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동발 신선식품 오프라인 매장, 7FRESH 베이징서 영업 시작
오프라인 진출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 오프라인 만족이 온라인 주문을 만든다
공격적 투자하는 알리 vs 유통업체와 협력하는 징동, 승자는?
▲ 7FRESH 매장 내부(출처= ebrun)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동(京东)의 오프라인 신선식품 매장 7FERESH가 지난 29일 문을 열었다. 7FRESH가 알리바바 산하의 신선식품 브랜드 허마셴셩(盒马鲜生)의 새로운 라이벌로 지목되는 가은데, 현지 업계에서는 내년도 신선식품 시장은 온·오프라인 간 일체화된 모델 간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FRESH의 첫 번째 매장은 징동 본사 부근의 한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다. 해당 매장의 규모는 약 4,000m²(약 1,200평)으로, 신선재료를 판매하는 구역을 포함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 배송센터까지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송센터는 고객이 7FRESH의 모바일 앱(App)에서 주문한 상품을 배달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한 매장에 40~50명 정도의 배송기사가 있으며, 점포 근방 5km는 ‘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하다는 것이 징동 측의 설명이다.
▲ 7FRESH 매장 내부(출처= ebrun, 쑤투왕(速途网))
징동은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보다 다소 늦게 신선식품 영역에 진출했다. 알리바바의 경우, 2년 전 상하이(上海)에 첫 번째 허마셴셩 오프라인 점포를 개점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중국 내 7개 도시에서 24개 매장(연합경영(联营) 포함)을 운영 중이다.
이에 반해 당시 징동은 이제 막 신선식품 사업부를 신설한 상태였다. 그러면서 3C사업부 총재였던 왕샤오송(王笑松)을 해당 부서 총괄로 지목했다. 이후 징동의 온라인 신선식품 매출은 점점 늘어 올해 신선식품 매출이 작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 징동 신선식품 사업부 왕샤오송(王笑松) 총재는 현지 언론은 통해 7FRESH는 상품, 요식, 공급망, 스마트 기술 등 다방면에서 현존하는 신선식품 마켓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징동 측은 2017년 초부터 7FRESH의 공급망 관리, 창고물류, 모바일 앱과 관련해 온-오프라인 간의 일체화된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고객이 밀 필요 없이 자동으로 고객을 따라다니며 매장 내부 정보를 안내해주는 스마트 카트와 셀프계산대 등도 도입했다.
▲7FRESH 매장에 있는 스마트 카트. 다만 현재까진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출처= 쑤투왕(速途网))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것을 토대로 보면 7FRESH의 모델은 허마셴셩의 그것과 큰 차이를 느끼긴 힘들다는 것이 현지 업계 반응이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7FRESH 매장은 기본적으로 “슈퍼마켓+요식” 형태로 허마셴셩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큰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7FRESH 매장이 열기 며칠 전 7FRESH의 모바일 앱이 공개됐다. 징동이 운영하는 온라인 마켓 징동상청(京东商城)에서 사용하던 계좌가 있다면, 소비자는 7FRESH에서도 그것을 연동해 한 번에 가입할 수 있다. 허마셩셴이 처음 공개됐을 때 타오바오 계좌를 연동시켰던 것과 같은 전략이다.
다만 알리바바, 징동 두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 규모를 늘려가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알리바바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백화점 운영업체 인타이상업(银泰商业), 전자기기 유통업체 쑤닝윈샹(苏宁云商), 대형마트 체인업체 싼장고우(三江购物), 중국 복건성의 대형 유통매장 신화또우(新华都)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려갔다. 지난 12월엔 중국 최대 소매업체 가오신소매(高鑫零售) 그룹에 224억 홍콩달러를 투자하며 36.16% 지분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사오 그룹 산하의 약 450여 개의 매장을 허마셴셩 매장과 비슷한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었다.
알리바바의 공격적인 투자와 반대로 징동은 전통 유통매장과 협력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현지 매체들은 징동 중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용후이마트(永辉超市), 쳰따마(钱大妈), 중국 월마트 등과의 합작을 통해 공급망 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징동까지 오프라인 신선식품 영역에 뛰어들며, 이제 신선식품 시장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간의 또 다른 경쟁분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알리바바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신선식품 소비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중국의 신선식품 소비시장은 오프라인이 주도하며 전체 매출의 75~85%를 오프라인이 차지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만족스런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온라인에서의 소비까지 끌어오겠다는 것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오프라인 진출 배경이다. 허마셴셩의 경우, 온라인 매출이 전체의 75%를 차지하며 그 효과를 입증했다. 알리바바, 징동 뿐만 아니라 중국 최대 소셜커머스 메이퇀디엔핑(美团点评) 역시 지난 7월 ‘장위셴셩(掌鱼鲜生)’이라는 오프라인 슈퍼마켓 매장을 론칭했다.
7FRESH 1호점에 이어 내년 1월 초에 또 다른 7FRESH 매장이 베이징 이좡(亦庄) 구역에서 문을 연다. 재미있는 점은 해당 매장으로부터 약 5km 부근에 마침 허마셴셩 매장 2개가 영업 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현지 업계에서는 해당 지역이 있는 베이징이 가장 중요한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