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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택배 배송 플랫폼, '와사비'를 체험하다

by 신승윤 기자

2018년 11월 27일

택배 영업소 등 발주자와 일반인 배송 근무자를 잇는 플랫폼 '와사비'

이웃사촌이 택배기사님으로? 와사비 일반인 배송 업무 체험기

 

. 신승윤 기자

 

▲ 와사비를 통해 일반인 택배 배송에 지원한 근무자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플랫폼의 시대, 택배 배송업무까지 일반인과 공유해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했다. 아뵤코리아의 ‘와사비(wasavi)’ 서비스는 택배 발주자와 배송 근무자를 연결하는 라스트마일 플랫폼으로, 도심지 배송 기착지를 통해 공유 일자리를 창출하는 서비스다. 아파트 단지 등 지역 주거단위별 배송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와사비는 택배 영업소와 일반인 배송 근무자 사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해주고 있다.

 

와사비는 지난 4월 ‘다산 신도시 택배 대란’에 맞춰 ‘대택근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택배기사들이 아파트 단지 거점마다 하역해 놓은 택배 박스들을 일반인 지원자와 연결해 대리 배송을 진행했다. 이후 한진, 롯데 등 대형 택배사들과 계약을 체결해 택배 영업소별 물량을 확보해나가고 있으며, 서울·경기지역과 함께 목감, 청라 등 신도시 지역, 울산과 제주 등 지방지역까지 진출한 상태다.

 

와사비는 어떻게 이용할까

와사비 플랫폼은 택배 발주자와 근무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발주자는 보유한 택배 물량에 대해 배송을 담당해줄 일반인 근무자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다. 대게 택배 영업소이며, 택배기사 또한 와사비를 활용해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다. 발주자는 택배 물량을 인계할 기착지를 설정하고, 수량, 날짜와 시간, 다음 목적지를 설정한 뒤 근무자를 호출한다. 근무자는 해당 조건을 살펴보고서 본인에게 적합한 업무를 골라 예약할 수 있다.

▲ 택배 물량 발주자가 근무자를 호출하는 과정

 

한편 일반인 근무자는 두 가지 업무 형태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첫째는 기착지로부터 모인 택배 물량을 받아 아파트 단지 내 거점까지 운반 및 분류하는 ‘솔트’, 둘째는 거점에 모인 택배들을 최종 주소지인 고객들의 현관 앞에 배달하는 ‘리프트’다. 근무자는 배송 건마다 수익을 얻는데, 솔트는 건당 150 원이고, 리프트는 350 원이다. 두 업무를 한 번에 진행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근무자들이 동선 등 업무 효율상 한 가지 업무를 선택해 진행하고 있다.

▲ 일반인 근무자가 원하는 업무를 예약, 배송을 진행하는 과정

 

김찬겸 와사비 본부장은 “근무자에게 제공하는 총 500 원의 건당 수수료 중, 솔트는 150 원을 가져간다. 이는 솔트를 진행함에 있어 차량 운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고, 리프트 업무에 비해 동선이 단순하다. 이 같은 결정은 내부 직원들이 직접 업무를 수행해봄과 동시에, 현장 근무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일반인 배송, 리프트를 체험하다

두 가지 일반인 배송 업무 중 ‘리프트’ 업무를 체험해보기 위해 직접 시흥시 목감지구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업무를 위해 택배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솔트 근무자가 택배들을 각 동, 호수마다 분류해 가까운 거점에 쌓아둔다. 예를 들어 아파트 101동에 총 8 개의 호수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보통 4 개의 통로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1·2 통로, 3·4 통로 등) 솔트 근무자는 각 통로로 이어지는 승강기 가까이마다 설정된 와사비 택배 거점에 물량들을 모아둔다.

▲ 지하주차장 내 거점에 솔트를 마친 택배들이 모여 있다.

 

리프트 근무자는 해당 물량을 직접 준비한 손수레에 옮겨 싣는다. 그 전에 택배마다 부착된 송장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촬영하는 과정이 필수다. 택배 인계를 증명함과 동시에 고객 요청사항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통로별 승강기로 이동해 택배 배송을 시작한다. 통로 진입에 있어 관리실에 입구 개방을 요청하니, 이미 익숙하신 듯 별다른 질문 없이 문을 열어주셨다. 몇 번 마주친 주민들 또한 이런 배송 방식을 낯설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 손수레로 옮긴 택배 박스들(좌)과 배송을 마친 뒤 촬영한 인증사진(우)

 

김 본부장은 “와사비를 통해 리프트 근무를 원하는 지원자들은 대부분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다. 그 중에서도 50% 가량이 여성 전업 주부이며, 어르신들께서도 다수 지원하신다. 배송업무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해 보통 한 두 시간 내에 마무리 된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거주지 주변에서 탄력적인 업무 수행을 원하는 주민들이 주로 와사비를 이용한다. 또한 택배 영업소와의 상의를 통해 택배 박스당 최대 중량이 10kg을 넘지 않도록 설정했다. 때문에 주부 또는 어르신들의 지원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 설명했다.

