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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신세계 통해 엿본 물류센터 자동화의 미래

by 김정현 기자

2017년 12월 05일

오프라인 유통강자가 온라인 물류센터를 따로 구축한 이유

다가올 이커머스 업계의 다가올 변화, 내실 다지기에 돌입할 것

NE.O 002

▲신세계 김포 물류센터(NE.O 002)의 자동화 설비

 

온·오프라인 경계가 흐려지고 특히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고객들이 온라인 유통으로 넘어오는 양상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월부터 7월까지 전년도 대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평균 20.2% 증가했다.

 

이커머스 시장규모가 매년 증가하면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실제 쿠팡, 티켓몬스터,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옥션, 지9), SK플래닛(11번가)과 같은 업체들은 모두 자체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중 ‘제대로 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했다고 하는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은 물류센터 중에서는 아직도 물류센터 현장 노동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으며,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더라도 일부 작업 프로세스 개선에 한정됐다는 의견이다.

 

신세계는 이런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한 몇 안되는 유통업체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실제 신세계는 올해 2월, 이마트몰의 김포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네오 002)를 동영상을 통해 공개했으며, 피킹 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가 움직이지 않는 영상 속의 모습은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신세계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도라는 평가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업체인 신세계가 온라인으로 넘어가기 위한 발판을 신세계의 물류센터가 마련한다는 뜻이다. 신세계는 경기 동남부(보정)와 서남부(김포)에 설립한 물류센터를 통해 서울·수도권의 SSG 배송망을 구축했으며, 2020년까지 수도권에 총 6개의 물류센터를 가동시켜 당일 배송률을 1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렇다면 신세계의 ‘제대로 된’ 자동화 물류센터란 어떤 측면에서 다른 유통업체의 물류센터와 차별점을 보이고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 신세계는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으로 기존 대비 50배 이상의 생산성(출고량)을 증대시켰다고 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신세계 이커머스 전략을 총괄하는 최우정 신세계그룹 전략실 부사장(이커머스 총괄)과 본지 단독 대담을 통해 알아보겠다.

 

최우정 신세계그룹 전략실 부사장

▲최우정 신세계그룹 전략실 부사장(이커머스 총괄) 

 

Q1. 신세계가 구축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신세계가 자동화 온라인 물류센터를 구축하게 된 이유와 신세계 물류센터만의 특장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다.

 

A1. 신세계가 지난 2014년에 구축한 네오(NE.O, NExt generation Online store) 물류센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선진 물류 자동화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해외에서도 물류센터 견학 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현재 신세계의 온라인 물류센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자동화된 물류센터라고 자부할 수 있다. 신세계가 차세대 물류센터로 평하는 우리 물류센터는 신세계가 선도적으로 개척한 영역으로, 지속적으로 노하우를 축적해나가고 있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개선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신세계의 자동화 물류센터는 유럽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설계했다. 당연히 미주 등의 사례도 참고했지만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역시 유럽이었다. 유럽 사례들을 참고한 이유는 유럽이 한국과 다양한 면에서 비슷한 지역 특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럽의 경우에도 한국과 같이 땅값이 비싸고 인구밀도가 높아 물류센터를 구축할 때 고려해야하는 요소들이 유사하다.  특히 신세계 자동화 물류센터는 영국 기반 글로벌 온라인 슈퍼마켓 강자기업인 오카도(Ocado) 사례를 참고했다. 

 

처음 신세계에서 물류센터 설립을 결정한 이유는 ‘신선물류’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신선물류에 적합하도록 온라인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사항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여러 사례 검토 결과 오카도가 신세계가 지향하는 키워드인 ‘신선부문’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었다. 센터를 완공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해외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는 보정센터, 김포센터 두 곳의 자동화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프로세스가 자동화되어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물류센터는 작업자가 물류센터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피킹(Picking)하는 반면, 신세계 물류센터는 작업자가 고정된 자리에 위치해 있으면, 자동화 장비가 상품을 작업자에게 가져다주는 방식(Goods-to-Person)이다.

 

NE.O 002

▲이마트몰 배송서비스의 핵심이라 언급되는 신세계 김포 물류센터(NE.O 002)의 자동화 설비 (사진=신세계 제공)

 

Q2. 신세계 물류센터의 핵심 기술을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이 있는가. 기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함께 알고 싶다.

 

A2. 신세계 자동 물류센터에 적용된 모든 기술이 핵심이라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렵다. 그 중 대표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점은 ‘입출고’ 프로세스에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일반적으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전체 물류 프로세스 리드타임을 줄이기 위해 ‘배송’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물류의 속도가 결정되는 지점은 배송보다는 입고부터 출고까지 이어지는 단계다. 얼마나 빠르게 상품을 출고시키는가가 물류 전체의 리드타임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는 뜻이다. 

 

신세계 온라인 물류센터는 이 출고 부분을 어떻게 신속하게 처리하는가를 핵심적으로 고민했다. 출고가 제때 되기 위해서는 적정량의 재고가 있어야 하는데, 신세계에서는 이러한 재고를 예측하는 시스템들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해당 재고관리 및 수요예측 시스템에는 어느 정도 인공지능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가령 시금치와 같은 상품은 계절마다 수요가 달라지는데, 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를 예측하여 적량의 재고를 입고시키고 있다.

