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테슬라와 맞붙은 미디어社, ‘연결’ 통해 돈번다

by 송상화

2017년 04월 05일

미디어사가 TV, 스마트폰, 전기자동차에 손대는 이유는

스타트업의 돈줄은 '연결'로부터 나온다

연결

글.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전기자동차 시장의 최강자 ‘테슬라’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패러데이퓨처(Faraday Future)’를 알고 계신가요? 패러데이퓨처는 테슬라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2014년 설립 후 1년 반만에 컨셉카를 선보인 기업입니다. 지난 1월 CES에서는 양산형 제품을 발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요.

 

처음 제품을 소개할 때만 해도, 패러데이퓨처는 어딘지 비밀스러운 느낌이 강하게 드는 회사였습니다. 회사를 설립한 창업자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죠. 패러데이퓨처가 본격적으로 업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들이 테슬라, BMW, 람보르기니, 스페이스X 출신의 엔지니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패러데이퓨처의 행보는 그 자체로 놀랍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혹시 패러데이퓨처의 실제 주인이 중국 업체, 그것도 자동차와는 전혀 상관없는 미디어 분야의 업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자동차 분야의 글로벌 최고 기업도 친환경 자동차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설립한 지 채 15년도 안 된 중국의 한 미디어 기업이 전기자동차 분야에 뛰어들어 시장 1위 기업인 테슬라를 꺾겠다고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가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필자 역시 패러데이퓨처가 테슬라에 겁 없이 도전한 스타트업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패러데이퓨처가 중국 미디어 업체가 투자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 회사의 정체에 큰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미디어업체, 하드웨어를 사랑하다

 

패러데이퓨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대주주는 바로 중국 미디어기업 ‘러에코(LeEco)’의 창업자 자웨팅입니다. 자웨팅은 2004년 온라인 채널을 통해 방송과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것 역시 당시에는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유튜브(Youtube)나 넷플릭스(Netflix) 같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중국만 하더라도 BAT 삼총사(Baidu, Alibaba, Tencent)의 미디어 플랫폼이 격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러에코는 BAT 삼총사와 달리 넷플릭스에서 차용한 모델과 여타 경쟁기업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미디어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나갔습니다. 사업 초기 ‘LeTv’, ‘러스왕’과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러에코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기업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러에코는 어느 정도의 수요를 확보한 뒤 이전과 크게 달라진 성장 전략을 펼칩니다. 바로 ‘하드웨어’에 투자를 시작한 것입니다.

 

① TV

 

러에코가 투자한 첫 번째 하드웨어는 TV입니다. 기능적으로 쓸 만한 TV를 만든 뒤 이를 아주 낮은 가격에 시장에 판매하고, 수익은 ‘미디어 콘텐츠’에서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입니다. 처음 러에코 TV를 구매한 고객은 일정 기간 동안 동영상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비스가 유료 구독의 형태로 전환됩니다.

 

결국 TV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역할을 할 뿐, TV를 판매하는 것 자체는 러에코의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러에코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죠. 실제 러에코는 저렴한 가격에 TV를 대량으로 판매하며 미국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비지오’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러에코는 중국은 물론 미국 TV시장 점유율도 크게 높일 수 있었습니다.

 

TV시장의 경쟁이 기존 제조업체 중심의 ‘판매 경쟁’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 중심의 ‘서비스 경쟁’으로까지 이원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TV관련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면 기술을 보유한 제조기업이 미디어 기업에 비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어느 정도 평준화되고 기술간 차이가 줄어든다면, 결국 러에코와 같이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이 TV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② 스마트폰

 

러에코가 투자한 두 번째 하드웨어는 ‘스마트폰’입니다. 러에코는 중저가면서도 품질은 매우 뛰어난 스마트폰을 만들어 TV와 같은 방식으로 판매했고, 마찬가지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샤오미’의 점유율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로 러에코의 스마트폰이 언급될 정도였죠.

 

러에코는 TV와 같은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합니다.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동시에 러에코의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과 연계하여 일정 기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고객을 자사 플램폼으로 유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고객은 러에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러에코의 LeTV 플램폼에 익숙해지게 됐고, 이후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습니다. TV와 마차가지로, 러에코는 스마트폰 제품 판매 자체에 목표를 두지 않았습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고객과 러에코 플랫폼을 연결한 이후를 중시했던 것이라 판단됩니다.

