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든 있는 물류, 어디에서든 대접받는 것은 아니다
대접받는 물류를 알기 위해서는 현장을 알아야...
(아마도)국내 최초 리얼물류실무 강연 <청춘물류캠프> 현장스케치
행사 시작인 13시 이전에는 CLO 엄지용 콘텐츠팀장이 큐레이션한 CLO 및 참여연사의 소개영상을 틀었다. 반응이 미적지근하여 다음 번에도 틀지는 생각중이라는 후문이다.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는데, 당최 잘 보이진 않는데요?”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 행사가 지난달 23일 막을 내렸다.
CLO캠퍼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 강연 <청춘물류캠프>는 ‘교수님과 인사팀은 모르는 리얼실무강연’을 슬로건으로 열린 행사로, 8명의 5년차 미만 제조·유통·물류 대기업 및 스타트업 실무자가 연사로 참여했다.
각 4부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는 △1부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는데 △2부 스타트업 물류실무: ‘자유로움’에 관하여 △3부 대기업 물류실무: 커튼 뒤, 숨은 노력들 △4부 토크콘서트로 마무리됐다. 행사장인 마루180에는 414명의 지원자 중 선정된 180여 명의 미취업 청년이 참여했다.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
엄지용 CLO 콘텐츠팀장에 따르면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 엄 팀장이 좋아하는 ‘맥주’부터 그룹사운드(밴드)를 하기 위한 ‘악기’까지. 세상 모든 재화는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나름의 과정을 거치며, 그에 따른 물류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엄 팀장은 이어 “물류는 어디에든 있지만, 모든 물류가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첨언했다. 그렇기에 물류업계에 비전을 바라보고 진입하고자 하는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물류가 대우받는 기업(부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엄 팀장의 주장이다.
엄 팀장은 “사실 현업 경험이 없는 청년 입장에서 어떤 기업이 물류를 주목하는지 아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며 “그 청년들의 괴리를 조금이라도 해소시켜주기 위해 물류산업에서 각기 다른 실무를 담당하는 현업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번 강연을 준비한 것”이라 말했다.
엄팀장 ppt 중 발췌. 이 날 행사 첫 번째 세션은 자동차기업 H사 연사가 참여하려 했으나, 회사의 등산 소집으로 부득이하게 참가하지 못했다. 사회생활이 이렇게 하드코어하다.
현업의 이야기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청춘물류캠프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막론한 8명의 연사가 참여했다. 대기업에서는 3PL기업 프로젝트 물류, IT대기업 솔루션 담당, 글로벌 물류기업 마케팅 담당, 포워딩업체 수입영업 담당, 물류대기업 해상영업 담당 등 5명의 연사가 발표했다. 스타트업에서는 제조스타트업 배송 담당, 커머스스타트업 물류센터 운영 담당, 물류스타트업 라스트마일 운영 담당 등 3명의 연사가 참여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대기업에서 물류영업을 담당하는 두 명의 연사가 직무수행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꼽은 공통사항은 ‘시황 파악’이었다. 유가, 국가별 통관과 관련된 특이사항, 성수기 물동현황, 각국 항만의 특수성 등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따라 영업 방법론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물류대기업 해상영업 담당자는 “물류영업은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가격 경쟁력’을 어필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며 “해상영업 특성상 수요·공급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시황’ 파악과 변수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에서 각기 다른 물류를 담당하는 세 명의 연사가 전한 실무는 ‘자유로움’이 가장 큰 특징으로 언급됐다. 본인이 맡은 직무뿐만 아니라 여타 기업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의 장점이 되지만, 스스로 일을 찾아 해야 하는 책임 또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물류스타트업 라스트마일 운영 담당자는 “능력을 인정받는다면 연차와 관계없이 PM(Project Manager) 역할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의 강점”이라며 “명함에 적힌 직무는 ‘운영’이지만 신규 솔루션 도입·교육부터 입지분석, 데이터 시각화, 고객 클레임 응대까지 별별 직무를 맡고 있다”고 전했다.
CLO 김철민 편집장의 개회사. 김 편집장은 "이 날 행사의 유일한 '아재' 발표"라고 말하며 개회사의 운을 띄웠다.
현장과 마주하려면
“연사들이 어제 겪은 하루 일과를 여과 없이 그대로 말씀해주세요” 청춘물류캠프의 마지막 세션인 ‘토크콘서트’에서 나왔던 한 청중의 질문이다.
이 질문은 물류업계를 경험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있어 ‘물류업계의 일상’ 자체가 미지의 영역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반증한다. 기업 인사팀이 제시하는 계약물류, 프로젝트 물류, 포워딩 영업, ERP 사업, 라스트마일 물류운영과 같은 ‘직무’는 여전히 실무를 경험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막연하게 다가온다.
청춘물류캠프의 기획취지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었다. 물류업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청년과 업계 현장의 정보비대칭의 해소하여, 청년들이 취업 이전 어디에든 있다는 물류 중 자신에 맞는 물류는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청년(명지대 무역전공)은 “물류업계 취업을 꿈꿨지만 실제 물류직군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현장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현직자 분들과 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청춘물류캠프가 흔치 않은 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밝혔다.
한편, 청춘물류캠프는 연례행사로 기획돼 내년 상반기 공채시즌 이전 다시 한 번 열린다. 이번 행사가 청년들과 물류현장 사이의 정보 비대칭 해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길 바래본다.
※ 본 기사는 현장스케치 형식의 ‘프리퀄’로 청춘물류캠프 참여 연사들의 실무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오는 10일 발행 예정인 CLO 10월호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