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 디캠프가 오는 15일 국토교통부와 역삼동 디캠프 다목적홀에서 물류를 주제로 한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 ‘디파티(D.PARTY)’를 개최한다. 디캠프가 물류를 주제로 스타트업 지원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캠프는 ▲정부의 물류 혁신 지원 정책 ▲물류 시장을 뒤흔들 미래 기술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물류 혁신 스타트업 등 4개 세션으로 나눠 행사를 진행한다. 참가자는 본격적인 세션이 시작하기 전 테라스에 마련된 부스에서 참가 기업의 서비스를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세션 종류 후에는 식사와 함께 네트워킹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행사는 국토교통부의 물류스타트업 지원 정책 발표로 시작된다. 이어 진행될 물류 미래 기술 세션에서는 삼성SDS SL사업부의 양영태 그룹장이 5월 말 출범한 ‘해양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과 물류 분야의 블록체인 기술을 소개하고,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의 최용덕 수석연구원이 ‘CJ대한통운을 해체할 스타트업 미래 유망 기술’을 발표한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시너지 사례도 공유한다.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는 CJ대한통운과 휴맥스의 협업 사례를, 원더스 김창수 대표는 한진과의 협업 사례를, 헬로네이처의 좌종호 부대표는 SK플래닛과의 인수합병 사례를 각각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는 각 사의 서비스와 비전도 소개될 예정이다.
마지막 물류 혁신 스타트업 세션에서는 ▲마켓컬리 이성일 물류팀장이 ‘샛별배송의 시작과 현재’ ▲우아한형제들 이현재 실장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마이창고 손민재 대표가 ‘전자상거래에서 풀필먼트의 중요성’ ▲옐로익스프레스 이준복 대표가 ‘국제 전자상거래 B2C 물류의 허들과 혁신’ ▲도어맨로지스 이승원 대표가 ‘당신의 택배보조: 온디맨드 택배 대리수령 및 배송’ ▲텐원더스 이정훈 대표가 ‘직거래 위주의 개인 간 중고거래 한계 극복을 통한 시장 확대’ 등의 주제로 물류 시장의 변화와 혁신 방향을 이야기한다.
행사 참가를 원하는 물류·유통 관련 스타트업과 이들과 협력을 희망하는 기업인 및 투자자는 6월 12일(월)까지 디캠프 홈페이지(www.dcamp.kr/event/apply/1932)를 통해 참가 지원을 하면 된다.
잠깐 언급했듯 디캠프와 같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 ‘물류’를 주제로 행사를 기획한 것은 이례적이다. 인프라 투자에 기반을 둔 B2B사업이 중심이 되는 물류산업에는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어려우며, 순수 물류 아이템을 정면에 내세우는 스타트업의 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류를 다루는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유통·IT 등 이종산업에서 파생한 업체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디캠프가 물류 관련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무엇일까? 행사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고 한다. 장나영 디캠프 사업운영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지난 2월 스타트업 지원기관 디파티(비정상회담)의 네트워킹 장면(사진제공: 디캠프)
Q1. 물류디파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A1. 지난 수요일까지 약 150여 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신청자가 몰리는 속도가 역대 디파티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르다. 다양한 산업군의 관계자가 이번 행사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눈에 띈다. 가령 부스를 신청해주신 한 분은 법무법인 관계자인데, 행사장에서 간이상담소처럼 물류와 관련된 법무를 상담하고자 하더라. 대기업 쪽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신청해 놀랐다.
이번 행사에 투자계의 관심도 크다. 참가희망자 중 20% 정도는 엔젤투자자, VC, 액셀러레이터,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등 스타트업 투자업계 관계자들이다. 디캠프와 연계된 투자자 사이에서도 물류산업의 시장성을 긍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 투자자가 물류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은 부족한 것 같다. 그 와중에 디파티에서 물류를 다룬다고 하니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말하는 투자업계 관계자도 있었다.
