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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역직구 사례로 본 CBT 전용만의 가능성

by 김정현 기자

2017년 06월 18일

회색영역 거치는 現 물류 방식은 불안, 대안 없나

증가하는 이커머스 물동량…장기적 관점에서 CBT 전용만 고민해야

이철훈 위메프 글로벌사업 팀장

▲ 이철훈 위메프 글로벌 사업 팀장

 

발표. 이철훈 위메프 글로벌 사업 팀장 / 정리. 김정현 기자

 

지난 4월 14일 열린 ‘로지스타 서밋 2017’에서는 학생,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CLO스테이지를’ 마련했다. CLO스테이지는 총 두 세션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제1세션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전용 상업항만 활성화 조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였다. 현업 종사자들의 입을 통해 우리나라 항만물류의 환경 변화와 CBT 전용만 활성화 방안을 들어보자.

 

국경을 넘나드는 물동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위메프를 포함해서 한국의 상품을 해외 소비자가 직접 구매한 ‘역직구’ 판매액은 약 2조 원에 달한다. 직구시장의 평균 객단가인 23,000원으로 나눠보면, 연간 약 8천 700만 건의 주문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다시 영업일 기준으로 나눠보면, 하루 평균 처리되는 주문은 35만 건에 이른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역직구 시장이다. 역직구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6년 온라인 쇼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역직구 거래액은 2015년 4/4분기 4,452억 원에서 2016년 4/4분기 7,219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대중국 거래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4분기 75%에서 2016년 4/4분기 80%로 약 5% 증가했다. 위메프가 현재 중국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으로 배송을 할 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물류수단에는 EMS, 항공 특송, 해상, 보세창고 등이 있다. 순펑(順豐·SF Express), 위엔통(圓通)택배, 션통(申通) 등 중국 현지 운송사들이 한국에 진출해 중국 해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위메프는 EMS와 케이패킷(EMS에서 파생된 것으로 2kg 미만의 개인 소포만을 취급한다) 등 약 11개 배송업체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중국으로 내보내는 전체 물량 중 20%는 해상 EMS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이밖에도 홍콩 등의 국가로 물건을 보낸 뒤 다시 중국 현지로 보내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며, 선전 및 동관 지역으로 물건을 보내 통관을 거치는 방법도 쓴다.

 

그러나 현재 위메프가 사용하고 있는 ‘회색영역’을 통한 물류 방식은 불안전하다. 항상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중국 사회나 정책이 바뀌면 어느 순간 지금의 물류 방식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왕왕 바뀌는 세금 및 관세 정책으로 통관이 지연될 여지도 있다. 이러한 불안전함은 때로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기도 한다.

 

현재 중국으로 물건을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선 차이니아오(티몰글로벌)와 현지 보세창고에 물건을 대량으로 보낸 뒤 주문이 발생할 때마다 통관하고 배송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보세창고로 물건을 보내는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만 개는 팔릴 것이라고 예상해 물건을 보냈는데, 그 중 단 천 개만 팔리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중국 시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남은 상품을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야 하는데 여기서 다시 비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CBT 물량은 항공을 통해 이뤄지는 실정이다.

 

사실 현재 발생하는 물량만을 가지고 CBT 전용항만을 설립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주장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경을 넘나드는 물동량이 매년 증가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CBT 전용항만 설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한중일 3국이 싱글마켓을 만들어서 전자상거래 제품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 그리고 이 싱글마켓이 미래에 실현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여수처럼 지리적 이점이 있는 곳에 CBT 전용항만을 만들어 중국과 일본의 통관을 바로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배송단가와 제품 품질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한중일 CBT 물류의 허브 역할을 한국이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CBT 전용항만 설립. 2020년까지 역직구 시장의 규모가 약 4조 원대로 성장한다고 가정한다면, 그리고 CBT 전용항만이 이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미래에 증가한 물량의 50%만 처리해도 현재 발생하고 있는 전체 역직구 물량만큼을 CBT 전용항만에서 처리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위메프와 같은 역직구 업체는 조금 더 진취적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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