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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 아닌 상생 목표로', 화물운송시장 모두를 위한 플랫폼 꿈꾸는 ’로지스랩‘

by 신승윤 기자

2020년 02월 26일

복잡한 화물운송시장 구조, '주선사'와 '운송사'는 어떤 역할?

물류 IT 스타트업 '로지스랩', 화물운송시장 전체의 효율화 꿈꾸다

등록부터 결제까지… 통합 솔루션 '카고 시리즈'가 제시하는 디지털 환경이란?

 

글. 신승윤 기자

 

화물운송시장은 복잡하면서도 특수하다. 화주고객의 화물을 운송한다는 것은 단순히 화주와 화물차 기사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화주는 각 화물마다 원하는 조건에 따라 운송해주기를 바라고, 저마다 개인 사업자인 화물차 기사들 또한 무게, 부피, 이동거리 등 각자 원하는 조건의 운송 건이 따로 있다. 그 사이에서 화물주선‧운송사는 화주 영업과 동시에 적절한 기사를 매치, 물류 단계 업무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때문에 대다수의 플랫폼이 지향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접적인 연결은 오히려 당사자인 양측 모두를 괴롭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화물운송시장에 필요한 플랫폼은 과연 어떤 형태일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물류 IT 스타트업 ‘로지스랩’을 만나 화물운송 플랫폼 역할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아우, 나 이거 못해요.”

 

현장에 도착한 화물차 기사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는 데에는 보통 2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사전에 수락한 운송 조건과 실제 조건이 다를 때다. 고지 받은 것보다 화물이 훨씬 크고 무겁거나, 수량이 추가되거나, 또는 노선이 늘어나는 등 화주가 추가요청사항을 현장에서 요구하는 경우다. 또 다른 하나는 화물차 기사의 변심이다. 늘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실제 화물을 마주하니 마음이 변했을 수도 있고, 개인사정 등으로 인해 기사 측에서 운송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화물차 기사가 개인 사업자 형태로 일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기에 발생하는 일이다.

▲ 전혀 예상치 못한 화물 상태는 화물차주를 당황케 만든다.

 

2016년 통계청 운수업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물류시장의 전체 매출규모는 141조이며, 그 중 화물운송은 35조로 약 24%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시장 내에서 위에서 언급한 각종 애로사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면 말 그대로 혼돈이 찾아올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때문에 화물운송시장에는 주선사와 운송사가 존재해 기업 화주에 대한 영업과 함께 적절한 화물차 기사를 연결, 이후에도 양측을 대상으로 적극 관리 및 보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선사와 운송사

 

화물운송시장에서 주선사와 운송사의 차이는 무엇일까? 주선사는 화주와 운송사업자(법인/개인)의 요청에 따라 서로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운송사는 실제 운송수단(번호판)을 보유해 직접 운송을 담당한다. 때문에 주선업과 운송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회사가 다수다. 직접 운송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외에 물량은 주선업을 통해 넘기고 수수료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한편 주선업의 경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다단계 형태의 주선이 금지돼 있다. 즉 주선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다시 타 주선업체로 넘기지 못하는 것이다. 운송사의 경우 화주 또는 주선업체로부터 받은 물량을 직접 운송하거나, 타 운송사에게로의 위탁이 가능하다. 단 타 운송사로부터 물량을 위탁 받은 운송사의 경우 해당 물량에 대해 한정적으로 재위탁이 가능한데, 국토부에서 인증하는 화물정보망기업(전국24시콜화물, 화물맨 등)을 통하거나 개인 사업자인 1인 화물차주에게 넘기는 등 방법이 한정적이다.

 

예를 들어 주선/운송사인 CJ대한통운이 막대한 물량을 모두 운송할 수 없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를 주선 또는 위탁하는 것이다. 가능한 위탁 방식으로는 타 운송업체를 선정해 맡기거나, 인증정보망을 통해 위탁가능업체를 찾거나, 1인 화물차주와 계약하는 형태가 있다.

 

▲ 화물운송시장의 운송거래 구조

 

물류 IT 스타트업 ‘로지스랩’

 

2016년 시작한 로지스랩(Logis LAB)은 화물운송시장의 디지털화를 표방하는 물류 스타트업이다. 제1회 인천 스타트업 공모전에서 스마트 물류분야 우수상을 수상 및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로지스랩은 화물운송 통합관리 시스템, 화물운송료 결제 시스템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 물류 IT 스타트업 로지스랩

 

백근일 로지스랩 이사는 “화물운송시장은 전통적인 물류산업의 중요한 축 중 하나”라며 “다수의 중소 규모 및 영세 사업자가 운송료 가격으로 경쟁하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다. 때문에 서비스 품질에 대한 투자가 어렵고 수작업 중심의 업무 관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역으로 산업 혁신의 여지가 큰 분야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때문에 로지스랩은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해 화물운송 관련 업무를 효율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설립 1년 만에 제24회 대한민국물류대상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로지스랩은 O2O 배달, 배송시장과 다른 화물운송시장만의 특징을 자사 서비스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백 이사는 “최근 시장에 등장하는 플랫폼들은 화주에게 최적의 차량을 연결해준다고 표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화주에 따라 화물의 특성은 물론 노선이나 취급방식 등 요구사항이 매우 다양한 가운데 주선사, 운송사의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가 없다면 제대로 된 업무가 불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로지스랩이 추구하는 목표는 화주부터 차주, 운송사와 주선사 모두가 디지털 환경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로지스랩은 배차 연결뿐만 아니라 운송료 청구 및 결제 과정의 디지털화에도 힘쓰고 있는 것”이라 소개했다.