 

③ 전기자동차

 

그리고 러에코의 세 번째 하드웨어 투자가 바로, ‘전기자동차’입니다. 앞선 사례에서 보았듯이 러에코는 하드웨어를 팔아서 돈을 벌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하드웨어는 그저 고객을 러에코의 미디어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바로 여기서 러에코가 기존 자동차 기업, 그리고 테슬라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들어납니다. 기존 자동차 기업의 목적은 자동차의 판매였습니다.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자동차에 불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면서까지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면 러에코는 자동차 판매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기존 업체와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방식, 그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 매우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넷플릭스 아닌 아마존을 꿈꾸다

 

위의 세 사례를 통해 러에코가 그들의 미디어 플랫폼 안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까지 모든 것을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러에코에게는 ‘연결’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러에코는 보다 원활한 연결을 위해 넷플릭스가 아닌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합니다. 가령 러에코는 LeTV에 기반을 둔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LeMall’과 연계된 ‘에코패스(Eco Pass)’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에코패스는 아마존의 ‘프라임멤버십’처럼 음악이나 전자책, 동영상 등을 무료 제공할 뿐 아니라, LeMall을 통해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합니다.

 

결국 러에코의 비즈니스 모델은 스마트TV, 스마트폰, 전기자동차(이상 하드웨어), 자체 제작·확보한 동영상 콘텐츠(소프트웨어) 등 모든 ‘제품’을 온라인 유통 플랫픔(LeMall)과 온라인 동영상 미디어플랫폼(LeTV)에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들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파는 러에코는 도대체 어디서 돈을 버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 러에코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또한 이는 샤오미가 도대체 왜 그렇게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인지, 새로이 등장하는 스타트업이 대체 어디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하는 첫 단계이기도 합니다.

러에코 성장전략

▲ 러에코의 성장 전략 (자료= LeEco, CKGSB Knowledge, CLO 재편집)
 

러에코가 공급망에 던지는 메시지

 

산업간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며 전에 없던 경쟁자들이 침범하고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던 수익모델의 개념이 무너지며,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도 탄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모델이 구별된 기업도 많습니다. 공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돈은 다른 곳에서 버는 식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러에코의 사례는 공급망에 세 가지 커다란 시사점을 던집니다.

 

① 산업간 융합과 파괴, 새 경쟁 촉발하다

 

첫째, 산업간 융합 및 파괴는 전에 없던 새로운 경쟁을 유발합니다. 만약 과거였다면, 테슬라는 자동차의 ‘성능’과 ‘가격’에 중점을 두고 패러데이퓨처와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경쟁을 벌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패러데이퓨처의 지향점이 ‘제품 판매’와는 상관이 없다면 어떨까요? 경쟁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물론 패러데이퓨처는 아직 자동차 판매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TV와 스마트폰의 사례를 볼 때, 패러데이퓨처의 전기자동차 역시 ‘플랫폼과의 연결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러에코는 에코패스나 LeTV 같은 무료 서비스를 일정 기간 제공하는, 서비스 기반의 제품 판매로 기존 경쟁의 틀을 바꾸었습니다. 이제 러에코의 경쟁업체는 자동차 제조 기업입니다. 자동차 제조 기업은 정말 낯선 경쟁상대를 맞닥뜨리게 된 셈입니다.

 

오늘날 경영환경에서 산업간 융합 및 파괴는 그야말로 일상이 됐습니다. 동일 산업 안에서의 경쟁보다는 이종산업의 침투,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기업과의 경쟁이 당연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과거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동일한 기업이 서로 유사한 전략으로 경쟁을 했다면, 오늘날은 어떤 기업도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하지 않은 기업과 경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상대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아지고, 상대방의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기존의 상식으로 경쟁에 임할 경우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을 수 있는 것입니다.

 

패러데이퓨처의 비즈니스 모델은 혁신의 상징이라 불리는 ‘테슬라’ 입장에서도 전혀 겪어보지 못한 종류일 것입니다. 테슬라에게는 오히려 규모가 큰,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에 근거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오히려 쉬운 경쟁자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버와 같은 모빌리티 기업, 러에코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테슬라는 전혀 예측되지 않는 미지의 적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② 수익모델의 완전 차별화

 

둘째,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수익모델의 상식은 산산이 부서질 것입니다. 기존 자동차 제조 기업은 제품 판매를 통해 이익을 남기고, 이를 재투자하는 것은 핵심 수익모델로 강조했습니다. 즉 원가 대비 이익률이 높은 고급 제품을 많이 만들고, 이런 제품을 많이 팔아 높아진 투자 여력으로 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한다면, 경쟁자와의 차이를 벌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러에코는 제품 판매에서 돈을 벌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러에코는 오히려 얼마나 덜 손해를 보면서(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널리’ 보급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듯합니다. 잠시 앞서 러에코의 비지오 인수 사례를 살펴봅시다. 미국 TV시장에서 비지오가 삼성전자에 이어 2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가성비’를 높인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성비 전략만으로는 규모와 기술을 모두 겸비한 삼성전자와 같은 1위 기업을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가성비 높은 제품을 팔아서 버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고, 이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공정, 설비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성비 전략을 통해 소비자를 단기적으로 끌어모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궁극적으로 1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제품’, 혹은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익 창출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품 판매 목표가 수익 창출이 아니라 ‘저변 확대’라면 모든 상황은 달라집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LeTV와 LeMall에 연결되는 것이 목표라면 제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로 수익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한 서비스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서비스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이를 재투자해 기술개발과 설비를 보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산업간 융합 및 파괴가 진행되고 비즈니스 모델이 서로 연결되기 시작하면,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이 개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전체의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서로 연결한 뒤 그중 어딘가에서 수익을 창출하면 그만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온라인 연결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이 됐든, 온라인 소셜미디어가 됐든, 고객이 유료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만 확보한다면 투입 비용에 비해 거두는 수입이 훨씬 큰 것이 바로 온라인 비즈니스입니다.

