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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의 콜드체인로드] 이마트에게 배운다 '풀필먼트 남겨진 과제는'

by 이성일

2017년 04월 16일

이커머스의 경쟁력으로 떠오른 풀필먼트센터, 이마트몰 센터의 강점은

회차배송·센터분할·회수형부자재·DPS 등 남겨진 과제

김포센터

 

글. 이성일 마켓컬리 로지스틱스 리더

 

이마트몰은 신세계 이마트(E-mart)의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마트몰은 고객과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직원이 고객 대신 장을 봐주고 이를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하지만 온라인 구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방식의 물류 운영은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다. 이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기존의 운영 방식이 온라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이유는, 기존 점포가 오프라인 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포장, 분류, 주차를 위한 공간이 부족할뿐더러 작업 동선도 비효율적이다. 애초 이마트가 이마트몰 사업을 시작할 때,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가 최대 1조 원까지의 온라인 매출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2016년 이마트몰의 매출액은 이미 9,000억 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의 주문처리 능력이 한계를 맞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몰 연간 매출 추이▲ 이마트몰 연간 매출 추이(자료=이마트) (단위: 억 원)
 

이커머스의 핵심역량, 풀필먼트센터

 

이에 이마트몰은 점포배송방식에서 온라인 전용물류센터 방식으로 전환을 선언했고, 800억 원을 투자하여 온라인 유통만을 위한 물류센터를 용인 보정에 오픈했다. 부지면적 1만 538㎡, 전체면적 1만 4605㎡, 지하1층 및 지상 4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보정센터는 신선·가공·생활용품 등 약 2만 SKU(Stock Keeping Unit: 재고관리 코드)에 달하는 상품을 취급하며, 주문처리 능력은 1만 건에 달한다. 이 센터는 수지, 분당, 평촌, 용인, 수원 등 수도권 남부권역 15개 점포가 분담했던 온라인 주문 배송을 전담한다.

 

보정센터가 안착하자 이마트는 곧바로 1,400억 원을 투자하여 전체면적 4만 3596㎡의 대형 물류센터를 김포에 추가 오픈했다. 서울과 수도권 서부지역을 커버하는 김포센터는 총 5만 SKU에 달하는 상품을 취급하고, 일 최대 2만 건의 배송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보정과 김포 물류센터는 현재 이마트몰 배송물량의 50% 이상을 처리하며 이마트몰 물류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보정센터▲ 이마트몰 보정센터 외관(좌)과 보정센터 내부모습(우)

김포센터

▲ 이마트몰 김포센터 외관(좌)와 보정센터 내부모습(우)

 

이마트몰 물류센터의 강점

 

지난 2월, 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마트몰 물류센터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자동화’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 수많은 컨베이어벨트가 지나는 DPS(Digital Peaking System)와 피킹(Picking) 바구니에 자동으로 비닐봉지가 입히는 장면, 상품이 담긴 바구니의 무게를 측정함으로써 상품을 검수하는 장비, 바구니와 배송 박스의 세척 장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냉재, 자동분류 소터(Sorter) 등을 보면 영국의 온라인 식료품 소매업체 오카도(Ocado)가 떠오르기도 한다.

 

자사만의 독자적인 물류창고 운영으로 유명한 오카도는 배달 경로 최적화, 차량추적 등의 기술을 활용해 CFC(Central Fulfillment Center)를 만들었다. 물류배송에 최적화된 시스템인 CFC는 시간당 550개의 주문을 처리해 기존 마트보다 4배 이상의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카도▲ 영국의 인터넷 슈퍼마켓 오카도(Ocado)

 

이마트몰 역시 물류센터가 자동화됨에 따라 1인당 생산성 및 배송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이마트몰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4개 더 열어 2016년 8,386억 원의 매출 규모를 2023년 5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기저귀와 분유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마트몰과 쿠팡의 온라인 최저가 경쟁에서 많은 이들이 이마트의 우위를 점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마트몰에 남겨진 과제

 

사실 공개된 이마트몰 물류센터의 모습은 물류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이마트몰에게 남겨진 숙제가 있다면 무엇일까?

 

① 회차배송 방식

 

회차배송 방식이란 차량이 출고지에서 일정 물량을 싣고 나가 배송을 한 뒤, 다시 출고지로 되돌아와(회차) 다음 주문에 대한 물건을 싣고 나가 재배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점포에서 출고하여 근거리 배송을 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필연적으로 배송지와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차 시간 역시 길어지게 된다.

