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에 재미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하나가 런칭됐다. ‘SNS퀵(SNS Quick)’이라고 명명된 이 앱은 SNS와 택배서비스를 결합시켜 앱 이용자들 간에 자유로운 배송거래를 가능케 만든 플랫폼이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화물을 배송해주는 택배업체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또 다른 사람이 들어간 C2C 모델인 것이다.
사실 이들이 하는 것과 유사한 서비스는 예전부터 존재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연구소가 소셜 트위터(Twitter)와 특송기업인 페덱스(FedEx)와 공동으로 참여해 발표한 ‘트웨덱스(TwedEx)’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에 앞서 DHL은 홍보영상을 통해 미래 택배 서비스로 ‘브링버디(Bring Buddy)’를 발표한 바 있다. 트웨덱스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크라우드 소싱형(形) 택배 시스템이다. 트웨덱스는 트위터 기록을 분석해 물건을 받는 사람의 동선(動線)을 파악한다. 다음엔 동선 주변에 있는 트위터 사용자들 중에 택배 참여자를 모집한다. 이들은 가던 길에 일정 구간씩 릴레이하듯 소포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DHL의 ‘브링버디’ 또한 트웨덱스와 매우 흡사한 모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동 동선 안에서 화물을 배송해주고, 배송된 화물은 다른 사람에게 릴레이 형식으로 전달되어 최종 수하인에게 전달된다. 이 두 가지 모형은 기존에 한명의 택배기사가 배송하는 시스템에서 탈피하여 여러명의 사람이 택배기사가 되어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일종의 ‘공유경제 모델’ 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모델들은 화제가 되긴 했지만, 실제로 상용화가 되지는 아직 갈길이 먼 상태다.
그렇다면 이와 유사한 서비스인 SNS퀵 역시 그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진 않을까? 이런 우려와는 달리 본지는 SNS퀵의 미래는 아직까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생각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SNS퀵의 모델은 서비스 안정성 측면에서 해외 모델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 SNS 퀵과 해외 모델은 일반인을 플랫폼 상에서 택배기사로 참여시켜 배송하는 공통점은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먼저 발표된 모델은 여러명의 배송인을 가지고 있는 시스템인 반면, SNS퀵은 한 명의 배송인만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명의 배송인이 참가하는 해외의 모델들에 비해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특징은 서로 어느 정도의 장단점은 있겠지만 배송되는 화물의 안전한 배송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한 명의 배송인을 사용하는 것이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기에 더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소셜택배 모델은 IT 환경이 잘 구축된 곳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사실 SNS 기반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참여도이다. 서비스의 공급자, 소비자 모두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그런 대중들이 모여야지 플랫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모바일을 통한 소셜족들이 활동하기에 매우 매력적인 환경이 잘 구축된 곳이다. 잘 알다시피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88.7%에 육박한다. 이것은 싱가포르에 이어서 세계 2위로 IT 플랫폼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전 세계 중 우리나라만한 국가를 찾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DHL이 시범사업을 벌였던 미국 역시 69.6%로 상당히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지하철, 버스 등 서울의 촘촘한 교통망은 대중교통만으로 문전배송을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운송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자가용 이동이 일반화된 미국, 중국과 같은 대륙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대중교통이 발달돼 있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는 대중교통만으로도 문전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 이는 SNS퀵과 같은 소셜택배에 배송인으로 참여하는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가 차량이 없더라도, 누구나 대중교통을 활용하여 화물을 수령하고, 목적지까지 전달해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분명 소셜택배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미국, 중국 등 대륙 국가들이 따라할 수 없는 한국의 장점이다.
물론 SNS퀵의 서비스 성공여부를 단언한기엔 아직 이르다. 지난 9월에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Start up)이고, 아직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다. 이 문제는 점차 해소될 것이란 게 SNS퀵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SNS퀵 관계자는 “의뢰인과 배송인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서비스를 알릴 홍보방안 또한 다각적인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SNS퀵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 모델을 가지고 국내에 런칭한 첫 번째 소셜택배 앱이다. 분명 한국은 소셜택배를 함에 있어서 다른 국가에 비해서 우월한 환경을 지니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런 환경을 활용해 대중에게 비즈니스 모델을 알리고, 사람들의 참여를 활성화 시킨다면, 기존의 택배업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 운송서비스로써 그 이름을 널리 알리는 날도 멀지 않았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요기요’, ‘배달의 민족’ 등 배달 서비스 앱의 성공 사례에서도 SNS퀵의 미래를 점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