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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로 피킹의 문고리를 두드리다

by 양석훈 기자

2018년 01월 02일

작업자

 

‘카테고리킬러’라는 말이 있다. 다이소나 올리브영처럼 하나의 상품군에 대해 타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말한다. 셀프인테리어 업계에도 카테고리킬러가 있으니, 바로 ‘문고리닷컴’이다.

 

문고리닷컴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문고리부터 각종 가구까지 셀프인테리어에 활용되는 아이템을 판매한다. 2002년 작은 철물점에서 시작한 문고리닷컴은 온라인몰로 성장했다. 이후 셀프인테리어 열풍에 힘입어 작년부터는 오프라인에 다시 힘을 쏟기 시작해 월 1억 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유통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앞서 말했듯 카테고리킬러의 특징은 ‘타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 구색’이다. 문고리닷컴 온라인몰에서 주문할 수 있는 상품은 아이템 수로 20만여 개에 이른다. 이중 문고리닷컴에 입점해 있는 판매자의 상품을 제외하고, 문고리닷컴이 자체 물류센터에서 직접 다루는 상품만 해도 SKU(Stock Keeping Units) 기준 1만여 개다.

 

다루는 품목이 이렇게 많다보니 물류센터에서 피킹 작업 시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이 일이다. 상품 로케이션과 동선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급격히 달라지며,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른 작업 능률도 천지차이다.

 

이러한 문고리닷컴이 올해 초 종합물류 솔류션업체 ‘아세테크’의 보이스피킹 시스템을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보이스피킹이란 말 그대로 목소리를 통해 피킹 작업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궁금했다. 보이스피킹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센터는 어떤 모습일까. 로봇이 움직이고 첨단 디바이스를 착용한 인간 작업자가 로봇을 돕는 미래 물류센터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전경

▲안산에 위치한 문고리닷컴 물류센터

 

왜 보이스피킹인가

 

물류센터에서 만난 문고리닷컴 SCM팀의 조용진 과장에 따르면, 문고리닷컴은 물류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보이스피킹 시스템 외에도 여러 물류 솔루션을 두고 고민했다. 보이스피킹과 PDA, DPS(Digital Picking System) 등이 선택지에 있었다.

 

세 후보 중 가장 먼저 탈락한 것은 PDA였다. PDA를 활용하는 피킹 프로세스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작업자는 토트라 불리는 피킹용 바구니의 바코드를 스캔해 피킹을 할당받는다. 이어 PDA가 바구니에 담아야 할 상품이 위치해있는 장소를 작업자에게 알려준다. 작업자는 그 로케이션으로 가 위치 바코드 및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고 PDA가 알려주는 개수에 맞게 토트에 상품을 담는다.

 

이처럼 피킹 작업에 PDA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품마다 ‘바코드’가 붙어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문고리닷컴이 다루는 철물은 특성상 제품마다 바코드를 붙일 수 없다. 볼트와 너트 하나하나에 어떻게 바코드를 붙이겠는가. 보이스피킹과 PDA, DPS 가운데 PDA가 가장 먼저 탈락한 이유다.

 

이후 문고리닷컴은 제품별 바코드가 아니라 ‘대표 바코드’*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DPS와 보이스피킹을 두고 고민하다 최종적으로 ‘보이스피킹’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문고리닷컴의 고객은 한 번 주문할 때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주문하며, 판매 비율 가운데 베스트 상품군이 차지하는 비율도 낮기 때문이다. 즉 물류센터에서는 여러 종류의 상품이 불규칙하게 피킹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바코드 : 바코드가 제품 하나하나에 모두 붙어있는 게 아니라 랙이나 박스 단위로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조 과장은 “주문에서 베스트 상품군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을 경우 DPS 방식이 적합할 수 있으나, 베스트 상품군의 판매 비율이 30~50%가 되지 않는 문고리닷컴의 상황에서는 보이스피킹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아세테크 관계자는 “아이템 가짓수가 많고 교체 주기가 빠르면 DPS를 사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작업 효율성도 떨어진다”며 “반면 보이스피킹은 DPS와 달리 별도의 공간을 둘 필요 없이 피킹 동선 안에서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개념이기 때문에 문고리닷컴의 특성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문고리닷컴이 보이스피킹을 선택한 두 번째 이유는 하드웨어 설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DPS는 시스템에 등록된 작업 데이터를 디지털 표시기(Digital Indicator)에 표시해줌으로써 작업자가 빠르고 정확한 피킹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즉, DPS를 사용하려면 랙마다 디지털 표시기가 붙어있어야 한다. 시스템을 확장하려면 표시기를 추가 구매해야 하고, 물류센터 이전이라도 하려면 표시기를 모두 제거한 뒤 재설치해야 한다. 게다가 작업자가 ‘툭툭’ 치고 가는 표시기는 고장날 때마다 수리를 받아야 한다. 유지보수비가 추가로 드는 거다. 반면 보이스피킹은 별도의 하드웨어를 랙에 부착하지 않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설치하고 유지·보수하는 데에 부담이 적다.