 

또한 동일 권역을 여러 번 가기 때문에 물동량의 집적도도 낮아진다. 예컨대 한 아파트에서 여러 가구가 상품을 구매한 경우, 회차배송 방식을 이용하면 배송 차량이 같은 아파트를 여러 번 반복해서 오가야 한다. 최근 이마트몰은 기존 4회전 배송에서 3회전 배송으로 배송 방식을 전환하였는데, 이는 회차배송의 한계를 일부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② 센터 분할

 

물류센터마다 지역을 할당하여 운영하는 것은 라스트마일(Last-mile) 배송까지 직접 담당하는 온라인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신선식품’에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직매입 시스템에서 목격할 수 있는 ‘품절’과 ‘폐기’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된다. 요컨대 상품의 품절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직매입 물량을 늘리면, 재고 증가로 인해 차후 상품을 폐기해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폐기를 줄이기 위해 매입 물량을 줄이면 품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센터를 분할하여 운영하면, 센터마다 별도로 판매량을 분석하고 발주수량을 예측(예측발주)해야 하기 때문에 예측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발주량 조절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탓에 유통사의 판매 부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폐기를 제조사와 생산자에 전가하는 폐단이 발생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각 센터마다 취급 가능한 SKU가 다르게 설정되어 지역마다 구매 제한 제품이 존재하거나, 구매를 한다 해도 일괄수령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 이마트몰에서 구매는 가능하지만, 별도로 택배수령을 해야 하는 상품이 존재한다.

 

③ DPS(Digital Picking System) 방식

 

DPS(Digital Picking System)는 재고를 쌓아두고 판매할 때 강점이 생긴다. 당일입고와 당일출고를 해야 하는 신선식품의 물류에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DPS의 경우 슬라이딩 랙(Sliding Rack) 등에 미리 진열을 해놓아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상품의 센터 계류시간이 길어지며, 상품의 변질체크도 용의치 않아 품질을 컨트롤하기 힘들다.

 

또한 DPS는 특성상 컨베이어 벨트가 차지하는 공간이 크다. 결국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대료가 저렴한 곳보다는 공간 효율이 좋은 외곽지역으로 센터입지를 정해야 한다. 이는 라스트마일 배송에 부담을 주는 원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④ 회수형 부자재

 

이마트몰은 대면배송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소모성 부자재가 아닌 회수형 부자재(보냉박스와 보냉팩)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이커머스에서 매출 대비 3~4% 정도가 포장 부자재비로 지출되는데 반해, 이마트몰의 회수형 부자재는 비용이 매출대비 1.5~2%로 낮다. 세척비, 노후, 분실, 파손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비용을 절감하게 되는 셈이다. 또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이유로 현재 많은 업체가 신선식품 포장에 사용하고 있는 스티로폼 박스를 둘러싼 환경문제 논쟁 역시 이마트몰의 회수형 부자재 활용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주문자가 부재할 경우 회수형 부자재 활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마트몰이 낮에 배송하는 식품의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부재율이 40%에 육박한다는 것은 무시할 만한 수치가 아니다. 현재 이마트몰은 주문자가 부재할 때 보냉박스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그 채로 주문자의 현관 앞에 둔다. 주문자가 수령시간을 직접 지정하기 때문에 클레임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신선식품을 비닐봉지 채로 받아보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분명 달갑지 않은 경험임이 분명하다.

 

온라인 신선식품 물류의 발전을 기대하며

 

충분히 훌륭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이마트몰조차 이처럼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기존 DPS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TC상품(당일입출고 상품)에 최적화된 피킹·패킹(Picking & Packing)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고,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로봇 이용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센터 분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예측 재고의 창고 간 이동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스티로폼 박스를 대체할 만한 친환경 소재의 값싼 부자재를 개발하는 것도 온라인 신선식품 물류에 남겨진 과제들이다.

 

산을 넘으면 빛이 보일 것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유통사와 물류사가 경계 구분 없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과 물류 혁신은 대한민국의 물류, 특히 신선식품 물류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가까운 미래, 오카도나 아마존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기업이 물류의 정상에 이름을 올리길 기대해본다.



이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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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seongil.lee@kurly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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