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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 택배업계 깊어지는 '라스트마일' 고민, 해결사는 편의점?

by 임예리 기자

2017년 08월 04일

내려가는 택배단가, 커지는 배송부담···편의점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해 효율화 추구

편의점 직영과 프랜차이즈 모델 사이에서 고민하는 택배업체

차이나리포트 중국 택배 라스트마일 편의점 순펑 차이냐오 징둥 위엔통

최근 중국에서 라스트마일(Last-mile) 효율화를 위해 편의점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알리바바의 차이냐오(菜鸟), 징둥(京东)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슌펑(顺丰, S.F Express)과 같은 택배업체 역시 "택배+편의점" 모델을 활용 중이다. 지난 2일에는 중국 10대 택배업체 중 하나인 위엔통(圆通) 역시 편의점 브랜드를 론칭하며 편의점 업계에 뛰어들었다.

 

위엔통이 론칭한 편의점 브랜드는 맘스셀렉션(Mum's Selection, 妈妈菁选)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번 문을 연 맘스셀렉션 1호점은 상하이의 한 고급주택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크기는 50m²(약 15평)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에는 600여 종의 상품이 비치되어 있고, 이중 신선식품이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차이나리포트 위엔통 맘스셀렉션

 

맘스셀렉션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장보기와 택배 서비스 크게 두 가지다. 소비자는 일반 편의점처럼 매장에서 물건을 살 수도 있지만, 온라인에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편의점에서 고객의 집 앞까지 상품을 배송해준다. 맘스셀렉션은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플랫폼 이궈셩셴(易果生鲜)과 합작해, 소비자는 이궈셩셴 앱을 통해서도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는 맘스셀렉션에서 택배 수령과 발송을 모두 할 수 있다.

 

위엔통은 이미 2015년 마마이잔(妈妈驿站)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한 바 있다. 마마이잔은 차이냐오의 차이냐오이잔(菜鸟驿站)처럼 택배를 대리수령 할 수 있는 센터다. 이잔(驿站)은 학교와 주거지역에서 택배 수령센터를 설립해 라스트마일 단계에서의 배송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현재 중국전역에 약 1만 6,000여 개의 마마이잔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차이냐오이잔은 약 4만 개 정도다.

차이냐오 차이냐오이잔 택배 라스트마일 차이나리포트▲ 차이냐오이잔 내부 모습

 

맘스셀렉션은 마마이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전의 마마이잔은 택배 수령 서비스만 제공했다. 그러다 올해 2월부터 마마이잔에서 소량의 일상용품을 팔기 시작했다. 맘스셀렉션은 이보다 많은 일상용품은 물론, 신선식품까지 상품 카테고리에 추가했다.

 

위에 언급했듯 택배업체가 편의점과 합작하거나 아예 편의점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위엔통이 처음은 아니다. 순펑의 경우 2007년 타이완의 췐지아(全家), OK편의점이라는 편의점 브랜드의 4,900여개 매장과 합작한 적이 있다. 2011년, 배송망이 구축되지 않은 곳에 20여개의 직영 편의점을 세우기도 했지만, 잘 운영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2012년 순펑의 신선식품 온라인몰 순펑요우셴(顺丰优选)이 정식 출시되었고, 2016년 순펑요우셴의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열었다.

 

바이슬(百世)택배는 작년 9월 항저우에 1호 바이슬뎬지아(百世店加)을 오픈하면 본격적으로 편의점 업계에 뛰어들었다.

 

징동의 경우, 올해 4월 '100만 편의점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향후 5년 내 중국 전역에 100만 개의 징동 편의점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100만 개의 편의점 중 절반은 농촌 지역에 위치시킨다는 입장이어서, 이에 따른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이 분분하지만, 편의점이 라스트마일 거점 확보와 유통 채널 확장을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늘어나는 택배 물량과 업무 처리 부담이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커머스 성장과 함께 중국의 택배 물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택배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택배업체의 이윤은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렇다보니 라스트마일에서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택배 도착 지연이나 분실, 서비스 품질 저하를 경험하기도 한다. 택배업체는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과 증가하는 고용노동비에 반해 이윤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앋괸다.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中国国际金融有限公司)의 발표에 따르면, 2007년 30% 수준이었던 택배업계 총이익율이 최근 5~10%까지 떨어졌다. 중국 매체를 통해, 베이징이나 상하이이에서 라스트마일 배송을 맡은 점포가 파산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택배+편의점" 모델은 택배 배송망을 효과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단순하게 택배를 받거나 보내는 플랫폼이 아니라, 배송기사의 배송시간을 줄여주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할 수도 있다.

 

편의점 운영, 직영과 프랜차이즈

 

한편, 편의점 브랜드를 론칭하는 방식에는 직영과 프랜차이즈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징동의 경우, 프랜차이즈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큰 자본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농촌 지역에서 자사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차이냐오 역시 기존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으로 제휴 편의점 수를 늘려가고 있다.

 

물론, 프랜차이즈 방식은 점주 관리가 어렵고 이에 따라 서비스 품질의 저하가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6월 차이냐오와 합작했던 상하이의 하오더(好得)와 커더(可的) 편의점은 모두 택배 수령 서비스를 중지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기 쉽다. 이익분배, 상품 훼손 및 보상 등의 문제 역시 가맹점 모델에서는 관리가 쉽지 않다. 또한,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있는 편의점의 수익을 어떻게 최대화 할 것인지도 고민이 될 수 있다.

 

바이슬과 위엔통은 완전 직영 방식으로 편의점을 운영한다. 직영 모델은 본사가 편의점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정도가 비교적 크고, 택배업체가 비교적 투명하게 편의점의 경영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품질에 대한 관리 역시 프렌차이즈보다 쉽다.

 

차이나리포트 위엔통 맘스셀렉션 라스트마일▲ 맘스 셀렉션 내부 모습

 

물론 직영도 단점은 있다. 기본적으로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한다. 또한, 택배업체의 본래 역할과는 다른 성격의 경영을 해야 하고, 편의점의 경영 상황이 회사의 매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런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위엔통은 유통 분야의 전문가를 편의점 사업 부문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맘스셀렉션의 담당부서 인원 중 상당수가 월마트, 까르푸, 중국 슈퍼마켓 체인 용후이(永辉) 등 출신이다.

 

현지 업계에서는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순서와 관련 없이, 소매업에 뛰어드는 택배업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택배 수령·발송 서비스와 같은 기본 기능 외에도 편의점 업계에서 차별화 전략 역시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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