 

통합 솔루션 ‘카고 시리즈’

 

로지스랩이 제공하는 화물운송 통합 솔루션은 기본적으로 화물운송시장의 악순환 해결에 기여해 시장 전체와 함께 동반성장하기 위한 서비스다. 소규모, 영세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 화물운송시장은 낙후된 기업환경이 알선위주의 저가 경쟁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익성 악화와 낮은 신용도라는 결과를 낳아 결국 사업자들이 영세성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로 이어진다.

 

백 이사는 “이러한 악순환이 화물운송시장을 디지털 혁신의 사각지대로 몰고 있다”며 “지금은 연결과 공유의 시대며, 이것이 부재할 경우 절대 규모와 효율을 만들 수 없다. 로지스랩은 국내 화물운송시장이 결코 소규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한 것의 원인을 위 악순환에서 찾았기 때문에 변화의 시작단계로 디지털화를 선택한 것”이라 설명했다.

 

로지스랩 서비스는 크게 2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플랫폼 영역이다. 이는 기존 운송사와 화주를 연결하는 가맹형 플랫폼으로서 디지털 화물운송 네트워크 및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함과 동시에 운송 관리의 데이터화, 자동화에 집중한다. 두 번째는 핀테크 영역이다. 운송료 청구와 지급의 디지털화, 법인카드 간편 결제와 빠른 입금, 이월약정과 같은 기존에 불가능했거나 수기로 처리하던 업무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새롭게 서비스한다.

 

플랫폼 영역에서는 마켓플레이스/공유협업 플랫폼 카고링크(Cargo Link), 주선사‧운송사용 운송 관리 시스템 카고 매니저(Cargo Manager), 화주용 운송 및 결제관리 시스템 카고 커넥트(Cargo Connect), 그리고 차주용 모바일앱 카고 드라이버(Cargo Driver)까지 시장 참여자들을 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로지스랩은인증정보망 전국24시콜화물과의 API 연동을 통해 자동배차를 도입한 바 있다. 그 결과 현재 카고매니저는 18만5000여 대의 등록차량, 등록 오더 수 200만 건을 돌파했다.

▲ 카고매니저를 활용해 평균 운송료 및 최저/최고 운송료, 배차했던 차량 정보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핀테크 영역의 운송료 통합결제 플랫폼 카고 페이(Cargo Pay)는 운송료의 청구, 정산, 결제의 전 과정을 시스템화해서 처리하는 서비스다. 백 이사는 “기존에는 화물 차주가 운송‧주선사에게 오더를 받아 운송을 수행하고 나면, 계산서를 작성해 인수증과 함께 운송‧주선사로 우편을 통해 보낸다. 이후 운송‧주선사의 정산업무 담당자들이 이를 접수해 수많은 종이계산서를 정리하고, 배차된 내역을 확인해 사업자별로 기재 및 송금하는 운송료 지급 업무를 수행한다. 이 복잡하고 번거로운 업무를 모두 카고 페이 시스템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백 이사는 “카고 페이를 통해 화물차주는 스마트폰에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운송 후 1달 뒤 이뤄지는 운송료 약정 지급기일보다 빨리 받을 수 있는 ‘빠른입금’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는 불필요한 수작업을 제거함과 동시에 운송‧주선사, 차주의 운송료 지급에 대한 자금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 ‘화물운송리포트’ 발간

 

2018년 데이터를 모아 발간한 ‘화물운송리포트 2018’은 화물운송시장에서도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가능함을 보여준 최초의 리포트였다.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과,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화물운송업무를 시스템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리기 위해 발간했다는 화물운송리포트와 관련해 백 이사는 “일선 업무 현장에서부터 데이터 입력, 흔히 말하는 전산 입력부터 필요하다는 것을 업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 화물운송리포트 2018

 

덧붙여 “위와 같은 변화를 통해 데이터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실질적 효율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젝트 성격의 화물운송리포트를 시작으로 향후 카고매니저/카고페이 플랫폼은 새로운 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내 신설된 데이터팀과 협력해 데이터 거래 기반의 카고페이 크레딧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는 다양한 화물 운송료 결제 서비스 즉 공급망 금융을 위한 데이터 기반 신용 평가 시스템이 될 것”이라 말했다.

 

어떤 플랫폼을 만들 것인가

 

로지스랩 플랫폼은 매년 업데이트 되고 있으며, 작년 2.0 버전 출시 이후 고객 운송사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그 중에는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부터 수억에서 수십억 원 규모까지 다양한 사업자들이 포함돼 있다. 백 이사는 “회사 규모가 크던지 작던지 간에 먼저는 정산업무가 편리해진 것에 대해 아주 반응이 좋다”며 “단 운송사 규모별 취급하는 화물의 특징이 다르고, 운영 형태에 따라 필요로 하는 주된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피드백을 통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지스랩의 향후 목표와 관련해 “로지스랩의 최종 목표는 화물운송시장 참여자들이 디지털화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 시장 참여자들과 경쟁하거나, 특정 사업자들을 배제하는 것이 아닌, 보다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시장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페이먼트, 데이터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차량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화물운송 거래 플랫폼,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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