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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소유의 종말, "이제는 렌탈시대"

by 김정현 기자

2016년 03월 24일

김정현 기자의 물류학개론② 패션물류

 

글.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패션 렌탈 서비스는 유럽, 미국에서는 2013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인도, 일본에서도 패션 렌탈 스타트업들이 태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처음 시작한 패션 렌탈 스타트업 ‘원투웨어’를 기점으로 패션 렌탈 시장에 한 발자국 발걸음을 내디뎠다. 패션 렌탈 서비스의 경우 고객이 입고 싫증난 상품이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세탁 또는 수선을 통해서 다른 고객에게 전달된다. 즉 공급사슬의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패션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제는 원하는 것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일정액만 지불하면 원하는 모든 카테고리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값비싼 옷 하나를 구입하기보다 나만의 런웨이 옷장에서 원하는 옷을 골라 입어 보는 것은 어떨까.

 

패션도 공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원하는 브랜드의 원하는 디자인의 상품을 입고 싶은 기간만큼 입고 반품할 수 있다. 이미 패션 렌탈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시장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2013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서비스일 뿐만 아니라 인도, 일본에서도 패션 렌탈 서비스는 태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처음 시작한 패션렌탈 스타트업 ‘원투웨어’를 기점으로 패션 렌탈 시장에 첫 시도가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사실 공유경제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는 우버, 에어비엔비, 그리고 얼마 전에 한국에 진출한 넷플렉스 등은 모두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이다. 공유경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pw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공유경제 시장은 150억 달러(약 18조 750억 원)이었고 2025년까지 3350억 달러(약 403조 5750억 원)에 이르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책, 각종 산업장비 렌탈은 익숙해진 서비스이고 근래에 들어서는 음악, 집 심지어 애완견 등 공유되는 품목은 다양해지고 있다. 패션이라고 공유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패션 렌탈 서비스의 경우 미국, 인도, 일본으로 서비스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얼마 전 미국의 패션 렌탈기업 르토트(Le Tote)는 작년 12월 1500만 달러(약 182억 250만 원 ), 시리즈 B 펀딩에 성공했으며 가까운 일본의 패션 렌탈 기업 에어클로젯(AirCloset)은 10개월 만에 7만 명의 이용자를 넘어섰고 1억 엔(103억 8330 만 원)의 자금을 유치 받았다. 과거 중고패션 시장이 조명을 받으며 성장했듯이 패션렌탈 서비스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여 제공하고자 하고 있으며 충분히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시장이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대한민국이 주목해야 할 핵심 트렌드 중 하나는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도 미래를 버티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신에게 투자하는 성향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때문에 자신에게 알맞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과 더불어 여행, 음식뿐만 아니라 패션, 잡화, 의류 등 직접적인 경험을 수반하는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패션 렌탈 서비스의 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패션 렌탈 시장에는 어떤 기업들이 있으며 이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패션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까.

 

패션 렌탈 서비스 프로세스: 업체마다 가격 차이는 존재 하지만, 대체로 월정액 4만 원 ~7만 원으로 월 2~3개의 정도의 옷이나 패션잡화가 집으로 배달된다. 고객들은 배달된 상품들을 정해진 기간 또는 원하는 기간만큼 입고 반품을 한다. 어떤 업체에서는 전문 코디네이터가 개인의 취향 및 사이즈에 맞는 옷을 제공한다.

 

의류 렌탈 서비스 4選

 

귀니비(gwynniebee) - 미국

 

귀니비는 사이즈 10~32의 여성 의류만 취급하는 플러스 사이즈 전문 렌탈 샵이다. 미국의 여성 중 75%는 사이즈 10 이상이고, 사이즈14 이상은 전체 여성 인구의 67%이다. 귀니비의 CEO, 크리스틴은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은 특히 옷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귀니비를 이용하게 될 경우 한정된 예산으로 무한한 옷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귀니비는 오하이오에 자체적으로 물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개 패션 렌탈 업체들은 세탁 및 배송 과정을 아웃소싱한다. 귀니비는 특이하게도 사업이 성장하면서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상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한 번 고객이 입은 후 반품된 상품은 물류 센터에서 세탁, 드라이, 프레싱 과정을 거치고 세 번의 검수 과정을 거쳐 다른 고객에게 전달된다. 현재 2000개 이상의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취급 브랜드는 150 개이다.

 

르토트(Letote)- 미국

 

 

2012년 설립된 르토트는 패션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시작된 패션 렌탈 기업이다. 르토트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빌려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선호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섭스크립션 박스 형태로 렌탈이 되기도 한다. 배송 및 반송 모두 무료이며, 세 벌의 옷과 두개의 악세사리가 반송 봉투와 함께 집 앞으로 배송된다. 이용자는 원하는 만큼 빌린 옷을 입을 수 있으며 입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은 소비자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르토트가 다른 패션 렌탈업체와 차별되는 점은 다양한 임부복을 취급한다는 점이다. 많은 임산부들이 임부복에 200$~500$를 소비하는데, 출산 후에는 대부분 입지 못하는 옷들이다. 르토트의 CEO Raskesh Tondon 은 “ 수십년간 여성들은 임부복들을 아는 사람 혹은 친구끼리 공유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임부복 렌탈 서비스가 르토트의 서비스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작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어클로젯(Aircloset)- 일본

 

