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블록체인보다 사물인터넷] 공급망 물류의 가시성은 어떻게 연결 되는가

by 정태수

2018년 11월 04일

블록체인보다 사물인터넷 <Part II>

IoT는 센서를 활용한 '네트워크', 미개척지 지배할 자 누구인가

 

글. 정태수 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부교수

 

Idea in Brief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에 있어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사물인터넷(IoT)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하는데 앞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이다. 본고에서는 물류와 공급망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 가시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인 사물인터넷에 대해 알아본다. 사물인터넷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기술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며, 이를 바탕으로 물류와 공급망 관리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도록 하자.

 

지난 기고를 통해 사물인터넷의 전신이라 볼 수 있는 기술인 RFID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물인터넷은 우리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우리 생활 속 많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ICT의 급격한 진보에 발맞춰 센서를 기반으로 지능화된 사물들이 상호 연결되고 데이터 공유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생활환경의 변화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산업 생태계 자체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사물인터넷의 확산과 더불어 이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기 위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전이 있었고, 그렇기에 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반기술로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사물로부터 데이터를 취득하여 시스템의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즉,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 체계를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그렇기에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지향하는 바를 이 사물인터넷 없이 이룬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사물인터넷 ‘연결의 기술’

사물인터넷은 ‘각종 사물에 다양한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하여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물류산업을 포함하여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핵심기술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미국의 네트워크 전문기업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CES 2014’ 기조연설에서 “IoT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며, 인류 생활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명”이라 언급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IoT를 ‘사물들은 서로 소통하고, 감지하고, 상호 작용한다’라고 정의하며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할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먼저 사물인터넷의 ‘사물’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의 사물은 가전제품, 모바일 장비 등 전통적인 형태의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으로 구성돼야 합니다. 또한 자신을 타 사물과 구별할 수 있는 유일 식별자(혹은 IP)를 가지고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물 자신 혹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데이터 취득을 위해 센서 등을 내장하는 형태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이 ‘인터넷’입니다. MIT오토아이디(Auto-ID) 센터장이었던 케빈 애쉬턴이 사물인터넷을 “인터넷에 연결되어 인터넷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센서들”, 그리고 “개방적인 ad hoc 연결을 만들고 자유롭게 데이터를 공유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애플리케이션들을 구현함으로써 컴퓨터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마치 인간의 신경계처럼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라 정의했던 것처럼 말이죠.

 

결국 사물인터넷이란 인터넷 환경 하에서 각기 고유 식별 가능한 사물들이 만들어낸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환경으로, 기존의 유선통신 기반 인터넷 및 모바일 인터넷보다 진화된 단계의 인터넷을 의미합니다. 즉, 인간과 사물, 서비스 등 분산된 구성 요소들 간에 인위적인 개입 없이 상호 협력적으로 센싱, 네트워킹, 정보 교환 및 처리 등의 지능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물 공간 연결망입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의 연결 대상은 인간에서 사물, 공간, 자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장되며, 정보의 수집도 직접입력에서 센싱의 개념으로 변화합니다. 이러한 개념의 현실화가 가능하게 된 이유로는 초고속 이동통신, 고감도 센서, 빅데이터 처리 등 관련 핵심기술의 발전과 저가격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향후 무선네트워크, 통신모듈 및 센서, 스마트 단말 등의 기술 발전 및 보급 확산으로 사물인터넷의 영향력은 산업전반에서 일상생활까지 광범위하게 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데이터 획득은 ‘스마트 센서’부터

이제 사물인터넷을 구성하는 기술 요소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자 합니다. 사물인터넷이 부착된 사물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으며 또한 사물 주변의 환경은 어떠한지를 알고자 합니다. 관심 대상이 되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물(Things)들이 현재 어떠한 상황인지를 알아야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러한 데이터는 어떻게 생성될까요?

 

바로 ‘센서’가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센서의 목적은 물리적, 화학적, 환경적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화하는데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디지털화 되어야 그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하여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큰 범주에서는 RFID 칩도 사물에 대한 ID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센서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최근 딥러닝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각광받고 있는 화상 정보도 마찬가지로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취득한다는 점에서 광의의 스마트 센서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듯 스마트 센서는 사물에 대한, 사물과 관련된 정보를 취득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센서가 아니라 ‘인터넷’, ‘네트워크’다!

간혹 IoT를 단순히 사물에 부착하는 센서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IoT는 단순한 센서 그 자체가 아닙니다. 사물에 부착된 센서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로 전송하고 다른 사물과 통신하기 위한 통신 네트워크입니다. 센서가 감지한 정보가 서버로 공유되지 않는다면, 혹은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센서로부터 취득된 데이터의 가치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입니다.

 

사물에 부탁된 IoT 센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물 혹은 사물 주변의 아날로그 정보들을 디지털화 합니다. 다만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들을 IoT 센서 디바이스 수준에서 처리하게 된다면 제한적인 컴퓨팅 파워로 인해 데이터를 처리하고 제공할 수 있는 응용 서비스 수준이 매우 한정적일 것입니다.

