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Ex vs. DHL
바이오물류 서비스로‘한판 승부’
글. 이영재 |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바이오물류는 온도와 시간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48시간 이내, 24시간 이내 등 물질에 따라 운송 시간이 다르다. 주어진 시간 내에 재빠르게 목 적지까지 가야 한다. 온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운송 과정에서 상온을 유지해야 하는 제품, 영하 18도, 영하 21도 등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 는 제품, 화주가 지정해주는 온도를 계속 유지하며 운송해야 하는 등 온도관리가 까다롭고 어렵다. 특히 각국의 검역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통관 절차가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물류의 핵심은 사전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인허가 사항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또 물품의 특성에 적 합한 최적의 포장재를 선별하고, 때론 픽업 현장이나 공항에 직접 나가서 전 과정을 살펴야 할 때도 있다. 이동경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자 연재해로 인한 항공기 결항, 통관 지연 등 배송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도 바이오물류의 경쟁력으로 평가 받는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이 눈부시다. 미국나스닥바이오테크지수는 지난해 3월 기준 1년 사이50% 이상 급등했다. 바이오주는 올 들어 15% 이상급등하며 전체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같은 기간 IT주 성장률 1.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런 추세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대비 지난달 코스닥 시장 제약업종 시가총액은 181% 가량 급등했다. 이는코스닥 상장 업종 가운데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바이오헬스 미래 신산업 육성전략’보고서를 통해“최근 맞춤의료, 유전체 의학등 패러다임 변화를 맞아 첨단\융합기술 바탕의 바이오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2013년 560억 규모의 바이오산업은 연평균 성장률 18.7%를 보이며 2020년 1867억의 가치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국제특송업체의 바이오\헬스케어 물류 경쟁이 가시화됐다.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바이오코리아 2015’행사에는 기존 행사 주 참가자인 바이오, 제약사 뿐 아니라 국제특송업체인 DHL과 FedEx 등 물류업체들도 참여했다. 지금까지 매회 행사에 참석했던 TNT와 달리 DHL과 페덱스가 동시에 전시회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에어리스(aeris dynamics) 코리아, FMS코리아, 탭스 인터내셔널 등 바이오\헬스케어 물류를 지원하는 콜드체인 포장재 전문 기업 또한 전시회에 참여했다.
물류\포장업체가‘바이오’포럼에 참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이오 물류는 까다롭고 관리할 것이 많은 고부가가치 물류산업이다. 주요 운송품목인 의약품, 시약, 임상약, 원료, 혈액, 세포 샘플 등은 부피 기준단가가 높고 시간 혹은 온도에 매우 민감하여 세밀한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이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와 직결되는 경우도 있어서해당 바이오 품목의 빠르고 안전한 운송은 그 어떤 품목들보다 중요하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원 한 연구원은“의약품 배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신속성이 중요한‘신체 장기’운송 같은 경우 헬기를 통해 배송하기도 한다”며“혈액, 소변 등의 샘플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것이 중요하며 미국과 같이 DNA샘플 반입이 까다로운 국가의 경우 통관 문제도 굉장히 복잡하다”고 밝혔다.
삼진제약 한 관계자는“주사제 같은 약품은 온도에 매우 민감하며, 정제 같은 경우도 습도, 자외선 등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며“최근 국내 제약업계의 동남아 수출입이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약품의안전한 배송을 처리할 수 있는 국제특송사에 대한 니즈는 당연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송업체들은 이런 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독자적인 바이오 물류 솔루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DHL코리아는 2012년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 EXPRESS)’를 한국에 공식 런칭하여한국 고객들에게 바이오 특수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페덱스는 지난달 7일 TNT 인수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TNT는 임상시험 의약품과 바이오 물품통합 물류 서비스‘TNT 클리니컬 익스프레스’를 보유한 바이오 특송의 강자이다. 업계는 페덱스가 TNT 인수를 통해 자체 바이오 물류 솔루션인‘헬스케어 솔루션(Healthcare Solutions)’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 물류와 같이 온도와 정시성 관리가 중요한 또 다른 산업 군으로는‘식품산업’이 있다. 그러나 국제 특송 업체들은 식품 물류가 아닌 바이오 물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식품산업의 경우 바이오 물류보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팀은“DHL 메디컬익스프레스 서비스는 콜드체인 운송이라는 면에서 식품 운송에서도 활용가능하다. 그러나 식품업체는 포장재 가격만 하더라도 100만원까지 분포되어 있는 메디컬익스프레스 서비스의 단가를 부담하기 힘들기 때문에 관련 의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는 시간 혹은 온도에 민감한 바이오 물류 품목을 국제 규격에 맞추어 수출,수입하는 DHL의 프리미엄 서비스로 온도 솔루션, 포장, 통관, 서류작성, 문전배송 등 고객의 니즈에 최적화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서비스다.DHL 메디컬 익스프레스는 화주의 화물의 특성에 맞춘 통합 바이오 콜드체인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DHL은 화물 요구 온도에 따라 상온 콘트롤(15도~25도, 1도~30도), 냉장(2도~8도), 냉동(-20도 이하), 극냉동(-80도 이하), 초저온(-150도 이하) 등 다양한 온도조절 패키지와 냉매제를 제공한다. 때문에 DHL은 해당 포장을 제공해줄 수 있는 다양한 포장재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DHL코리아는 독일계 온도조절 솔루션 제작업체 바큐텍(va-Q-tec) 등 95% 가량의 해외 포장업체와5% 가량의 국내 포장업체와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포장재를 추천해준다. 포장재의 가격은 한화 5만원부터 100만원이 넘는 제품까지 다양하다. 화주는 의뢰하기 원하는 화물 특성에 따라 다양한 포장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포장재 구매 비용은 화주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높은 포장비는 부담이 될 수 있다. DHL코리아 메디컬익스프레스팀 김지혜 대리는“일부 의약품은포장재 비용을 넘어가는 상상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있다”며“만약 2도~8도 사이의 온도를 필수적으로 지켜야 되는 의약품이 저가의 포장재를 사용하여 0.5도의 오차라도 난다면 해당 의약품의 가치는 0이 될 수도 있다”고 화주들이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포장재를 선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DHL은 포장뿐만 아니라 화주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모니터링 솔루션도 제공한다. DHL 스마트센서(Smart Sensor)는 DHL이 개발한 RFID 방식의 온도 모니터링 장치로 운송 중 물품의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이 가능한 제품이다. 온도 모니터링 상황을 문자나 이메일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이 외에도 DHL은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USB형 온도 모니터링 장치 또한 화주에게 제공해준다. USB형 온도모니터링 장치는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 장치와는 달리 포장 개폐 후 온도 변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이다.