2015년 2월에 일본에서 설립된 에어클로젯은 섭스크립션을 기반으로 패션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용자의 수는 7만 명을 넘었으며 시리즈 B 펀딩 유치에 성공했다. 에어클로젯은 월별로 원하는 만큼 패션 아이템을 빌릴 수 있는 서비스이다. 가입 시 원하는 스타일과 좋아하는 컬러, 사이즈 등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에어클로젯의 스타일리스트가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섭스크립션 박스를 구성해 보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교체도 가능하며 착용 후 원하는 상품은 회원가로 구매가 가능하다. 에어클로젯은 물류센터 관리와 세탁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고객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재고관리부터 세탁, 배송 등 고객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리쿠사스(Laxus)- 일본

 

 

라쿠사스(Laxus)는 명품백을 전문적으로 렌탈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약 3000개 이상의 각종 명품백을 소유하고 있으며 월 6800엔에 제한 없이 원하는 가방(개당 약 $2500 상당)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여러 가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파티, 여행, 소개팅, 동창회 등 다양한 이벤트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현재 라쿠사스는 루이비통, 구찌, 에르메스, 샤넬 등 11개의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으며 모든 제품들을 라쿠사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대형 무역회사를 통해 구입하고 있다. 또한 라쿠사스는 AACD(Association Against Counterfeit Product Distribution)에 멤버로 가입되어 있어 정품임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가방에 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스크레치에 대한 보상기능이 있음으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패스트패션, 그리고 쉽게 버려지는 옷들

 

이러한 패션 렌탈 시장의 성장은 공급사슬 전체 관점에서 재미있는 시사점을 지닌다.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여 유통시키는 패스트 패션으로 인해 쉽게 구매되고 쉽게 버려지는 의류 수가 증가하면서 각종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해마다 가정, 상업 부문에서 100만 톤의 옷이 폐기 처리되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 2013 년 기준 서울시 섬유제품 쓰레기 배출량만 총 10만 6000톤으로 추정된다. 그 중 약 70% 가 소각되거나 매립되며 나머지 30% 또한 모호하다. 매립과 소각에만 투입되는 비용은 약 89억 400만 원으로 추정되는 실정이다.

 

폐기되는 옷도 문제이지만 제작 과정에서도 환경과 사회적인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면과 울이 생산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과 살충제가 필요하고 합성섬유의 경우 재생불가능한 원재료가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특히 염색이나 마감과정에서는 강력한 화학 약품이 사용된다. 또한, 거대 패션기업들의 생산 공장은 주로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들에 많이 분포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옷들은 유럽, 미주 등 패션소비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빠르고 정기적으로 운송이 이뤄져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총 운송거리와 탄소배출은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환경 문제 뿐만이 아니다. 주문 사이클에 대한 압박이 크기 때문에 특히 생산현장에서 직원 학대를 비롯한 비윤리적 노동환경이라는 사회적 문제 또한 대두되고 있다.

 

패션도 지속 가능한가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더 자연친화적이며 윤리적인 섬유개발 및 상품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장의 측면에서는 급격히 증가하는 의류 폐기량과 패스트패션의 트렌드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렌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패스트패션 상품들은 주로 보통 옷보다 라이프사이클이 짧다.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높고, 패션 사이클은 시기마다 , 때로는 도시마다 돌아간다. 패션 렌탈 서비스의 경우 고객이 입고 난 뒤 싫증난 상품도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세탁 또는 수선을 통해서 다른 고객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공급사슬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렌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와 일반적으로 의류를 구매할 경우는 공급망적 관점에서 큰 차이점을 보인다. 먼저, 일반적으로 상품이 판매될 경우 소비자들은 소매상들로부터 직접 옷을 구매하고 사용한 뒤 폐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상품은 일부만 수거되어 재활용된다.

 

렌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물류프로세스보다 그 반대 개념, 역물류 (Reverse Logistics) 프로세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물류를 통해 다시 상품이 소비자에게 배달되기 때문이다 . 먼저 소비자들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상품을 대여한다. 한번 사용된 옷들은 렌탈 서비스회사나 아웃소싱 물류업체들에 의해 수거되어 수선 또는 세탁, 소독, 정리과정을 거치고 다시 다른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대부분 이런 사이클이 계속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유행에 뒤처지거나 오래된 상품들은 일괄적으로 수거되어 다시 원단업체나 가공업체로 전달되어 재활용된다.

 

이렇게 렌탈 회사에서 대여되거나 판매되는 의류들의 데이터들은 미래의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는데도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렌탈 서비스 제공자들과 더욱 빈번히 의사소통한다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판매 프로세스보다 패션 산업 발전에 더 많은 것을 기여할 수 있다.

 

패션 렌탈의 미래

 

패션 렌탈 서비스는 패션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다. 원단 생산과 사용, 공정, 운송, 보관, 판매와 서비스 . 의류 소비에 직결된 이 모든 과정에 패스트패션이 초래하는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우리는 간과해왔다.

 

물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매번 트렌드에 맞추어 생산된 다양한 디자인의 옷이 저렴한 가격에 유통된다는 점은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한 벌의 옷이 그만큼 짧은 수명을 지닌다는 것은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그만큼 많은 자원이 소비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패션 렌탈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제는 원하는 몇 가지를 구매해 내 것으로 ‘소유’하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액을 지불하고 다수의 상품을 ‘대여’해 사용할 수 있다. 값비싼 옷 하나를 구입하기보다 나만의 런웨이 옷장에서 원하는 옷들을 마음껏 골라 입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8권(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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