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중국 전자상거래 최대 쇼핑데이인 쌍십일(雙十一)을 맞아 중국 택배업체들이 분주하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절(光棍節)이라고도 불리는 쌍십일은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주도한 세일행사다.
쌍십일 거래액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쌍십일 당일 알리바바 플랫폼의 거래액은 912억 위안(한화 약 15조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 외의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11월 11일에 세일행사를 진행하며 쌍십일은 중국의 대표적인 세일 페스티벌로 자리잡게 됐다.
▲ 연도별 알리바바 플랫폼의 쌍십일 당일 거래액(출처: 알리바바연구원)
▲ 연도별 쌍십일 당일과 쌍십일 행사기간(11월 11일~16일) 동안의 택배 물동량
(자료= 중국택배협회)
택배의 시험대, 쌍십일을 공략하는 자들
소비자들의 축제인 '쌍십일'은 택배업체에게는 성수기임과 동시에 한국 수능처럼 자신의 최대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시험대'로 여겨지기도 한다. 중국 국가우정국(國家郵政局)은 올해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택배 물동량은 10억 건, 11일 당일 택배 처리량은 2억 40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각각 50%, 35%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우정국, 쓰통이다(四通一達), 슌펑(順豊) 등을 포함한 중국 국내외 3000여 개의 물류업체가 쌍십일 배송 활동에 참여했다. 또한 170만 명의 배송인력, 200대의 비행기, 23만 대의 택배차량이 투입됐다.
*쓰통이다(四通一達): 중국 대형 택배업체 위엔통(圓通), 중통(中通), 션통(申通), 후이통, 윈다(韻達)를 함께 이르는 말
▲ 2015년, 2016년 쌍십일에 투입된 인력, 차량, 항공기 수(*2016년은 추정치)
(자료= 중국택배협회, 차이니아오)
올해 역시 쏟아지는 택배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중국의 주요 택배 업체들은 인력과 운수 설비를 투입하고, 근무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택배 처리 효율을 높이는 모습이다.
슌펑은 이미 8월부터 3000명 이상의 직원을 추가 채용해 필요한 곳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시간제 아르바이트, 단기 파견직 등 다양한 고용 형태을 활용하는 동시에 처음으로 ´성과급´을 도입, 즉시 처리하는 물량만큼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해 택배 처리 효율을 높인다.
위엔통(圓通)은 기존 가지고 있던 수십 개의 환적센터를 증축하고, 10여 개의 환적센터를 새로 구축했다. 또한 이와 함께 임시로 5만 평의 창고를 빌린 상황이다.
션통(申通)은 올해 쌍십일 기간 중 처리해야 할 주문을 작년의 약 두 배인 8400만 건로 예상하고, 티엔티엔(天天)택배와 합작하여 라스트마일 영역에서의 배송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중통(中通)은 소형택배 자동화 분류시설을 활용해 분류·검사의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윈다(韻達)는 10여 개의 분류센터의 개조해 창고 용적을 넓혔고, 1만 6000대의 차량을 투입한 상황이다. 또한 물량이 가장 몰릴 시기에 임시직 노동자 3만 명을 확보해 11일부터 21일 까지 총 11만 명이 추가 일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쌍십일 기간에는 전자송장이 대규모로 활용되어 화물 발송 효율을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2014년 알리바바 산하의 차이니아오(采鳥)가 구축한 표준화된 전자송장 플랫폼을 현재 중국의 상위 15개의 택배업체들이 모두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 택배업체별 전자동화 분류설비 현황(자료= 각 업체 공식 사이트)
소비자에게 쌍십일은 즐거운 쇼핑축제이지만, 택배업체들에게는 자사의 인프라, 택배 검사능력, 배송능력, 시설설비, 운영관리 능력을 재단할 수 있는 시기로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향후 택배업체의 물리적·비물리적 영역에서의 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