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크게 감소
미중분쟁, 낮은 수익성···문제 지속되면 2020년도 전망도 '흐림'
페덱스, "커지는 전자상거래 배송 시장 지속 공략할 계획"
미국 대표 물류업체 페덱스의 2019년도 회계연도 4분기(2019년 3~5월) 성적이 지난 25일(미국 현지시간)공개됐다. 페덱스의 2019 4분기 매출은 178억 달러(한화 약 20조 5678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억 달러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 부문에서 19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조 276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순이익 11억 3000만 달러) 대비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페덱스 측은 공시를 통해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거시경제와 국제무역 시장의 불확실성이 2020년 회계연도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로서 페덱스가 직면한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풀이된다. 페덱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휘말려 있다. 지난달 미국은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 68곳을 수출제한 리스트로 지정하고, 정부 승인 없이 미국 기업의 제품을 살 수 없도록 했다. 이어서 이달 초 페덱스가 중국의 목적지로 한 화물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등의 배송 오류가 일어나자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개입이 있었는지와 관련해 페덱스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조치에 대응해 중국이 페덱스를 보복의 제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난 25일 페덱스는 미국 상무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페덱스가 매일 1500만 개 이상의 배송 주문을 처리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의 수출 금지 제재 대상의 배송을 전부 차단하기에는 불가능하며, 헌법에 보장된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프레드 스미스(Fred Smith) CEO는 포스브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무부는 정치 및 무역 부문에서 점점 더 많은 수출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페덱스를 포함한 운송회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전했다.
한편, 낮은 수익성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제기된다. 가령 이번 달로 페덱스와 미국의 유통업체 아마존의 미국 내 물류 계약이 연장 없이 만료되는데, 택배 부문의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페덱스의 실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아마존이 페덱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다.(2018년 기준) 또한, 페덱스 이번 4분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발 택배가 포함된 비(非) 긴급화물(Priority)의 업무량은 24% 증가했지만, 화물 하나 당 수익은 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덱스가 아마존과의 결별에 대해 '대담한 선택'이라면서도 "아마존 택배의 경우 비교적 크기가 작아 운송 공간을 모두 채우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아마존이 페덱스에게 지불하는 돈 역시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과의 계약은 종료됐지만, 페덱스 측은 계속 늘어나는 전자상거래발 소형 택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일반 배송(Ground)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와 함께 항공특송(Express) 허브 자동화, TNT와의 지속적 재통합 과정을 통해 원가 절감과 연계 배송 효율을 높힐 계획이다.
프레드 스미스 페덱스 CEO는 "2019년은 페덱스에게 도전과 변혁의 1년"이었으며 "새로 진입하는 2020년 회계연도엔 글로벌 운송시장에서의 역량을 확대하고 그에 필요한 투자도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