Q2. 스타트업 지원기관이 물류를 주제로 행사를 기획한 것은 이례적이다. 행사를 준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A2. 이번에 23회차를 맞이한 디파티는 디캠프가 2015년부터 시작한 네트워킹 행사다. 디파티는 ‘특정산업’과 관련되어 있는 기업, 투자사, 미디어 등 협업을 원하는 관계자들을 모아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산업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특히 디파티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이미 어느 정도 규모를 이뤄 성행하고 있는 산업이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을 소개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실 물류는 아직까지 스타트업이 진입하기에는 어려운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물류 관련 미디어 보도가 늘어나는 것이 보였고, 물류스타트업이 크게 늘었다는 기사를 접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 국토교통부로부터 물류 관련 포럼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아직 물류분야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의 정량적인 숫자는 부족한 것 같았으나 성장성은 있는 것으로 파악했기에 물류디파티를 기획하게 됐다.
Q3. 물류디파티만의 특색이 있다면?
A3. 물류는 다른 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전 디파티는 산업 내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참가자를 받았지만, 이번 물류디파티는 물류를 중심으로 협업할 수 있는 이종산업 관계자에게도 자유롭게 문을 열어 놨다. 지원공고에도 ‘물류서비스와 협력이 필요한 타산업군 종사자’ 항목이 새롭게 들어갔다.
또한 디캠프는 디파티 참석자 중 희망자에 한해 연락처, 이메일, 자사 홈페이지 주소 등 네트워크 채널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것은 이번 물류디파티뿐만 아니라 디파티 자체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서 시간이 부족해 네트워크 교환을 못했던 사람들도 공유된 네트워크를 통해 행사가 끝난 뒤 서로 연락하고 만날 수 있어 반응이 괜찮다.
Q4. 행사 연사로 참여하는 기업 중에는 비물류업체도 눈에 띈다.
A4. 물류라는 게 굳이 창고보관, 운송 등의 영역에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실상 요즘은 유통, 물류, 커머스를 구분하는 게 의미가 없다. 산업군별로 시장을 나누면 오히려 트렌드에 뒤쳐지고 혁신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연사를 섭외할 때도 물류산업뿐 아니라 물류산업에서 파생된 다양한 기업들을 염두에 두었다. 즉 전통적인 물류 개념에 국한되지 말자는 목소리가 디캠프 내부에서 나왔다.
이번에 참여하는 스타트업 중 마켓컬리는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지만 신선식품 배송이라는 큰 도전을 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처음부터 자장면 배달을 직접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종산업에서 물류로 파생되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디파티 참여 연사로 성공한 ‘리딩 스타트업’ 관계자만 모시는 것도 아니다. 기존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신생기업이더라도 연사 섭외 요청을 드렸다. 가령 ‘도어맨로지스’와 ‘텐원더스’는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기업임에도 트렌드를 공유하는 것이 주목적인 세션의 취지와 부합하는 것 같아 이번 행사의 연사로 초청하게 됐다.
Q5. 이번 행사는 국토교통부와 공동주관, 물류산업진흥재단,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공동주관·후원기관과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가.
A5. 디캠프는 협업기관(주관·후원 등)을 선정할 때 첫 번째로 ‘정보공유’가 가능한지, 두 번째로 해당 기관이 행사 참가자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번 물류디파티의 경우, 디캠프는 판을 깔고 주관·후원기관은 정보공유와 네트워킹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토부는 스타트업의 정책 니즈를 수렴할 수 있고, 물류산업진흥재단은 디캠프에 부족한 전통 물류산업 종사자들의 네트워크 풀을 가지고 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예전부터 물류스타트업에 특화된 지원기관이었다. 이들 기관은 디파티를 통해 형성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책 반영 및 신생 스타트업 지원 등 후속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는 듯하다. 물론 디캠프도 해당 기관으로부터 연사 섭외나 평판 체크 등과 관련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