 

그런 점에서 러에코의 성장전략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 추측됩니다. 자동차 산업 하나만 예로 들더라도, 제조(테슬라), 모빌리티(우버), IT(구글), 라이프 플랫폼(러에코) 기업이 모두 한 자리에서 경쟁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수입모델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③ BM과 수익모델이 따로 논다

 

결국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같은 수익 모델을 가지고 경쟁하던 시대는 갔습니다. 동일 산업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의 수익 모델이 모두 달라지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기업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스마트폰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며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명예를 얻었습니다. 샤오미는 깔끔한 디자인과 편리한 사용성, 최신 기술을 모두 갖추었으면서도 가격은 낮은 중저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샤오미는 스마트폰만 만들지 않습니다. 카메라도 만들고, 정수기도 만들고, 에어컨도 만들고, 공기청정기도 만들고, 자전거도 만들더니 급기야 가방까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어 도대체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어디에서 확보하는 것일까요?

 

요컨대 샤오미가 제품 판매를 중점으로 하는 제조업이 아니라 ‘연결’에 초점을 맞춘 IoT(Internet of Things) 기업이라는 평가가 최근에 나오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통해 시장 저변을 넓히고 충분한 고객을 확보한 샤오미가 ‘연결’을 활용해 끌어 모은 데이터를 가지고 미래 IoT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샤오미에게 제조업이란 그저 IoT라는 연결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한 디딤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류산업에 뛰어들겠다고 나선 우버는 ‘우버프레이트(Uber Freight)’라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기존의 서비스 중개 수수료 모델을 버리고 차별화된 수익 창출 모델로 혁신하겠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물류 서비스 중개 비즈니스’는 ‘수수료’에 기반하여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이 서서히 바뀌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우버가 수수료 비즈니스 모델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위챗으로 유명한 텐센트가 투자한 중국의 트럭 운송 중개 서비스인 하우츠방(Houchebang)은 1억 1,5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고 기업가치를 10억 달러로 평가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우츠방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트럭운송 중개 수수료가 ‘무료’라는 점입니다. 대신 수익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규모 물류기업들에 고속도로 통행권을 판매하고 대출 서비스를 중개하여 올리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트럭운송 서비스를 중개하는 플랫폼이지만, 수익은 전혀 다른 곳에서 창출하는 것입니다.

 

‘연결’이 돈을 낳는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의 수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나 서비스 이용료를 내는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또한 구글, 카카오톡, 네이버 등은 우리가 익숙한 온라인 서비스들은 모두 공짜로 제공하면서도 매우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온라인 비즈니스 초기에는 광고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장 중점적인 수익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에코, 샤오미, 우버, 하우츠방과 같은 기업은 광고를 넘어 연결 자체에서 수익을 거두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연결에서 파생되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 그리고 기본적인 서비스 안에서 연결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수익 확보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향후 이들 기업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데 성공하게 되면, 새로운 진입자와 경쟁자들이 이들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연결에 성공한 기업은 기본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에,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 가격은 거의 0에 수렴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경쟁기업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이들을 따라갈 수 없게 됩니다.

 

산업간 융합 및 파괴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기본 제품과 서비스 가격은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은 창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유하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 모든 게 공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러에코와 같은 기업이 진출하는 산업에서는 전에 없던 경쟁, 전에 없던 전략과 싸워야하는 어려움이 생겨날 것입니다.

 

연결 자체가 돈이 되는 세상입니다. 어떻게, 무엇을 연결하여 어떤 ‘새로움’을 만들어내느냐가 게임의 승패를 좌우할 주요한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



송상화

한국지역난방공사, 홈플러스그룹, POSCO, CJ대한통운, 현대엠앤소프트 등 제조, 유통, 물류 분야의 기업들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였고, 삼성전자, LG전자, CJ제일제당,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한국생산성본부, 국군수송사령부 등과 함께 SCM 및 물류혁신 관련 교육을 진행하였다. Marquis Who's Who, IBC 등 인명사전 등재 및 논문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관심분야는 SCM 최적화, 물류 및 유통 혁신, 위치 기반 서비스 및 네비게이션 최적화 등이 있다. (페이스북)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