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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도 유튜브 시대! 트러커 유튜버 ‘카고맨’을 만나다

by 신승윤 기자

2020년 08월 11일

화물운송시장-트러커 출신 유튜버 '카고맨'을 만나다

청년 카고맨이 화물운송, 그리고 유튜브에 뛰어든 이유

콘텐츠 생산자로서 바라본 화물운송시장, "변화가 필요하다"

 

글. 신승윤 기자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크리에이터, 콘텐츠 프로바이더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게다가 유튜브는 광고를 기반으로 수익성까지 보장하는 플랫폼이기에 수천만 명의 ‘유튜버’들이 저마다의 분야와 개성을 가지고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화물운송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우리들(?)이야 시장 내에서 지지고 볶고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우리 사회 대다수의 사람들은 물류 그리고 화물운송시장의 구조를 잘 알지 못한다. 종사자들이 어떤 모습과 태도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의 생각과 고민은 무엇인지 말이다. 때문에 이를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본인의 경력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삶을 진솔하게 소개하는 콘텐츠는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카고맨’이 유튜브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유튜브 채널 ‘카고맨’

 

1만 구독자를 돌파한 트러커 출신 유튜버 카고맨은 화물운송시장과 관련된 소식들과 함께 각종 차량 및 장비 리뷰, 화물운송 중 생긴 사건·사고 소개, 트러커로서의 경험과 의견 나눔, 화물운송시장 관련 인물 인터뷰 등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제공한다. 최근에는 도로·교통 관련 유튜버들과 협력해 국내 최초의 교통 전문 MCN 출범을 준비라는 카고맨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36세, 화물차 경력 10년의 트럭커 유튜버 카고맨입니다. 본명은 정진석이고요. 전문 유튜버로 완전히 전향한지는 3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화물운송시장에 뛰어든 계기

 

처음 화물운송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25살이었습니다. 기존에 하던 사업이 잘 안 되어서, 무슨 일이라도 시작하자는 마음에 ‘교차로’를 읽고 있었는데요. 그때 화물차 기사 모집 공고를 보고서 무작정 방문했습니다. 화물운송사 자격증과 대형면허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 유튜버 ‘카고맨’ 정진석

 

이후 회사로부터 독립해 내 차를 모는 ‘트럭커’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결혼을 준비하면서였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며 현업에 계신 선배들께 많은 것을 배웠고, 내가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보상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현대 5톤 중고차를 구매해 본격적인 화물차주로서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29살이었는데요. 이후 5톤 축차부터 14톤, 25톤 등 무게를 늘려나갔고, 현대나 대우 등 다양한 차량들을 몰아봤습니다.

 

점차 톤수를 늘린 이유

 

차량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일단 무게가 늘어날수록 운송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톤수에 따라 일머리가 다른데요. 높은 톤수의 차량을 운행할수록 손으로 하는 일이 점차 줄어듭니다. 5톤차의 경우 혼적도 많고, 손이 가는 일도 많았기에 점차 톤수를 늘렸습니다. 한편 14톤차의 경우 특정 회사와 계약해서 운행했고, 일반 짐을 나르는 데는 어려움이 매우 많아요. 해서 최종 25톤차까지 운행해봤습니다.

 

실제 화물운송시장에 들어와 일해 본 소감

 

저는 가정이 생기면서 내 차를 운행했습니다. 때문에 엄청난 책임감 아래 화물운송시장 안에서 멋지게 제대로 한 번 일해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좋은 점은 다른 직업과 달리 주변 눈치 볼 일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 스스로 업무를 계획하고, 홀로 일하기 때문에 트럭커가 본인 성향과 맞다면 다른 직종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직업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단 그만큼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운전 중이나, 화물을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안전사고가 참 많습니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늘어나면서 만성 피로와 졸음에 시달린 것도 사실이고요. 혹시나 화물에 문제가 생기거나, 오배송이 발생할 경우 보상해야 하는 금액도 상당합니다. 보험적용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작은 실수에도 운송료 이상의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젊은 트럭커’로서 느낀점

 