 

배송해야하는 층수를 확인한 뒤, 차례대로 택배 배송을 진행했다. 주문자의 요청사항을 확인해 원하는 방식대로 배송을 마무리하면 된다. 보통은 현관 앞에 택배를 놓은 뒤, 초인종을 눌러 택배 도착을 알린다. 배송을 마친 장면은 사진으로 남겨둠으로써 이후 배송 완료를 증명할 일이 있을 때 사용한다. 한 통로의 배송을 마치는 데 드는 시간은 7~8분 정도였으며, 숙련된 근무자의 경우 5분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매번 물량차이는 있으나, 평균 한 통로마다 10 개의 물량을 배달한다고 했을 때, 5분 동안 3,500 원으로 최저시급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 빠른 배송을 위해 승강기 내 좌우별 호수를 구분해 표시한 모습(좌) / 고객의 배송시 요청사항(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스트마일 배송에 있어 빠지지 않는 고민거리가 바로 날씨다. 택배를 운반함에 있어서도 눈, 비 등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와사비의 택배 거점들은 모두 지하주차장에 위치하고 있다”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최대한 받지 않고 배송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솔트 근무자들은 지하주창으로 내려와 택배를 하역하고, 리프트 근무자들은 건물 내에서만 활동한다. 지하주차장을 거점으로 삼은 핵심은 외부 조건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분실에 대한 부담도 생긴다. 거점에 놓인 택배에 대한 절도가 일어날 수 있으며,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 특성상 근무자의 물품 절도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본부장은 “솔트 업무를 진행하며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오는 차량은, 그 입구에서부터 단지 곳곳에 위치한 CCTV로 하여금 촬영된다. 지하주차장에서의 택배 하역 과정 및 거점에 보관된 물량들 또한 마찬가지”라 답변했다.

 

덧붙여 김 본부장은 “분실 이슈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 중 하나는 절대다수의 근무자들이 같은 아파트 단지 거주자라는 것에 있다. 근무자들과 주문자들 모두 이를 인지하고 있기에 서로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높은 편이다. 일례로 한 주문자가 요청사항으로 저녁시간에 맞춰 배송이 가능한지 문의하자, 직접 댁에 보관하고 계시다 배송해주신 주민 아주머니가 계신다. 주민들 간의 정, 신뢰로 하여금 고객맞춤형 라스트마일 배송이 가능했던 사례”라며 웃어보였다.

 

그렇다면 반품 건이 생긴다면 어떻게 처리되는 것일까. 와사비는 기본적으로 해당 택배의 최종 배송을 담당한 근무자가 직접 반품된 물건을 수령하도록 돼 있다. 수령된 물품은 와사비의 지역별 매니저가 취합해 발주자에게 되돌려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근무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물품 수령 시간, 장소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직접 주문자와 대화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일종의 CS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와사비 측은 반품과 관련하여, 주문자와 접촉이 필요한 모든 부분을 택배 영업소 등 발주자에게 맡긴다. 리프트 근무자는 철저히 물품의 수령 업무만 수행한 뒤, 이에 맞는 수수료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또 한 가지 해결책으로는 리프트 근무자가 받는 수수료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만약 영업소 등에서 주문자 접촉 관련 책임을 리프트 근무자에게 전가한다면, 이에 맞는 보상을 함께 줄 수 있도록 꾸준히 조율하고 있다.

 

꾸준히 성장 중인 플랫폼

와사비는 전국을 대상으로 꾸준히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택배사들과 파트너쉽을 채결해 나감으로써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와사비의 강점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배송 플랫폼을 제공함과 동시에, 모든 택배사들의 물량을 제약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김 본부장은 “택배 영업소는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증가해 이윤을 얻고, 택배 기사님들은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물량을 분배할 수 있다. 더불어 지역 내 공유 일자리를 창출하여 주민들에게도 유용한 서비스다. 모든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도록, 늘 근무자 입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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