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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가 사랑한 물류업체 '바이슬', 택배 그 이상을 넘보는 이유

by 임예리 기자

2017년 10월 01일

- 지난달 26일 미국상장한 '바이슬물류', 미국시장 진출한 6번째 중국 민영택배업체

- 바이슬물류 최대주주는 알리바바, IT-물류 융합 눈길

- 화물운송, 클라우드, 캐피털 등 7대 사업부문 완성, 택배 넘어 공급망 기업 될 것

- 영업이익 적자는 숙제, 물류사업 다변화로 풀어나갈 것

사진출처= 바이슬그룹 홈페이지


알리바바가 최대 주주로 있는 중국 대형 택배업체 바이슬물류(百世物流, 이하 바이슬)가 지난달 26일 미국 증시 상장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미국 자본시장에 진출한 중국 민영택배업체는 총 6개로 늘어났다.


바이슬은 이번 IPO(주식공개상장)를 통해 주당 10달러에 미국예탁증권(ADS) 총 4500만 주를 발행해 총 융자금액 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159억 원)를 조달했다.

미국예탁증권(American Depositary Share): 에이디에스는 미국예탁증서(ADR: American Depositary Receipts)가 대신하는 실제 주식을 의미한다. ADR은 국제 지점망을 가진 미국 은행이 미국에서 해외 주식을 매입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발행하는 증서다. 이때 매입자는 실제 주식이 아닌 ADR을 보유하며 ADS는 미국 은행의 해외 지점이 갖게 된다.  ADR을 통해 ADS를 보유한 투자자는 달러를 해외 통화로 환전할 필요 없이 ADR을 매입한 것만으로도 배당이나 자본이득 등 주식을 보유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출처: 에듀피디)

 

바이슬은 이번 상장 당시 자사를 '스마트 공급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망 업체'로 정의했다. 중국에서는 '택배업체'로 잘 알려져 있는 바이슬이 스스로를 '공급망 업체'라 정의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윈이 반한 택배업체


중국 택배업계에서 바이슬은 사실상 알리바바 계에 속하는 업체로 알려져있다. 바이슬은 2008년 이후 9년 동안 8번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중 알리바바가(계열사 포함) 참여한 횟수가 5번이었다. 

 

알리바바는 바이슬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바이슬 측이 발표한 주식모집설명서(IR)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2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 뒤는 바이슬그룹 창립자 저우샤오닝(周韶宁)이 14.7%, CR Entities이 11.3%, IDG캐피털이 6.2%, 차이냐오네트워크(菜鸟网络)가 5.6% 순이었다. 알리바바 계통이 가진 바이슬 지분을 합하면 29%에 이른다.

차이나리포트 바이슬 百世 알리바바 ▲ 바이슬물류의 융자 유치 내역(출처: PEdaily.cn)

 

IR상에 밝혀진 바이슬 측의 이사진 명단을 통해서도 바이슬과 알리바바의 깊은 관계를 엿볼 수 있다. 통원홍(童文红) 챠이냐오네트워크 최고경영자와 천쥔(陈俊) 알리바바그룹 부총재의 이름은 저우샤오닝 바이슬 창립자의 이름보다 먼저 적혀 있었다.

 

IT를 사랑한 택배업체


바이슬이 알리바바와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한 이유에 대해 현지 업계에서는 IT를 기반으로 한 저우샤오닝 바이슬 창립자의 이력에 주목한다. 바이슬을 설립하기 전까지 저우샤오닝은 오래도록 IT업체에 근무했다. 저우샤오닝은 상하이 푸단(复旦)대학 컴퓨터공정학과를 졸업한 이후,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 UT스다캉(斯达康)의 글로벌총재, 동사 중국총재, 구글 중국 총재를 역임한 뒤, 2006년 바이슬을 설립하게 된다.


저우샤오닝 창립자의 배경에 따라 바이슬 역시 IT의 물류업계 활용을 강조하고 나섰다. "과학기술로 물류업을 변화시킨다"는 바이슬의 방향성이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기술론'과 일치했다는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바이슬 내부에는 500여 명의 엔지니어가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R&D 사업에 투자된 금액은 40억 위안(한화 약 6,906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또한, 바이슬그룹 내부 각 사업부의 총경리는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저우샤오닝 바이슬 창립자(CEO)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는 물류업계 뿐만 아니라 대다수 업종에서 데이터 기술은 필수적"이라며 "특히 물류업은 반드시 스마트화, 정보화가 이루어질 분야"라고 언급했다.


택배를 넘어서 공급망물류로


중국 현지에서 바이슬이라는 이름은 택배업체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바이슬은 스스로를 택배업체가 아닌 '공급망 업체'라 표현한다. 왜일까. 바이슬그룹의 성장과정을 보면 그 이유를 단편적으로 짐작 가능하다.