 

현재 신세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가장 큰 고민은 출고량 증대다. 즉, 생산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물론 이는 신선물류뿐만 아니라 모든 물류센터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그만큼 출고량(Capacity)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루에 내보낼 수 있는 양의 증가는 매출 증대로 직결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Q3. 제대로된 온라인 물류센터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3. 사실 물류센터 운영에 있어 온라인 물류센터로 대표되는 B2C물류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B2B물류는 물건이 나가는 도착지가 일반적으로 일정하지만 고객마다 주문건과 보내는 수량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물류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B2C 물류의 경우 각기 다른 특성을 갖는 상품들을 함께 보관하기도 한다. 가령 신세계 물류센터에서 취급하는 상품 중에는 상온에서 보관해도 되는 상품들도 있지만 냉장·냉동 상품처럼 보관 온도가 다른 상품군도 있다. 단순 소비재를 취급하는 물류에 비해 신선물류가 더욱 어려워지는 이유다. 

 

까다로운 B2C 물류의 특성 때문에 국내에서 B2C 자동화 물류센터를 많이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그나마 자동화 사례로 언급되는 업체가 아마존과 오카도다. 신세계는 현재 오카도 정도가 유일하게 신세계 자동화 물류센터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작업자가 물류센터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직접 피킹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린다. 

 

여담이지만 선진 자동화 사례로 언급되는 키바를 사용하는 아마존보다 단연 신세계 물류센터가 선진화되어 있고 효율도 높다고 자부하고 있다. 본질적으로는 아마존과 신세계는 비슷한 자동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설비 접근 방식이 다르다. 

 

각각의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존재하기는 한다. 키바는 상대적으로 초기 도입 비용이 신세계 보다 낮은 편이다. 또한 키바는 로봇이 이동하면서 랙을 나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넓은 물류센터 부지가 필요한데, 신세계 물류센터는 이를 위로 높게 올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처리 규모대비 필요한 부지가 좁아도 된다. 실제로 신세계가 시간당 처리속도가 아마존보다 빠르다고 파악하고 있다.

 

아마존 키바의 경우 규격이 큰 상품 처리에는 용이한 반면 신세계의 경우 소형이고 SKU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품군(특히 신선)을 취급하는 산업에 맞는 방식으로 구상되었다. 예를 들어 SKU가 적은 업체의 경우 신세계 물류센터와 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 업체에게 맞는 각각의 특성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Q4. 신세계가 온라인 물류센터를 통해 얻은 생산성 증대 효과를 정량적 지표와 함께 말해달라.

 

A4. 신세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한 번에 들어오는 고객 주문의 상품수(SKU)가 평균 15개다. 시금치 한 단, 과일 몇 개, 생수 한 개 등이 합쳐서 하나의 주문 건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오프라인 마트에 가서 한 장바구니에 15개 상품을 골라서 집어넣는다고 생각해보자. 넓은 마트를 오고가면서 물건을 찾느라 시간이 어느 정도 이상 소요될 것이다. 

 

과거에는 신세계의 경우에도 사람이 모든 물류 업무를 수행했다. 피커(Picker)라고 명명한 분들이 매장에 가서 고객 주문건을 일일이 피킹해서 장바구니에 담아 포장했었다. 때문에 한 사람당 하루에 처리하는 건수가 15건으로 작업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심지어 숙달된 피커일지라도 하루 평균 20여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신세계 자동화 물류센터의 경우는 작업자는 자리에 가만히 있고 물건이 작업자에게 오면 작업자는 물건을 아래로 내려놓는 작업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이런 피킹 작업을 자동화했기 때문에 과거 대비 주문 처리 효율은 50배 이상 늘어났다.

 

Q5. 월마트의 경우 아마존을 견제해 자체적인 오프라인 점포(매장)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 또한 오프라인 유통강자로 이미 전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굳이 온라인 물류센터를 따로 구축한 이유는 무엇인가.

 

A5. 월마트 또한 신세계처럼 오프라인 강자이다. 그러나 현재 월마트가 구축하는 전략들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아마존을 넘어서기 위한 방법으로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매장에 와서 물건을 찾아가면 일부 금액을 할인해주는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집에서 쉽게 받아보는 요즘 시대에, 이러한 월마트의 전략이 과연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까 싶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신세계 또한 지방권역의 주문의 경우는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이미 활용하고 있다. 지방은 인구밀도가 낮기 때문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같이 온도에 민감한 상품들의 경우에도 수도권에 위치한 센터에서 지방으로 배송하는 방식보다 지방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인근 지역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인근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해당 주문건을 처리하고자 한다. 현재 신세계 온라인 물량 중 약 60%가 서울 및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더욱이 인구밀도가 비교적 낮은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물류센터 운용 효율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물류센터를 짓는다면 그 다음 도시는 아마 부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Q6. 2020년까지 총 6개 물류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라 들었다. 신세계가 물류센터 구축에 고려하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고 싶다.