 

우리가 IoT를 시스템 내의 사물들에 부착하는 것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실시간 가시성을 확보함으로써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이를 위해서 IoT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서버에 보내어 통합적으로 관리,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해당 사물의 정보뿐만 아니라 다른 사물들의 정보, 더 나아가 사물을 포함하고 있는 환경과 관련된 정보까지 확보가 되어야 통합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IoT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물간의 연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네트워크 체계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크상에서 수많은 사물들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를 모아주고 상호간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마련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실시간 가시성 확보와 통합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IoT 관련한 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로는 기존의 WPAN, 와이파이, 4G/LTE, 블루투스, 이더넷, BcN, 시리얼통신, PLC 등 인간과 사물을 연결시킬 수 있는 모든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들이 있습니다.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은 인터넷에 직접적으로 연결하거나, 각 센서들을 연결하여 센서들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전달, 저장, 가공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 역할을 담당합니다.

 

플랫폼으로 IoT 연결하기

최근 들어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가 비즈니스를 지배한다”는 등 업계에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IoT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현재 많은 IT업체들이 IoT 플랫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럼 IoT 분야에서의 ‘플랫폼’이란 무엇일까요?

 

IoT 플랫폼이란 사물인터넷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말로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실세계에 존재하는 사물들과 네트워크로 상호 연결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끼리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것. 또한 사람들에게 사물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사물에 대한 제어방법을 제공하고,궁극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여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프레임워크와 같은 표현입니다. 즉, 사물로부터 생성된 무수한 데이터들이 모이고 이를 분석하여 물류, 공급망 같은 시스템 상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이 IoT 플랫폼입니다.

 

IoT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로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을 들 수 있습니다. GE는 과거 엔지니어링 기반 제조 회사였으나, 현재 스마트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바로 프레딕스 플랫폼이 있습니다. 프레딕스 플랫폼은 분산되어 있는 다양한 IoT 센서, 발전기 등 하드웨어 등을 에지(Edge) 시스템을 통해 중앙의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실시간 전송하고, 클라우드 내에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응용시스템(app)들을 통해 데이터 분석을 수행합니다. GE에서 제조하는 발전기 터빈, 항공기 엔진 등에 IoT 기반의 다수 센서를 설치하고, 전 세계 각지에 흩어진 센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GE 본사의 클라우드 기반 프레딕스 플랫폼으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전송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그에 따라 최적의 의사결정을 진행하도록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 GE의 프레딕스 플랫폼 구조(출처: predix)

 

페덱스(FedEx)의 경우도 신선물류를 위한 센스어웨어(SenseAware)라는 IoT 플랫폼을 구축, 운영하고 있습니다. 페덱스의 센스어웨어 플랫폼은 신선물류와 관련된 IoT 디바이스들을 중심으로 구현되고 있어 신선물류 이외의 다른 분야로 확대·적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시스템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현재 페덱스의 센스어웨어는 의약품 운송 등에 적용되어 실시간으로 온도를 측정 및 관리하고, 최적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되고 있으며, 플랫폼 고객은 언제나 실시간으로 화물운송 현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 페덱스의 센스어웨어(출처: Senseaware.com)

 

미개척지를 지배할 자 누구인가

사물인터넷 산업은 성장 초기단계로서, 비록 현재 생활 속 많은 곳에서 활용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을 지배할 만한 제품 및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다양한 IoT 기반 제품 혹은 서비스들 간의 상호 호환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 간의 표준화 또한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요즘은 플랫폼을 누가 주도하는가가 중요한 시대이며, 이에 현재 많은 해외 선도기업들은 표준 IoT 플랫폼 구축과 연결된 기기들의 상호 호환성을 위해 연합하고 주도권 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사물인터넷 기술 및 시장에 대한 관심이나 관련 기술 도입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때문에 현재 초기단계이며 향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물인터넷 산업을 선점하는데 있어 고도화된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 우수한 요소기술 수준 등 여러 제반조건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다만, 기술적인 환경 조성에 앞서 물류분야에서의 다자간 연결·연계를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참여자들이 있는 화물운송업계에서는 회사별, 지역별, 국가별 서로 다른 운영기준을 가지고 있어 상호 연계하고 융합하기에는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IoT라는 기술을 도입 시에 기술 투자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제도적, 운영적 통합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물류 4.0에서 지향하는 IoT 기반 기업 간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현을 통해 공급망 가시성 확보 및 지능화된 물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정태수

싱가포르국립대학(NUS) 산업시스템공학과 조교수와 The Logistics Institute-Asia Pacific (TLI-AP) 자문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물류, SCM 및 스마트 제조분야에서 머신러닝 및 수리최적화 등을 기반으로 운영최적화를 연구 중에 있다. 현재 관심 분야로는 스마트 제조환경에서의 경영기법, 온디맨드 물류 및 강화학습 기반 수리최적화 기법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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