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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비스 지원 “끝없는 공방”

by 김철민 편집장

2009년 12월 09일

현대차, 내년부터 수출차 해상운송 계열사로 단계적 이동
공정위, “동종업계 내 경쟁적 지위 상승 아닌 부당지원”
업계, “계열사 물량지원 특혜는 물류선진화 저해 요소"

 

글로비스(대표 김경배)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내년부터 2012년까지 현대차가 생산한 완성차의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내 물류시장에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 논란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차*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 물량 지원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이 같은 결정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받은 터라 논란의 파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가 최대 수혜자인 점을 감안해 볼 때, 회사의 매출과 이익 상승에 따른 대주주 일가의 부당 이득도 예상된다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다.

현재 정부와 국토해양부가 물류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는데 있어 그 동안 걸림돌로 지적됐던 대기업 물류 자회사에 대한 특혜 논란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 수주규모, 전체매출 11.6% 해당
글로비스는 자체 보유 선박을 통해 내년부터 현대차가 생산한 완성차의 수출 운송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사가 공시를 통해 밝힌 현대차의 해상운송 수주규모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 3,559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11.6%에 해당한다.

이번 수주로 글로비스는 자동차 해상운송시장에 안정적인 진입은 물론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장 받은 셈이다.

반면 육상운송사업에 이어 해상운송사업까지 글로비스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전방위적인 물량 지원이라는 업계의 비판은 여전히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물류기업인 H사 한 관계자는 “글로비스의 사업 확대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 대부분의 분위기다. 다만, 모기업 물량 혜택 없이 성장해 온 전문물류기업 입장에서 현대차의 계열사 물량 밀어주기는 대부분 물류기업들의 영업활동에 대한 현실적 한계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D사 관계자는 “수십 년 동안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인력 고용과 인프라 개발에 적극 나선 전문물류기업들의 현 위상이 글로비스, 범한판토스 등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럽다. 그러나 동종업계 내 경쟁적 관계를 통해 지위 상승이 아닌 모기업 물량 지원을 통한 일방적 성장은 분명 문제가 있다.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활동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물류선진화 방안의 저해요소가 된다”고 비판했다.

▣ 내년부터 해상운송 단계적 이동
지금까지 현대*기아차의 해상운송을 100% 담당한 유코카캐리어스는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물량을 줄인다.

우선 2010년부터 75%, 2011년 70%,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은 최소 60%, 이후 4년간은 최소 60%까지 맞춘다는 게 양사 측의 합의내용이다.

내년부터 유코카캐리어스로부터 단계적으로 줄어든 물량은 점차적으로 글로비스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글로비스는 우선 2년간 계약금액인 3,559억 원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향후 안정적인 매출이 확보가 된다.

반면 유코카캐리어스에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 회사의 매출과 이익감소로 기회 손실이 예상된다.

글로비스와 유코카캐리어스의 물량 이전으로 최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그리고 이들의 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익을 놓고, 서로 간 희비가 교차되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코카캐리어스를 통해 본 손해는 다시 글로비스를 통해 만회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코카캐리어스 물량 이전이 글로비스를 통해 이뤄지게 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양측에서 발생하는 손해와 이익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글로비스의 수주 내역이 유코카캐리어스와 계약 금액에 준해서 설정된 것이라면 그 자체로 문제소지(배임행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계열사 지원, 대법원의 결정(?)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7년 10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글로비스 5개사에 대해 계열사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총 63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그러나 이들 5개사는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을 냈다.

그 결과, 지난 8월 서울고법은 글로비스에 대한 사업물량 몰아주기는 부당지원 행위라고 판결을 내렸다.

현대차그룹과 공정위의 대립은 팽팽하다. 현재 5개 계열사가 고법의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공정위 측은 글로비스의 동종업계 내 경쟁적 지위 상승이 실질적인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계열사가 부당지원에 의한 것이란 입장이다. 계열사들로부터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받아 업계 수위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공정위 측은 화물운송업의 경우 수주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수주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경제상 이익을 얻게 돼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글로비스는 계열사로부터 대부분 운송물량을 수의계약 또는 사업 양수도 등 비경쟁적 방식으로 수주했다고 지적했다.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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