DHL 메디컬익스프레스는 이렇듯 화주가 운송하는 화물 특성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주기 위해 다양한 선택권을 구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DHL 메디컬 익스프레스팀 관계자는“화주의 업무와 화물의 특성을 알고 최대한 많은 솔루션을 제공하여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때문에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팀은 가능한 많은 업체와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바이오 통합 솔루션사실 DHL과 같이 메디컬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는 업체는 많다. 이런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DHL메디컬익스프레스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DHL 메디컬익스프레스팀 권나라 계장은“DHL메디컬익스프레스가 경쟁사에 비해 갖는 가장 큰 강점은 세계 최대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단가 및 서비스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DHL은 22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 500개 이상의 공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DHL의 유럽지역 시장의 점유율은 19%(포브스, 13년 기준)로 경쟁사인 UPS(16%), TNT(12%), 페덱스(5%)를 제치고 특송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외에도 DHL은 메디컬익스프레스를 위해 네트워크 내에 4500여명의 생명과학, 헬스케어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했으며, 전세계 150여 개의 GDP, GMP 시설을 보유하고 BBICMT 국가 내에는 15개의 GDP, GMP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계장은“단가에 대해서 정확한 수치는 밝히기 어렵지만, 경쟁사에 비해 우월한 네트워크 경쟁력을 통해 단가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덱스 헬스케어 솔루션
지난달 7일 페덱스는 글로벌 4위 특송업체TNT 인수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TNT는 바이오\헬스케어 물류 분야의 전통적 강자로 국내에서도 지난 2002년부터 글로벌 특송 업체 최초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업계는 페덱스가 이번 인수 합의로 부족한 유럽 내륙 배송 네트워크를 보다 확충하고 TNT의 헬스케어 물류 노하우를 흡수하여 글로벌 특송업체 3사 간 경쟁에서 위치를 보다 공고히 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페덱스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 시장에도 또 하나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페덱스코리아 채은미 대표는 지난달 바이오코리아 2015 참여에 앞서“항공 특송 시장에서 속도로 경쟁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지속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페덱스는 헬스케어, 바이오 제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 온도와 압력에 민감한 제품을 전세계 어디든 가장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특송 회사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초 TNT코리아 김종철 대표가“TNT 경쟁 우위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유사해 업계는 향후 페덱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페덱스의 헬스케어 솔루션은 고객이 원하는 적정온도의 환경에서 목적지까지 정시에 화물이 운송될 수 있도록 다양한 냉장, 냉동, 신선 화물솔루션을 제공해준다. 페덱스의 운송솔루션은 온도대 별로 Thermal Blacnket(15~25도),Compressor type Container/C-Safe(4도~25도), Cold Shipping Package(-20도~25도), Deep Frozen Shipping Solution(영하 150도 이하)로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페덱스코리아는“다양한 온도대의 화물에 맞춘 온도 조절 운송 패키지 및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덱스는 또한 자체개발 솔루션인 센스어웨어(Senseaware)를 통해 고객에게 실시간 화물 정보 제공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센스어웨어는 화물이나 보관 물품의 위 또는 내부에 위치시킴으로 화물의 현재 위치와 배송환경의 온도, 습도, 압력, 충격 및 내용물의 일광 노출 여부 등을 웹상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페덱스와 함께 화물 유형별 목표 온도 한도를 입력한 운송 탬플릿을 개발한 솔루션개발업체 메드퓨전(medfusion)은“운송도중 중요한 샘플이 분실되거나, 온도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센스어웨어 알람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자사 화물 항공기를 통한 유연한 스케쥴링
앞서 언급한 것들은 사실 경쟁 특송업체 또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이다. 그렇다면 페덱스의 헬스케어솔루션이 경쟁 특송업체에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 익명을 요구한 페덱스익스프레스 한 관계자는“페덱스 헬스케어 솔루션이 경쟁사에 비해 가지는 가장 큰 강점은 국제특송사 중 최다 보유하고 있는 자사 항공기로부터 나오는 유연한 배송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페덱스는 전 세계 650대 이상의 화물기를 보유하여 특송업체 중 최고 규모의 항공운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페덱스는 이렇게 다량 보유한 자사 화물 항공기를 통해 야간 운행 스케쥴을 유연하게 사용하여 바이오 품목의 직사광선 노출을 최소화하고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페덱스는 이번 TNT 인수를 통해 기존 취약했던 유럽지역 육상운송 네트워크를 확보 하게되어 앞으로 네트워크 경쟁역량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