여타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화물운송시장에서 또한 ‘세대교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다들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죠. 뉴 플레이어, 특히 젊은 청년들이 트럭커로 새롭게 진입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가장 큰 문제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트럭커로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하나 알려주는 이가 없습니다. 저 또한 많은 고생을 해가며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습득했고, 좋은 선배님들도 많았지만 오히려 ‘원래 당해가며 배우는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어야만 이 시장도 청년들을 통해 보다 활력을 찾고, 새로운 변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조회수 166만을 기록한 카고맨의 인터뷰 콘텐츠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특히 트럭커로서의 생활이나 업무 관련된 문의를 참 많이 받았습니다. 얼마나 물어볼 곳이 없으면 제게 메일이나 댓글을 남겨 질문을 했을까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들이셨을 거예요. 그러다보니 성심성의껏 답변을 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이들을 돕는 것이 시장 전체가 살아남고, 또 발전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 그저 남는 시간이 아깝다는 단순한 생각에서였습니다. 운전 외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는 생각에 영상을 찍고 편집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고 보람차더라고요. 시청자, 구독자들이 늘어날 때마다 나를, 그리고 트럭커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각하니 너무 기뻤습니다. 다시 태어나 새 삶을 사는 기분이었어요.

▲ 인터뷰부터 현장, 차량리뷰까지 다양한 화물운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카고맨 유튜브 채널

 

화물운송업과 겸직하며 힘들지 않았는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본업 가운데 잠도 못자며 기획과 편집을 반복하다보니 많이 피곤하더라고요. 본업에 소홀해지기도 하고, 운전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하고요. 컨디션 관리가 정말 중요했습니다.

 

유튜브가 수익을 보장하는지

 

사실 수익이 크지는 않아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고, 여기서 보람을 얻음과 더불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10년 넘는 시간동안 반복되는 업무를 하면서 일상에 지치는 때가 많았는데, 유튜버로서의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사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한편 트럭커로서의 수익성이 많이 악화된 것도 영향이 컸습니다. 화물차주로 산다는 것이 비수기 때 빚을 지고나면, 성수기 때 이를 상회하는 수익을 통해 생활을 유지·발전시키는 패턴을 반복하기 마련인데요. 최근에는 부채가 오히려 커지면 커졌지 해결이 안 되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운송료 단가가 점차 떨어져 최저시급도 안 나오는 수준이라 말할 수 있어요.

 

유튜버 그리고 아버지의 삶 가운데 힘든 점 / 즐거운 점을 꼽는다면

 

힘든 점이라면 물론 수익이죠.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부양하기에 결코 넉넉하지 않습니다.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지고서 촬영하고, 편집해 좋은 콘텐츠로서 구독자분들께 인정받는 일만큼 즐겁고 행복한 일이 없습니다.

 

최근 165만 조회 수를 돌파한 인터뷰 영상을 기점으로 카고맨 콘텐츠들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확 늘어났음을 느낍니다. 조회 수만큼 확실한 척도가 없거든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고민하고, 이것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을 때 더없이 행복합니다.

 

유튜버로서 가지고 있는 화물운송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면

 

화물운송시장은 소위 ‘나쁜 관행’이 정말 많아요. 사기꾼들도 많고요. 시스템이 뒤틀려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 만연합니다. 게다가 세대교체 또한 더디게 진행되다보니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젊은 사람들이 시장에 진입해 새로운 관점으로 기존의 나쁜 관행들을 해체해 나가야 하는데 쉽지 않더군요. 때문에 저는 현재 다소 폐쇄적이고, 고여 있는 화물운송시장을 보다 유연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먼저는 카고맨을 비롯해 유튜버들이 모여 교통전문 MCN을 기획해 곧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화물운송을 비롯해 차량 및 도로교통과 관련된 산업 전반을 다루는 종합 콘텐츠 네트워크가 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넓게는 산업 전반을, 좁게는 시장 종사자 한분 한분을 조망하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유튜브 채널로 자리 잡고자 합니다.

▲ 화물운송종사자교육에 참여해 관련 정보 전달 및 리뷰를 진행한 카고맨(사진: 카고맨 유튜브 캡처)

 

나아가 카고맨이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화물운송과 관련된 교육 콘텐츠인데요. 매년 반복되는 ‘화물운송종사자교육’은, 모든 트럭커들이 공감하시겠지만, 매번 같은 내용으로 지금의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교육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교육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가 기관과 협력해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정규 교육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배포한다면 참 좋겠습니다. 처음 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들을 비롯해 화물운송시장 종사자 모두를 위한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카고맨의 향후 목표

 

제 현업 경험을 바탕으로 화물운송시장 종사자분들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겠습니다. 가까운 목표로는 구독자 10만 달성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화물운송과 관련된 어떤 질문이나 문의도 환영입니다. 제가 아는 선에서 무엇이든 성심성의껏 답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카고맨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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