 

바이슬은 2007년 항저우바이슬네트워크기술유한공사를 설립했고, 이후 2009년 창고보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0년엔 또 다른 택배업체 후이통콰이윈(汇通快运)을 인수하여 이름을 '바이슬후이통(百世汇通)'으로 바꿈으로써 정식으로 택배업계 진출을 알렸다. 이후 바이슬그룹 내부에 화물운송(2012년), 캐피털(2013년), 오프라인 편의점인 바이슬스토어 부문(2015년)이 차례대로 개설되기 시작했다.


현재 바이슬그룹 산하에는 바이슬화물운송(Best Freight), 바이슬택배(Best Express), 바이슬서플라이체인(Best SupplyChain), 바이슬클라우드(Best Cloud), 바이슬 캐피털(Best Cloud), 바이슬 글로벌(Best Global), 바이슬 스토어 플러스(Best Store+) 등 7개의 큰 사업부가 있다. 이러한 사업부문 분류는 기존 전통 택배업체보다는 공급망물류를 다루는 '종합물류기업'에 가깝다.

 

저우샤오닝 CEO는 그가 처음 바이슬을 설립했을 당시, 물류업계의 각 부문이 분리되어 있어 효율적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물류시장은 매우 크지만, 동시에 굉장히 낙후한 시장이기도 하다"며 "기술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면 물류판에는 결국 무분별한 단가 경쟁만이 격렬하게 진행되어 전체 시장의 효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공급망 과정을 재통합하는 것이었고, 그 목표에 따라 바이슬그룹의 사업부문은 서로 연계되어 바이슬만의 생태계를 만들어 내고자 한다.  클라우드 부문은 기초적인 기술 설비를 지원하고, 캐피털은 금융 관련 부가가치 서비스를 지원한다. 나머지 부분들은 재고관리부터 주문관리, 택배 배송까지 전체적인 물류 솔루션의 한 축을 이룬다.

 

특히 상업-창고배송이 일체화된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위해서 바이슬 스토어 플러스는 하나의 거점으로서 택배 수령, 발송, 대금지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경자산(轻资产: 고정 자산 투자가 적은 운영방식) 구조를 가진 사업모델이 바이슬의 물류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큰 성장 뒷면 영업이익 적자, 수익 다변화는 숙제로

 

바이슬이 발표한 IR에 따르면, 2012~2016년간 바이슬 택배와 화물운송 부문은 각각 93% 성장했고, 공급망(Suply Chain) 부문은 96% 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바이슬은 약 9,000여 개의 협력파트너사, 텍배와 화물운송 영역에서 2만 7,000여 개의 거점, 215개의 창고 가맹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바이슬은 중국 택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소폭이지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성장하고 있다. 중국 톈펑증권연구소(天风证券研究所)에 따르면, 바이슬 택배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5.3%에서 2016년 6.9%로 증가했다. 바이슬택배의 영업수익(순매출액) 역시 증가해 2016년에는 2014년의 3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슬의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한계로 지목된다. 2014년 12억 9000만 위안, 2015년 53억 5000만 위안, 2016년에는 56억 1000만 위안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택배부문의 수익이 바이슬그룹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계속되는 적자는 바이슬에게 있어 큰 숙제로 거론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슬 측은 지속적으로 바이슬 스토어 플러스를 중점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특히 라스트마일에서 제공할 수 있는 B2C생활 서비스 사업모델 역시 지속적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바이슬 스토어에서 택배를 수령, 발송, 대금 지불을 할 뿐만 아니라 세탁 서비스와 같은 생활 서비스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바이슬이 알리바바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만큼, 향후 알리바바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한 성장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는 알리바바가 강조하는 '신(新)소매' 기조와도 이어지는데, 알리바바 신소매의 선행자로서, 바이슬은 해당 분야에서 알리바바와 지속해서 교류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2PL을 넘어선 해법을 찾아서


물론, 알리바바와의 협력 강화는 양날의 검이다. 현재 바이슬택배의 수익의 약 80% 정도가 모두 알리바바 계통 업체와의 사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바이슬의 수익구조가 과도하게 알리바바를 의지하고, 단순하게 보여질 수밖에 없다. 

 

바이슬은 이에 대해 다양한 파트너십과 함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알리바바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축소시키고자 하는 모습이다. 바이슬은 지난 8월 11일 징둥(京东), 톈톈택배(天天快递)와의 합작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이번 미국시장 상장 발표 이전인 2000년도에 이미 미국 뉴너지와 캘리포니아에 각각 2만 제곱미터와 1만 5,000제곱미터 상당의 운영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저우샤오닝 CEO는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바이슬 전체 수입의 20~30%를 해외 시장에서 창출할 것"이라 전했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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