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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스텍 "RFID 경쟁력은 미들웨어"

by 임예리 기자

2017년 04월 22일

4차산업혁명

 

글. 임예리 기자

 

포에스텍은 RFID 자동인식기술 기반 솔루션 개발 업체다. RFID란 무선 주파수(RF: Radio Frequency)를 이용해 물건 혹은 사람을 식별(Identification)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대상의 데이터를 태그(Tag)에 저장하고, 리더기(Reader)를 이용해 무선주파수로 이 정보를 추적하는 식이다.

 

RFID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인식속도’와 많은 ‘데이터 처리량’이다. 한 번에 하나씩 접촉해서 인식해야 하는 바코드와는 대조적으로, RFID는 태그에서 나오는 주파수를 통해 한 번에 여러 대상을 비접촉식으로 인식할 수 있다. 유통·물류업계에서는 이러한 RFID의 장점에 주목했다. 바코드 대신 RFID를 활용하면 제품의 생산, 유통, 보관, 소비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RFID▲ SPA의류 브랜드 자라(ZARA)로 유명한 인디텍스社는 RFID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디텍스는 의류에 부착된 RFID 태그를 통해 매장에서 어떤 종류, 어떤 색의 옷이 팔리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해 재고관리의 효율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또한 인디텍스에 따르면 이렇게 쌓인 판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디자인의 제품이 잘 팔리는지를 빠르게 파악하여 소비자의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한편 2013년 설립된 포에스텍은 RFID를 이용한 국가 기록물 관리 시스템과 공공기관 물품 관리 시스템 개발 및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RFID를 사용하기 이전에는 비(非)전자 기록물과 공공기관 물품을 관리할 때 바코드를 일일이 붙여서 확인해야 했지만, RFID 도입 이후에는 리더기로 기록물과 물품을 한 번에 스캔할 수 있어 관리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게 포에스텍의 설명이다. 포에스텍은 과거 2주가 소요되던 서고 관리에 현재 1~2일 단축됐다고 강조한다.

 

이승원 포에스텍 대표는 “소위 제3의 물결에서 말하는 ‘정보화 혁명’이 다가온 가운데 유통·물류 업계에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바로 RFID”라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태그 가격 등의 이유로 RFID가 전면 상용화되지 못했고, 포에스텍은 기록물 관리라는 특수 분야를 공략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현재 국가기록원, 국회도서관, 검찰청과 몇몇 시·군·구청에 포에스텍의 시스템이 납품된 상태”라며 “향후 공사나 대학기관, 군부대 등도 RFID 시스템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FID, 지게차부터 스마트팜까지

 

포에스텍이 RFID를 활용한 기록물 관리과 공공기관 물품 관리 시스템 개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게차 관리 시스템’이다. 지게차 관리 시스템은 포에스텍이 물류 효율화를 위해 개발한 RFID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인천항만공사의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인 ‘두드림(Do Dream)’에 선정돼 현재(2017년 3월 기준) 한창 준비 중에 있다.

 

포에스텍은 ‘제조공장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원자재 운반에 지게차가 이용되는 것’에서 지게차 관리 시스템 개발의 힌트를 얻었다. 포에스텍의 지게차 관리 시스템은 RFID 태그가 붙은 팔레트나 제품을 지게차가 옮기면, 재고조사를 일일이 할 필요 없이 자재입고증이나 납품증 내역이 RFID 태그값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시간 트래킹(Tracking)도 가능해서 화물의 적재 위치를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적재할 수 있다. 지게차에 센서를 부착해 7~20m 반경에서 지게차의 위치를 감지하고, 알람을 통해 위험을 방지하기도 한다. 즉, 지게차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제품 공정의 이력관리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게차 관리 시스템 외에도 포에스텍은 인삼재배 스마트팜(Smart Farm) 시스템, 잠수부를 위한 스마트 슈트(Smart Suit) 시스템, 창고관리, 자재관리 시스템 개발 등 총 8개의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얼핏 봐도 상이한 분야다. 포에스텍이 이처럼 여러 분야의 RFID 시스템 개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응용프로그램이 아닌 미들웨어(Middleware)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전달, 미들웨어를 통해

 

미들웨어(Middleware)란 분산 컴퓨팅 환경에서 서로 다른 기종의 하드웨어나 프로토콜, 통신환경 등을 연결하여, 응용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환경 간에 원만한 통신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RFID에 사용되는 미들웨어는 리더기로 수집한 태그 정보를 처리해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미들웨어 개념도

▲ 미들웨어의 역할

 