 

보이스피킹

▲ 문고리닷컴이 도입한 보이스피킹의 단말기가 충전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보이스피킹 도입을 최종 결정한 문고리닷컴은 2월부터 물류센터에 관련 세팅을 하기 시작하여 올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가동해 사용하고 있다.

 

지그재그로 피킹한다?!

 

보이스피킹 시스템은 구체적으로 문고리닷컴 물류센터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피킹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가봤다.

 

문고리닷컴의 물류센터는 존, 통로, 베이, 단, 열로 구성돼 있다. 존은 1층의 피킹존과 2층의 보충존으로 나뉘어 있다. 랙 라벨에 적혀 있는 번호 가운데 P1이 바로 피킹존을 뜻한다. 그 다음은 통로다. 통로는 A부터 D까지 알파벳으로 된 이름이 붙어 있다. 베이는 랙 하나를 뜻한다. 단은 하나의 랙의 행을 말하고, 끝으로 열은 말 그대로 하나의 랙의 열을 말한다.

 

라벨

▲라벨이 제품의 로케이션을 알려준다.

 

피킹 작업의 첫 단계는 주문 오더를 분류하는 것이다. 주문 오더는 단품 주문과 여러 개의 상품을 포함하는 주문으로 1차 분류되고, 그 이후 추가 가공이 필요한 주문과 그렇지 않은 주문으로 재분류되며, 끝으로 주문자의 이름(가나나순)에 따라 최종 분류된다. 이렇게 주문서가 분류되면 피킹 작업자가 이를 가져가 대차에 실은 바구니에 하나씩 나눠 담는다. 이후 작업자는 주문서의 주문번호를 스캔해 보이스시스템에 전송한다. ‘이제부터 이러한 주문건에 대한 피킹 작업을 실시하겠다’라는 것을 시스템에 알리는 것이다. 그러면 시스템이 그 주문정보를 분석해 동선을 짠 뒤 작업자에게 목소리로 안내한다.

 

오더

▲오더 분류가 피킹 작업의 시작이다.

 

가령 작업자가 세 개의 주문에 대한 피킹 작업을 수행한다고 가정해보자. 1번 주문은 A와 C통로에 있는 제품을, 2번 주문은 A와 D통로에 있는 제품을, 3번 주문은 C와 D통로에 있는 제품을 포함하고 있다. 시스템은 작업자에게 우선 A통로에서 1번과 2번 주문에 포함된 상품을 피킹하고, B통로를 지나쳐, C통로에서 1번과 3번 주문에 포함된 상품을, D통로에서 2번과 3번 주문에 포함된 상품을 순서대로 피킹하라고 안내한다. A와 C통로에 들렀다 1번 주문을 처리하고, 다시 A와 D통로에 들러 2번 주문을 처리한 뒤, C와 D통로에 들러 3번 주문을 처리하는 것보다 피킹 작업 동선이 간결해지는 것이다. 작업자는 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통로를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상품을 피킹하면 되기 때문에 물류센터를 여기저기 헤집으며 상품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통로

▲피킹존, A~D까지 통로로 이뤄져있다.

 

한편 피킹존에서는 피킹 작업자가 마이크에 대고 ‘준비’, ‘다시’ 등의 명령어를 통해 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작업자가 피킹을 하는 동안 시스템은 잠깐 멈추어 있다가 작업자의 명령에 따라 다시 작동해 다음 로케이션을 안내한다.

 

작업자

▲ 작업자가 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피킹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혁신인가, 혁신을 위한 혁신인가

 

보이스시스템을 활용한 피킹 작업은 물류센터에 방문하기 전 머릿속으로 그려본 휘황찬란한 미래 물류센터의 모습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 신기한 데가 있었다.* 그렇다면 실속은 어떨까. 보이스시스템이 그저 ‘혁신을 위한 혁신’이라거나 ‘값비싼 홍보성 설비’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아세테크 관계자에 따르면, 보이스피킹은 국내에서는 겨우 몇 곳만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약 1만5,000여 곳에서 하루 50만 대 이상 사용하는 범용 장비다.

