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mile review : 2023”은 23년도에 발행되었던 CLO 오프라인 간행물 [미들마일-모빌리티] 매거진의 여러 콘텐츠를 모아 정리하는 기획 시리즈이다.
당시 각종 이슈와 전망에 대해 현 시점에서 분석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미들마일 생태계가 변모하고 발전했는지 돌이켜보고자 한다.
부디 본 시리즈를 통해 23년도 업계의 흐름을 토대로 다가올 24년도에 대해 점쳐보고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지난 3월 1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율주행분야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 현장방문 계획보고’를 진행했다. 보고 대상은 지난해 말인 12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유상 화물운송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마스오토’다.
이날 마스오토 현장방문 계획보고에는 산업부 담당자와 함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규제혁신단도 참여했다. 행사는 먼저 마스오토 측의 향후 실증계획 및 사업 비전 발표가 진행됐으며, 이후 자율주행 화물트럭에 직접 시승해 보는 순서로 이어졌다.
현재 마스오토는 AI 기반 트럭용 자율주행 시스템 ‘마스파일럿’ 고도화에 한창이다. 샌드박스 승인 이후 실제 간선운송 트럭 자율주행에 사용하는 기술도 마스파일럿으로, 마스오토 측은 총중량 15톤 이상의 대형트럭을 기반해 레벨3 자율주행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마스오토 측은 이마트24를 비롯한 협력사와 함께 총 4개 구간에 대한 자율주행 유상운송 계획을 발표했고, 현재 실제 운영 중에 있다. 주간 일정에 따라 노선별 운행 횟수가 정해져 있으며, 이때 배차된 자율주행 트럭은 실제 고객 화물을 유상운송한다. 운송 순서는 자율주행 트럭 배차 → 물류창고 이동 → 화물 상차 → 간선도로 IN → 자율주행 인지·판단·제어 → 간선도로 OUT → 운송 완료로 진행된다.
마스오토는 미들마일 물류 중에서도 간선도로(고속도로) 지역에서만 자율주행을 적용한다. 이로써 자동화 용이성은 높으면서 대형트럭을 운영할 수 있다. 대신 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그만큼 차량 제어가 어렵다는 점에서 최적의 운행을 위한 AI 학습을 거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마스오토 자율주행트럭이 운행을 맡은 코스는 평균 97%가 간선도로로 구성됐다. 안성 물류센터와 경산 및 대구 물류센터를 각각 경유·왕복하는 462km 코스를 예로 들면 전체 코스 중 12km, 약 2.7%를 제외한 나머지 거리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마스오토가 실제 운행하는 자율주행트럭 운행 코스 / 출처 : 마스오토
관련해 노제경 마스오토 부대표는 “화주가 기존에 운행하던 물량을 그대로 가져왔을 뿐 자율주행을 위해 별도 코스를 구성하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미 미들마일 운송 코스 대부분이 간선도로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마스오토는 기존 일반 화물차량에 마스파일럿을 어떻게 설치하는지도 상세히 공개했다. 총 1,000만원의 예산으로 자율주행트럭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스오토는 대부분의 자율주행 기술에 활용되는 ‘라이다(LiDAR)’와 ‘HD Map’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격경쟁력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마스파일럿은 총 7대의 카메라로 구성된다. 내부에 3대, 외부에 4대를 장착한다. 또 소형 컴퓨터 1대를 설치해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구동한다. 마지막으로 액츄에이터 2대를 설치해 차량 조향에 1대, 제동에 1대씩 사용한다. 마스오토는 마스파일럿이 실제 어떻게 구동되는지 시연을 통해 공개했다.
마스오토 자율주행트럭 내부 / 출처: 마스오토
버티컬 서비스 AI의 강점 살린다
마스파일럿 AI는 2019년 자율주행 시범주행을 시작으로 이번 샌드박스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운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또 유인 화물운송 트럭의 주행데이터 역시 ‘마스박스’라는 이름의 단말기를 통해 수집한 뒤 AI 학습용으로 활용한다.
관련해 박일수 마스오토 대표는 “버티컬 서비스에서 AI 선순환 구조를 갖추기 시작한 회사는 도메인별로 타사가 따라잡기 어려운 속도의 AI 역량을 갖게 된다. AI 성능이 개선될수록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이는 다시 AI 역량 강화와 고객 유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라며 “비전 중심 풀스택 머신러닝을 운영하는 마스오토는 미들마일 시장이란 버티컬 서비스에 집중한다. 테슬라가 모든 도로에서 운영 가능한 범용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는 것과 달리 마스오토는 오직 미들마일 대형트럭 자율주행 서비스에 집중하고, 여기에 비전과 경쟁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스오토는 이번 자율주행 유상 화물운송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2026년에는 자체 차량과 노선을 보유한 운송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오는 하반기에는 미국 운행을 준비 중이다. 자율주행과 관련해 규제 친화적이면서, 운송 수요가 높은 Interstate Highway 10 통과 주를 중심으로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텍사스, 앨라배마, 조지아, 뉴멕시코, 애리조나 등이 주 타깃이며, 해당 주는 자율주행에 관대한 편이라 작은 회사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마스오토의 계획보고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청년 인재들이 빠르게 시장으로 직접 진출하는 데 있어 매우 고무적이란 의견을 밝혔다. 또 샌드박스를 통해 15% 연비향상, 운전자 복지향상 등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모은다면 제도 정비 절차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산업부에서도 증차, 법 개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KIAT 규제혁신단에서는 지난해 말 샌드박스 승인에 이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실증사업이 추진됨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통 준비에만 8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마스오토는 2개월 만에 실증 준비를 마쳤다. 이에 KIAT 규제혁신단에서도 실제 실증 단계 면면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