 

A6. 2020년까지 6개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 총 2개의 물류센터를 가동 중인데, 아직까지도 더 많은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공간과 센터가 필요하다. 나머지 4개를 더 구축해야 하는데, 물류센터 구축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물류센터를 설립할 부지가 회사에서 생각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지를 고려하여 선정해야 한다.

 

신세계가 물류센터 구축시 고려하는 요소는 넓은 부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높은 땅값 등으로 예상했던 조건들에 맞추기가 어려웠다. 3호 물류센터 구축 계획이 늦어지는 것 또한 조건에 맞는 부지 선정이 어려웠기 때문이고, 4호 물류센터 구축 계획도 함께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내년도에 바로 물류센터를 오픈할 계획은 없다. 내년도에는 물류센터를 짓지 않고 다른 개선점을 찾기 위한 구상을 하고 있다. 한 물류센터를 짓는데 대략적으로 2년이 걸리고 동시에 계획해 나간다면 2020년까지 아직 3년이라는 기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6개의 물류센터 구축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최우정 부사장▲최우정 신세계그룹 전략실 부사장(이커머스 총괄) 

 

Q7. 물류센터와 같은 대형 인프라 구축에는 높은 투자비용이 따른다. 신세계의 온라인 물류센터와 같은 경우에도 상당한 비용이 투자됐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회사 이익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치진 않았나.

 

A7. 오히려 현재까지는 신세계의 온라인 물류센터 구축이 신세계의 이익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동화를 하지 않았으면 매장에서 인원을 더 투입하여 운영했어야 했고, 이 경우 현재 자동화 센터 인원의 약 50배 이상이 더 투입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례만 봐도 자동화를 하지 않았던 과거 구조에 비용이 더 많이 투입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의식했던 것은 아니지만, 최저임금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자동화는 올바른 방향이었다.

 

그러나 막연히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 이익과 이어지지는 않는다. 제대로 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회사가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지를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 물류센터의 자동화 계획이 실패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자사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선진사례를 바탕으로 자동화된 설비를 들여놓겠다는 목표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동화를 도입하려는 업체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는 뜻이다. 

 

목적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여 자동화 도입에 실패한 사례가 국내에도 있다.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국내 한 대형업체의 경우에는 자동화 소터(Sorter)를 수십억 원의 비용을 들여서 구축했지만 결국 자체적인 프로세스에 맞지 않아 이 설비를 걷어냈다. 프로세스 전반을 자동화 했어야 하는데, 이 업체의 경우 많은 부분을 추가적으로 수동으로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자동화 설비 구축의 효율이 발생하지 않았다.

 

니즈를 잘 알기 위해서는 본인이 무엇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려는지 알아야 하고 이에 대해 자세한 계획이 필요하다. 단순히 외주 업체에 의존해서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동화를 목표로 하는 업체는 자신이 속한 비즈니스 환경을 먼저 파악하고 어떤 시스템이 맞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신세계 또한 자동화로 나가야 할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 신세계 물류센터의 경우 대부분의 프로세스가 자동화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람의 손이 닿아야 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입고 부분에서 ‘디캔팅’이라고 하는 벌크(Bulk; 대량) 물건을 뜯어내는 작업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느 나라도 자동화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또한 물건을 피킹해서 넣는 작업 또한 아직까지는 사람이 하고 있다. 현재 자동화가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신세계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자동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Q8. 물류센터 아웃소싱이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직접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8. 처음 신세계가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을 결정한 이유도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을 구현해줄 수 있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물류를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으면 우리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신세계가 자체 물류를 수행하는 것처럼 외주를 맡아줄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물류업계와 업체가 우리가 원하는 비즈니스 레벨까지 발전하기를 기다릴 수도 없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우리나라 물류는 많이 낙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인건비도 선진국과 비교해서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물류 현장에서는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직접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행히 최근에 물류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물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국내 물류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낮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전반적으로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에 비해서 물류 분야는 아직 정체되어 있다. 

 

Q9. 마지막으로 신세계 이커머스 전략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내년도 이커머스 업계에 다가올 변화를 간단히 전망해달라.

 

A9. 올 한해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과열됐다면 올해 말부터는 이커머스의 내실을 다지는 분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규모(Volume)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생존을 위한 손익을 고려하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신세계의 회사 정책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올해 진행 중인 온라인 신선마켓(Grocery)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온라인이 유통업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과거 용산 전자상가를 떠올려보자. 내가 어린 시절 용산 전자상가는 모든 전자제품들의 메카였고 항상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예전에는 전자제품을 사기 위해 한번쯤은 꼭 전자상가를 방문하여 이것저것 비교해보고 제품을 구매했었다. 그러나 지금 용산 전자상가는 온라인으로 들어온 주문 건들을 처리하는 물류기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의 중심 유통기지가 온라인 물류센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안테나샵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가전제품 시장이 이렇게 바뀌어 갔듯이 여타 유통시장 또한 변해갈 것이다. 업계에서는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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