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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의 미래, 핵심 키워드는 ‘인도어’

by 김동준 기자

2018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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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 각종 생활 서비스와 연계

홈 사물인터넷 기업 ‘브런트’에도 공동투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무엇일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다양한 개념이 흩뿌려져 있는 것 같지만 최근 그들이 내뱉는 말을 잘 들여다보면 공통의 개념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기술 자체를 '인도어(Indoor)'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여기서 ‘실내(인도어)’란 단순히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잠자고 생활하는 ‘집’만 뜻하진 않는다. 가깝게는 실생활에서 자주 활용하는 자가용부터 넓게는 소비나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쇼핑몰 등 실내 전반을 일컫는다. 즉, 생활영역 모두를 그들이 가진 기술로 장악하겠다는 전략이 작용하고 있다.

 

스피커로 인공지능의 문 열다

 

우선 이들이 언급하는 청사진 속 공통분모는 음성이다. 음성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기술이 생활영역 곳곳에 침투해 자연스러운(Natural) 상호작용(Interaction)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스피커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내놓은 대표적인 상품을 살펴보면 그 선두에는 스피커가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는 ‘웨이브’라는 이름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미니’라는 이름으로 각각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했다. 각 사는 스피커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 론칭에 역점을 두는 상황이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네이버를 창조해내는 과정”이라고 네이버랩스의 역할을 정의한 바 있다. 이는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생활 속에 인프라화(化) 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에서 카카오미니를 개발한 조디악 총괄 역시 지난 10일 “카카오미니는 음성 인터페이스를 경험할 수 있는 장치”라며 “집이라는 공간에서 잘 쓰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음악이나 라디오 기능 이외에도 사물을 제어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웨이브’(좌)와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스피커를 통해 할 수 있는 생활영역에서의 서비스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기능에만 멈춰있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내추럴 인터페이스(음성 인터페이스)의 목적은 사실 스피커가 아니었다”며 “인터페이스 자체가 집으로 숨어들어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제공해주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스피커와 관련한 서비스 론칭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27일 ‘헤이 카카오 3.0’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여민수, 조수용 대표는 카카오미니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구상을 발표했다.

 

멜론을 인수해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만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함은 물론, 카카오미니를 통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카카오택시 호출, 음식 주문, 교통 안내 등 주요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추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카카오톡 보이스톡(전화)이나 번역, 홈 사물인터넷 영역도 진출할 계획이다.

 

브런트에 투자한 네이버와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을 살펴보더라도 그들의 인도어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브런트라는 회사에 공동으로 1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해당 스타트업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 기업이다.

 

브런트는 지난해부터 언론과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대표적인 상품인 ‘브런트코드’를 출시하면서 부터다. 브런트코드는 멀티탭의 일종으로 220V 소켓과 USB 충전포트 등을 갖춘 제품이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주로 사용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겨냥했다.

 브런트가 출시한 ‘브런트코드’(좌)와 ‘브런트플러그

 

브런트코드는 일반적인 멀티탭과는 달리 감성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하지만 브런트의 구상은 단순히 외형의 혁신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사물인터넷을 통한 ‘연결’에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브런트코드 이후 출시한 ‘브런트플러그’라는 제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브런트플러그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각종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끔 하는 사물인터넷 어댑터다. 원격으로 전자제품의 전원을 켜고 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웰컴&굿바이 자동 실행’이라 명명된 기능을 통해 생활 패턴에 맞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게 제품의 실질적 지향이다.

 

결국은 미래먹거리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로봇과 자율주행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고, 카카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경험 제공 측면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의 미래먹거리가 바로 기술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공개한 실내 측위 로봇 ‘M1’과 ‘어라운드’는 실내 자율주행, 지도 기술을 바탕으로 생활 현장에서 활약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미 네이버랩스는 대형 쇼핑몰이나 예스24의 오프라인 서점 등에서 필드 테스트를 마친 상황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리더는 지난 13일 진행된 ‘네이버 테크 포럼’에서 “고가의 센서로 좋은 지도를 만들어 비교적 저렴한 로봇이 해당 지도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작전”이라며 “M1이 지도를 만들어 클라우드에 올리면 어라운드가 이를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로봇 도입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인공지능 플랫폼인 ‘카카오I’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외부 파트너들이 카카오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생각이다. 카카오는 카카오I 개발플랫폼인 ‘카카오I 오픈빌더’를 하반기에 정식 오픈하고, 현대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등과 협업한 인도어 기술에 대한 결과물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여 대표는 ‘헤이 카카오 3.0’ 기자간담회에서 “IT 산업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고, 카카오는 지금까지 인터넷과 모바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왔다”며 “카카오가 만들어갈 서비스, 기술 혁신이 이용자들의 생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 기자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정치부/산업부 기자로도 일했다. 지금은 CLO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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