 

조 과장은 보이스시스템을 도입한 뒤 실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조 과장에 따르면, 시스템 도입 후 거둔 가장 큰 효과는 작업자 간의 생산성 편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숙련 작업자와 비숙련 작업자 간 생산성 편차가 컸다. 그도 그럴 것이 주문서에 적혀 있는 제품의 이름만을 보고 만여 종의 제품이 쌓여있는 창고에서 위치를 찾아 피킹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업자를 교육하는 데 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시스템 도입 후 작업자 간 생산성 편차는 크게 줄었다. 제품 로케이션을 일일이 외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조 과장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편차는 있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줄었다”며 “그에 따라 작업에 투입되는 인원도 세이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스템 도입 전에는 출고량을 맞추기 위해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특히 숙련 작업자의 수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숙련도가 낮은 작업자 여럿을 현장에 투입해야만 했다. 하지만 시스템 도입의 효과로 작업자 간 생산성 편차가 작아지다 보니 예전 같으면 20명이 투입될 작업에 10명 내외의 인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작업자의 동선은 시스템에 의해 최적화되고, 제품 로케이션 역시 작업 능률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된다. 작업자 교육 시간도 1~2시간 정도로 크게 줄었다.

 

동선 및 로케이션 최적화뿐 아니라, 음성을 통해 작업이 이뤄져 일일이 바코드를 찍을 필요가 없어진 것도 작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바코드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지거나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스캔을 해도 인식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의류처럼 제품이 폴리백 등에 담겨 있는 경우 바코드를 스캔하기가 쉽지 않다. 폴리백을 이리저리 펴면서 제품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찍으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반면 보이스피킹 시스템은 바코드를 스캔할 필요 없이 음성만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 속도와 생산성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이와 함께 작업자의 개별 생산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할 수 있게 된 것도 보이스피킹 도입 후 얻은 효과다. 아세테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로서 작업자의 개별 생산성을 컨트롤할 수 있는 솔루션은 보이스피킹 뿐이다. 인력 관리 측면에서, 보이스피킹은 작업자의 인당 생산성(시간당 몇 개의 피킹을 하는지, 하루 누적 몇 개의 피킹을 하는지 등)을 일, 주, 월 단위로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향후 리포트를 만들어 분석하기에 용이하다.

 

아세테크 관계자는 “보이스피킹 시스템은 문고리닷컴처럼 다루는 품목수가 많은 곳, 불특정한 다수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곳, 매장이 많은 곳 등 고정화된 설비를 활용해 피킹 작업을 처리하기 까다로운 곳에서 활용돼 작업 능률을 높여준다”며 “또한 냉동창고처럼 장갑을 끼고 작업하기 때문에 PDA 등을 활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보이스피킹 시스템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만능열쇠는 아니다

 

물론 보이스피킹 시스템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보이스피킹이 피킹 작업의 시작이자 끝은 아니라는 거다. 가령 문고리닷컴만 해도 다음과 같은 변수들이 발생한다.

 

첫째, 재고가 부족한 경우다. 시스템이 안내한 로케이션에 갔는데 재고가 없을 수 있다.(조 과장에 따르면, 이는 현재 문고리닷컴이 재고관리를 보이스시스템에 연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따라서 보이스피킹 시스템이 짠 동선에 따라 한 바퀴를 돈 뒤 추가적인 작업(재고 보충)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애당초 물류센터 내에 재고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품에 대한 주문이 들어온 경우다. 가령 고객이 문고리닷컴의 온라인몰을 통해 ‘짙은 녹색’ 페인트를 주문했다고 해보자. 문고리닷컴은 이러한 주문이 들어오면 베이스 색상(검정색과 녹색)의 페인트를 섞어(조색해서) 짙은 녹색 페인트를 한 통 만든다. 즉, 짙은 녹색 페인트는 주문할 수는 있지만 하나의 SKU로서 창고에 존재하지는 않는 것이다.

 

시트지의 경우도 비슷하다. 고객은 시트를 미터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그러나 물류센터에서는 시트를 1미터, 2미터씩 잘라 보관하지 않는다. 몇 미터의 시트지를 돌돌 말아 보관한다. 그러니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제품을 미터 단위로 잘라 고객에게 보내야 한다. 페인트나 시트지 모두 피킹 작업 후 추가 작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재단

▲ 제품을 미터 단위로 잘라 고객에게 보내야 한다.

 

셋째, 철물의 특성상 고객이 주문한 제품과 함께 동봉하여 보내야 하는 부대 제품이 존재한다. 가령 고객이 경첩을 사면 그것을 문에 고정할 때 사용하는 나사를 함께 보내줘야 한다. 경첩 하나당 나사 7개가 필요하다고 치자. 고객이 경첩 네 개를 주문하면 나사 28개를 함께 동봉해줘야 한다. 그런데 나사는 피킹존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 보관돼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피킹 후 추가 작업을 요한다.

