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산업 발빼는 모습 보이는 구글의 ´프로젝트윙´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는 글로벌 3위 드론업체 ´3DR´
드론산업 위기의 신호 오나, 혼란스러운 국내외 드론업계
(사진= 프로젝트윙 홈페이지)
드론 산업을 이끌던 핵심 기업이었던 구글과 3D로보틱스가 드론 산업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드론 산업은 차세대 운송 수단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런 추세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드론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드론 업체들이 생겨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금방이라도 드론이 우리 집앞으로 물건을 배송해 줄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드론 업계가 술렁이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드론산업 진출 기업이었던 구글의 프로젝트윙과 세계 3위 드론기업 3D로보틱스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이다.
(사진=Project Wing, Alphabet iNc.)
구글, 프로젝트윙의 행보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리서치 연구소인 프로젝트윙(Project Wing)은 드론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유통기업 아마존과 함께 드론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프로젝트윙이 드론 산업을 곧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타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프로젝트윙을 위한 추가적인 인력 채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며, 심지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데이브 보스(Dave Vos)는 10월 회사를 떠났다.
프로젝트윙 관계자는 미국 포춘(Fortune)지를 통해 "데이브는 프로젝트 윙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만들고, 앤드투앤드(end-to-end)로 배달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라 전했다. 데이브뿐만 아니라 소속 직원들 또한 회사를 떠나거나 몇몇은 회사로부터 다른 부서로 전출할 것을 요청 받기도 했다.
프로젝트윙과 스타벅스와의 제휴도 백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윙은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와 이미 드론을 활용한 커피 배송 테스트를 끝낸 상태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계획은 무산되었다. 알파벳의 프로젝트윙은 비즈니스적인 측면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을 두고 내부적인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윙을 퇴사한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Bloomberg)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제휴가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알파벳사가 원하던 고객 데이터 접근을 둘러싼 두 회사간 의견 불일치"라고 전했다. 이에 알파벳은 자율적으로 상품을 안전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장거리 운반하는 업무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난제’, 즉 드론 사업의 수익적인 측면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알파벳은 현재 로스(Loss; 손실)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존재하는 사업이 아닌, 투자 대비 자금 회수 시점이 빠른 사업으로 투자전략을 변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윙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그것을 반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 3DR의 드론 솔로)
3D로보틱스, 드론 제작 중단?
3D로보틱스(3DRobotics)는 10월 드론 하드웨어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D로보틱스는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Dronei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드론업계에서 3위를 차지한 회사다. 그러나 3D로보틱스는 근 1년만에 미국 드론 산업을 선도하는 회사에서 잘못된 관리로 인해 생존을 위해 버둥거리는 회사로 변했다.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droneii)가 발표한 2016년 2분기 글로벌 드론업체 랭킹. 당시 3DR은 업계 3위를 차지했다.
3D로보틱스의 ‘몰락’은 잘못된 관리와, 핵심 드론(Flagship) 개발의 실패에 기인한다고 포브스는(Forbes)는 전했다. 일례로 3D로보틱스는 약 1000억 달러(한화 약 118조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소진했으며, 재정 악화로 결국에는 15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데 이르렀다. 3D로보틱스의 공동 창업자인 호르디 무노즈(Jordi Munoz) 또한 회사를 떠났다.
포브스는 전 3D로보틱스 직원들과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사의 심각한 문제를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연휴 기간 동안 진전 없는 매출과 빠르게 발전하는 경쟁사의 기술로 인해 그때서야 직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고. 몇몇 경영진은 상업용 드론 개발에서 물러나게 됐다.
일각에서는 1년전 3D로보틱스가 솔로(Solo) 드론을 대량 생산했을 때부터 위험은 예견됐다는 의견이다. 솔로 드론 생산에 과도한 자금 투입, 잘못된 수요예측, 판매부진이 실패의 이유다. 전 3D로보틱스 관계자는 “솔로 대량생산은 전형적인 실리콘 벨리의 오만”이라 일축했다.
현재 3D로보틱스는 사업전략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 CEO 크리스 엔더슨(Chris Anderson)은 “우리는 더 이상 솔로 드론들을 만들지 않는다. 다른 회사들이 하드웨어인 드론 자체 개발에 힘쓸 때 우리는 하드웨어 기체에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며 "대부분의 성공한 실리콘벨리 기업들처럼 우리는 소프트웨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실례로 3D로보틱스는 드론을 활용해 지형을 측량하는 사이트스캔(Site-scan)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희소식도 들린다. 지프라인(Zipline)은 2500만 달러 규모의 펀딩을 달성했으며, 도미노는 18일 뉴질랜드에서 드론으로 피자 배달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구글이 드론 산업에서 발을 빼는 모습과 업계 3위를 차지하던 3D로보틱스의 커다란 전략 변화는 국내 드론 업계에게도 큰 혼란을 주고 있다.
국내 드론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드론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열약한 환경(투자 등)에서도 끊임 없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이번 구글과 3DR의 전략변경으로 국내 업체들 또한 적잖이 놀란 모양"이라 전했다. 그는 덧붙여 "그러나 이는 단순히 글로벌 업계에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드론은 차세대 기술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 국내 드론업체 대표는 "구글이 종국에는 후회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