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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아닌 또 다른 물류 협력의 방법론, JV 설립

by 임예리 기자

2017년 12월 09일

인수합병보다 유연한 협력의 방식, JV 설립 

해외 네트워크 확장, 진출시기와 현지 상황도 고려해야

인수합병 조인트벤처 M&A JV 삼성SDS 한진

 

인수합병(M&A)은 물류기업에게 있어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기본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인수합병에는 많은 투자비용이 필요하고, 서로 다른 조직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확실한 위험(Risk)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합작투자법인(Joint Venture, 이하 JV) 설립은 인수합병보다 유연한 협력 방식으로 꼽히며, 실제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JV 설립을 통해 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국내 기업 사례들을 살펴보자.

 

삼성SDS, JV로 범아시아 확장

 

최근 삼성SDS의 물류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부문 매출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 10월 삼성SDS가 발표한 실적 공시에 따르면, 삼성SDS의 3분기 매출액은 2조 3,089억 원, 영업이익은 1,923억 원을 기록했다. 물류BPO 부문은 유럽지역 판매물류 확대와 대외 사업 추진에 따라 1조 3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해외법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12년 상반기 27.5%(7,35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56.1%(2조 5,386억 원)로 늘어났다.

 

이는 물류사업 확대의 결과로, 특히 삼성SDS는 작년부터 해외물류업체들과의 JV 설립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삼성SDS는 지난해 7월부터 1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중국과 베트남, 태국 등지에 4개의 JV를 설립했으며 향후 중국, 동남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거점에서 대외사업 확대를 위한 JV 설립을 검토 중이다.

JV 조인트벤처 삼성SDS 아큐텍 알스 케리로지스틱스 MP로지스틱스

 

삼성SDS가 추진한 JV 설립은 인수합병보다 투입 비용이 낮아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참여 기업 간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완벽히 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삼성SDS 측은 양사간 사전 논의를 통해 JV의 비즈니스 영역을 정의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명확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SDS는 IT, 물류 컨설팅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로컬 파트너사의 경우 실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에 양사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쉽다는 것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법인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로 성과나 실적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서비스 부문 확대는 계속되고 있는데, 가령 베트남 파트너사 알스와 설립한 JV를 통해 그동안 삼성SDS의 서비스 영역이 아니었던 공항화물 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SK C&C, 인수합병과 JV 설립 병행

 

SK C&C의 경우, 인수합병과 JV 설립을 통해 물류 IT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SK C&C는 지난해 11월 홍하이(鸿海)그룹의 물류자회사 저스다(JUSDA)와 ‘FSK L&S’를 설립했다. 이어 물류자동화 장비기업인 에스엠코어를 인수했다.

 

FSK L&S 설립 당시 양사는 물류 통합 솔루션 캐롤(Kerol)을 선보였다. 캐롤은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접목한 융합물류 ICT 플랫폼으로, 상품과 자금에 대한 추적 관리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FSK L&S는 설립 당시 캐롤 적용을 확대하고, 한중 간 전자상거래 물류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FSK L&S는 지난 4월 SK㈜로부터 SK플래닛과 계약된 이천 물류센터 운영사업을 14억 원에 양수했다. 또한, 올해 6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JV 설립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 SK C&C 관계자는 “현재 내부 조정과 함께 앞서 언급된 사업들이 실제 사업으로 연계가 되고 있긴 하지만, 파일럿 단계에 있어 구체적인 현황은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진, 윈윈(Win-Win) 위해 현지 고객사와 협력 

 

한편,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있어 인수합병, JV 설립 외에 현지에 자사 법인 설립 역시 자주 활용되는 방식이다. 물류사업 특성 상 네트워크 확보가 중요한 만큼, 아무런 기반 없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화주와의 동반 진출이나 확보된 물량을 기반으로 현지에 있는 대리점 혹은 영업소를 단계적으로 키워 법인 설립 단계까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지법인 설립은 앞선 두 방식보다 운영상 효율화 작업에 유리하기도 하다. 물량을 확보한 이후에는 화주와의 동반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있다. 실제로 한진의 네트워크 강화는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진은 1993년 미국법인 이후. 2005년 중국 청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상하이(上海), 션전(深圳), 다롄(大连), 홍콩, 광저우(广州) 현지법인을 연이어 설립했고, 포장이사, 육상운송 등 종합물류 서비스로 사업범위를 확대했다. 이어서 2010년 우즈베키스탄, 2013년 체코, 2014년 미얀마, 2016년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유럽에 이르는 대륙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진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2014년 미얀마법인 설립을 예로 들며,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회사 차원의 경영전략이나 재무환경도 중요하지만, 진출 시기나 현지 상황을 고려한 법인설립 역시 중요하다”고 밝혔다.

 

2014년은 서방세계가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하기 시작해, 외국계 업체의 미얀마 진출이 강회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황이기도 했다. 즉, 외국계 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까다로웠는데, 한진이 법인설립에 성공하면서 현지 사업 운영에 경쟁력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동 관계자는 “당시 오히려 다른 기업들이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미얀마에 우회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이렇듯 현지법인 설립이 현지 경영에 유리한 경우도 있어 각 사의 네트워크 확장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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