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도입한 휠소터 (사진: CJ대한통운)
택배현장에 ‘휠소터’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택배기사의 생활이 달라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19일 부산광역시 사하구 장림동에 위치한 택배 터미널에 화물 자동 분류장치인 ‘휠소터’를 100번째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휠소터(Wheel Sorter)’란 택배 상품에 부착된 송장의 바코드를 빠르게 인식한 후 컨베이어벨트 곳곳에 설치된 소형 바퀴(휠)를 통해 택배 상자를 배송지역별로 자동 분류하는 장비를 말한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월 분류 자동화에 1,227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고 세계 최초로 택배 서브터미널에 휠소터를 개발·설치하기로 했다. 이후 인천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약 90여 곳에 설치했으며, 이번 부산 장림동 터미널에 100번째 휠소터를 가동했다. 휠소터 설치가 본격화되면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1만 7천명 중 60%인 1만명이 자동분류의 혜택을 보고 있다. 향후 추가 설치를 통해 더 많은 택배기사가 혜택을 보게 될 예정이다.
휠소터 도입으로 작업 강도가 완화되고 배송 시간이 다변화되는 등 택배기사의 작업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가장 대표적인 변화로 택배기사들이 상품을 인수, 분류하는데 드는 작업 강도와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들었다. 과거에는 컨베이어 앞에 바짝 붙어 빠르게 움직이는 택배상자를 육안으로 살펴보며 송장에 적힌 주소를 판별하고 손으로 직접 분류했다. 하지만 이제는 휠소터가 지역별로 자동 분류해 택배기사 앞까지 전달해주고, 택배기사는 자기 앞에 도착한 상품을 배송순서 및 노하우에 따라 차량에 적재만 하면 된다.
회사측은 택배기사가 작업 시작 시간과 배송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라 평했다. 과거 택배기사들은 상품을 인수하기 위해 아침 7시까지 전원 동시에 터미널로 향했다. 지금은 휠소터의 자동 분류 기능으로 그럴 필요가 없다. 동료들과 3인 1조, 6인 1조, 9인 1조 등으로 조를 편성해 일부만 일찍 도착해 자동 분류된 상품을 정리하고, 다수의 택배기사는 9시, 10시부터 작업을 시작해도 된다. 이에 따라 오전 배송도 가능해졌다.
자동 분류에 따른 작업 효율 증대와 방식 변화로 택배기사의 배송 출발이 약 3시간 정도 당겨졌고 이에 따라 고객은 3시간 빨리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또 택배기사는 고객의 문의나 요청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고객 서비스가 향상됨과 동시에 수입도 증대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휠소터와 같은 첨단기술 도입으로 상품 인수 및 분류 작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택배기사들의 작업 여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등 택배업이 과거와는 매우 다른 모습을 띄며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와 지원을 통해 더 나은 작업 환경을 조성하고 혁신적으로 택배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