미들웨어는 데이터를 거르는 역할도 한다. 한 조직 내에서 한 대의 리더기만 사용된다면 애플리케이션도 그것에 종속된 한 가지만 쓰면 된다. 하지만 태그의 양과 사용하는 리더기의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수집되는 태그 데이터의 양도 증가한다. 만약 마구잡이로 모든 데이터가 전달된다면 네트워크는 과부하에 걸리고 만다. 미들웨어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를 필터링하고 그룹핑(데이터를 그룹별로 분류하는 것)하여 애플리케이션이 실제 필요로 하는 데이터만 전달한다. 즉 미들웨어는 리더기를 통해 들어온 태그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미들웨어의 역할은 마치 어댑터와 같다. 여러 대의 리더기를 쓰거나, 리더기를 교체해 새로운 리더기를 쓰더라도 기존 미들웨어를 사용하면 애플리케이션이 문제없이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http통신을 쓰는지 아니면 바로 전송할지 등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인식된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전송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미들웨어를 통해 이뤄진다. 데이터 수집이 이뤄지는 말단에서 응용프로그램으로 가는 중단단계에 ‘미들웨어’라는 플랫폼을 두는 것이다.

 

한편 포에스텍의 미들웨어에는 유스타(U-Star), 유웨어(U-Ware), 스마트 RFID(Smart RFID), 스마트 IoT(Smart IoT)가 있다. 우선 ‘유스타’는 RFID 리더로부터 수집된 태그 데이터를 시스템과 연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들웨어다. 유스타는 대형마트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정용 센서와 같은 고정형 리더기를 제어하여, 전체 RFID 인프라를 관리하고 모니터링한다. 반면 ‘유웨어’는 모바일 서버 형태의 미들웨어다. 유스타와 유웨어는 이 대표가 포에스텍 이전에 몸담았던 직장에서 양수·양도 형식으로 인수한 미들웨어로, 2016년 9월에는 두 가지 모델이 하나로 합쳐져 ‘스마트 RFID v1.0’이 됐다.

 

이 대표는 “이전까지 활용 상태에 따라 미들웨어를 분리했는데, 국내에서는 미들웨어를 따로 분리해서 쓸 정도로 광범위한 형식이 필요하지 않다”며 스마트 RFID의 개발 배경을 전했다. 그는 또한 “유스타는 리더기가 수백 대씩 움직여도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제품군의 용량이 광범위하나, 그만큼 가격대도 고가였다”며 “이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축소함으로써 사용자가 이용하기 쉬우면서도 저렴한 모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스마트IoT로 중소기업 진화 돕다

 

포에스텍의 다음 목표는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이다. ERP는 통합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생산부터 구매, 판매, 자금, 회계까지 모든 회사 업무를 효율적으로 자동 조정해주는 전산시스템이다. 기업은 ERP를 이용함으로써 자사 경영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경영의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가격이 비싸고 배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ERP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특별히 다른 기능은 필요로 하지 않고, 추가 생산량이나 입고량, 출하량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싶어 하지만, 단순히 그것을 위해서 10억 원이 넘는 ERP를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자사 미들웨어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작은 범위를 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ERP’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개발된 미들웨어가 바로 ‘스마트 IoT(Smart IoT)’다. 스마트 IoT는 IoT 기반의 각종 하드웨어(RFID, Beacon, GPS, 온도센서, 습도센서,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등 각종 센싱 장비)를 제어, 모니터링하여 통합적으로 프로그램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미들웨어로 데이터를 수집하면, 장비나 설비가 바뀌더라도 메인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고객이 필요한 부분만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가령 센서 하드웨어로서 RFID를 새로 도입하지 않고 기존 바코드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맞춤형 ERP 프로그램을 ‘할부’에 비유하면서, “고객의 사용 목적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도입비용은 현재의 80% 수준으로 낮다. 그때그때 필요한 프로그램을 덧붙일 수도 있으며, 고객은 그에 상응하는 이용료만 내면 된다”며 “즉 스마트 IoT는 ERP를 단순화한 것이 아니라 ‘기업 맞춤형’으로 각각의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미들웨어를 기반으로 이에 접근해 운영 효율화를 달성하며, 트래킹을 통해 위험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팩토리의 조건

 

한편 2017년 2월 스마트 IoT의 GS(Good Software)인증을 획득한 포에스텍은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 납품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2~3년 내로 스마트팩토리로 가는 변화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대표는 스마트팩토리 활성화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의 수가 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효성 있는 컨설팅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역시 데이터의 흐름을 원하는 대로 보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스마트팩토리의 시대, 즉 4차 산업혁명의 진정한 시작”이라 강조했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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