일리스트를 통한 고객 스타일링 및 맞춤 셔츠 제작이다. 고객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자택 또는 직장 주변으로 스타일리스트가 파견돼 고객에게 적합한 셔츠 색깔, 원단 등을 추천한다. 동시에 체형에 알맞은 디자인 등을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모든 원단은 고급 또는 프리미엄 원단이며, 셔츠 제작은 20년 경력의 장인이 총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맨즈캐비닛의 스타일링 서비스를 받은 고객의 인증샷(자료: 맨즈캐비넷)

 

더불어 “이 같은 맞춤 제작은 꼭 스타일리스트와 만나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며, ‘스마트사이징 알고리즘’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가능하다. 10만 명 이상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신체 조정 치수를 산출하는 이 알고리즘은 9개의 질의에만 응답하면 맞춤 셔츠 제작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반품이나 교환 이슈를 최소화해 역물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 '스마트사이징 알고리즘'을 통해 여성 고객 대상 맞춤 서비스도 가능하다.(자료: 맨즈캐비넷)

 

넥타이와 정장 양말 정기구독 서비스 또한 스타일링 파트너라는 목표 아래 제공된다. 실제 넥타이의 경우, 다양한 넥타이를 구매하기에 그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한 보관에 있어서도 공간적 제약이 있다. 유행이 지나면 착용하지 않게 되니, 30~40대 직장인 남성들의 옷장은 쓰지 않는 넥타이로 가득한 경우가 많다. 하여 맨즈캐비넷은 주기적으로 다양한 넥타이를 구독해 스타일 변화를 시도하면서, 금전적‧공간적 부담은 최소화하는 서비스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양말과 더불어 향후 넥타이핀, 커프스버튼 등 다양한 액세서리 정기구독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 밝혔다.

 

전국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

 

맨즈캐비넷의 타깃 고객층은 뚜렷하다. 스타일링 및 자기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20~40대 직장인 남성이 그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영포티(Young 40)가 핵심이다. 때문에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서울 전역 및 분당지역 외에 세종시를 포함한 전국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물류망 확보를 위한 계획들을 수립 및 실행 중이다.

 

조 대표는 “CJ 헬로모바일과 제휴요금제를 추진 중”이라며 “이에 따라 전국 서비스로의 확장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관련해 현재 운영 중인 물류 프로세스를 그대로 전국 각지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여 기존에 전국망을 확보 하고 있는 업체와의 제휴, 그리고 지역마다 협의를 마친 세탁업체에서 자체 수거 및 배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성과 관련해 활발히 논의를 진행 중이다. 맨즈캐비넷이 물량을 제공하고, 지역 세탁업체들은 O2O 시대에 따른 물류 역량을 갖추는 식의 윈-윈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시 한 달 만에 영등포, 강남 일대 정기구독자를 상당수 확보한 맨즈캐비닛. 동시에 서비스 확장 가능성에 따른 투자 및 제휴 이슈를 함께 맞닥뜨렸다. 스타일링 서비스로서 ‘전국 물류망 확보’라는 큰 숙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만하다. 기존 세탁 서비스들은 서울‧경기를 대상으로 세탁공장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맨즈캐비넷이 목표로 하는 것은 전국 각지에 자리 잡고 있는 세탁소다. 이들을 거점으로 한 새로운 세탁 물류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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