 

나사

▲피킹 후 나사를 동봉하는 작업도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

 

결국 이러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추가 작업은 사람의 몫이다. 피킹 작업자가 보이스피킹 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피킹존을 한 바퀴 돌고 추가 작업이 필요한 주문건을 특별존(Z존이라 한다.)에 둔다. 그러면 다른 작업자가 해당 주문건에 필요한 작업을 추가로 수행하는 것이다. 가령 재고 부족으로 바구니에 담지 못 한 제품이 있다면, 2층 보충존에서 해당 제품을 가져와 바구니에 채운다. 페인트를 조색하고 시트지를 고객이 주문한 사이즈대로 자른다.

 

Z존

▲ Z존. 피킹 작업자가 주문서에 33번이라고 쓴 뒤 다른 작업자에게 전달하면, 그 작업자가 해당 주문에서 필요한 추가 작업을 수행한다.

 

이러한 작업까지 모두 완료된 뒤 다시 한 번 사람의 눈과 손에 의해 최종 검수와 포장이 이뤄진다.

 

하루 7천개의 상품을 피킹하려면

 

조 과장에 따르면, 문고리닷컴은 현재 하루 천여 건의 주문을 처리하여 배송한다. 고객은 보통 주문 하나당 6~7개의 상품을 구매한다. 단순계산해보면 문고리닷컴 창고에서는 하루 평균 6~7,000여 개의 상품이 피킹돼야 한다. 결국 효율성이 관건이다.

 

효율성을 위한 고민에서 창고는 진화한다. 자동화 물류센터가 구축되고 로봇이 투입되며 제고설비가 창고안으로 들어간다. 로봇이 움직이고 첨단 디바이스를 착용한 인간 작업자가 로봇을 돕는, 문고리 창고를 방문하기 전 머릿 속에 그렸던 미래 물류센터의 모습이 곧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미래 물류센터에서 인간 작업자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인간과 로봇과의 관계는? 그때가 되면 우리는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문고리닷컴 홍태성 이사와의 인터뷰 
한국형 DIY 인테리어샵, 문고리닷컴은?


Q1. 셀프인테리어가 트렌드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A. 첫째로 여가시간이 늘고 근무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취미활동을 하도록 부추긴다. 둘째, 인테리어 관련 인건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스스로의 힘으로 인테리어를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셋째, 국내 카페나 블로그 등이 발달하며 셀프인테리어에 관한 정보가 넓게 퍼지고 있다.

Q2. 오프라인 철물점에서 시작한 문고리닷컴은 온라인몰을 통해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최근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다. 그 배경이 무엇인가.

A.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많은 고객들은 인테리어 제품을 직접 보고 사려고 한다. 또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컨설팅을 받고자한다. 그런데 이러한 컨설팅을 해주는 곳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온라인에서 관련 정보를 얻기에도 한계가 있다. 실제 문고리닷컴의 오프라인 매장에는 자택의 사진을 찍어서, 이러이러한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이에 따라 문고리닷컴 역시 오프라인 매장의 직원에게 컨설팅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때문인지, 실제 오프라인 점포에 들어오는 입점 요구가 늘고 있다.

Q3. 철물에서 DIY 가구까지 문고리닷컴이 다루는 카테고리가 확장되고 있다. 이케아 등과 사업영역이 충돌하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에 문고리닷컴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A. DIY라는 개념 자체가 외국으로부터 오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케아의 가구는 ‘한국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고리닷컴은 보다 한국적인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 국내 주거문화(온돌 등)와 주거환경(아파트 위주), 생활패턴에 맞는 사이즈의 가구, 페인트, 벽지 등의 아이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고객들이 원하는 품질의 아이템을 저렴한 가격으로 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기존 동네 철물점이 기업형 철물점으로, 토탈 셀프샵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것에서 배울 점은 배우되 방향성은 ‘한국적’인 것으로 잡을 것이다.

Q4. 문고리닷컴은 1만여 가지의 SKU를 취급한다. 포장 전 가공 과정도 까다롭다. 문고리닷컴이 가지고 있는 물류 측면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올해 초 물류센터를 이전했다. 로케이션 및 동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전을 하는 과정에서 보이스피킹과 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업계에서 이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업체는 현재 많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이 오배송률 하락과 재고관리 효율의 향상 등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업체에서 문고리닷컴의 물류를 보기 위해 견학을 오기도 한다. 문고리닷컴은 이러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해 관련 업체와 다양한 협의하고 있다.

 

 



양석훈 기자

따봉충이 되고자 합니다. 단 하나의 따봉(좋아요)이라도 더 받기 위해 공부합니다.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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