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4차산업혁명 시대에 ‘승자’를 결정하는 열쇠
인공지능 도입,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부터 고민해야
경제 전반에 불고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주장대로라면, 기업 입장에서 더욱 빨라지는 변화의 시기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20년 전부터 시작된 디지털 전환의 물결로 인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한 개의 제품을 만드는 데 세계 각국의 업체가 뛰어든다. 아이폰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이폰은 직접 제조공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 중국, 대만 등 전 세계에 있는 파트너사와 협업하여 그들부품과 기술을 활용해 아이폰을 만든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다른 나라의 업체끼리 교류하는 데 드는 비용과 거래비용이 줄었고, 수요예측이 쉬워졌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즉,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라면 전 세계 대상으로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렇듯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전 세계의 혁신을 이끌고자 하는 와중에, 유경상 SK플래닛 비즈(Biz) 혁신실장은 지난 22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인공지능으로 인해 앞으로 디지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공지능은 머신러닝, 딥러닝을 통해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스스로 학습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리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 현재 구글, 페이스북, 바이두 등 핵심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드는 회사들은 자사의 플랫폼을 오픈했다.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그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자 할 때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은 대부분 소비자가 볼 수 없는 부분에서 자동화를 이뤄내는 것이므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생활패턴이나 습관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 가령, 아마존 상품 판매 사이트의 경우 사용자가 이용하는 사이트는 5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추천기능과 가격 설정 부분이 인공지능을 통해 고도화됐을 뿐이다. 유 실장은 이런 이유로 인해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서 비교적 빨리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인공지능의 적용에 걸림돌이 되는 것도 있다. 인공지능이 머신러닝을 통해 데이터를 학습하려면, 출력자료나 단순한 엑셀파일이 아닌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IT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의 경우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해놓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유 실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공지능을 산업에 잘 적용하려면 다양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장단점을 알면서도, 산업 특성을 잘 이해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데,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답이 아닌 질문으로 인공지능 맞이해야
유 실장은 “위와 같은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노령화 추세로 인해 노동인구를 대체할만한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통한 의사 결정 지원이나 예측에 강점을 보이는 인공지능은 현재 업무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내기에 좋은 기술이다. 특히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구조의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해 시장을 선점하고자 할 것이다.
▲ 유경상 SK플래닛 비즈(Biz) 혁신실장
하지만 인공지능을 포함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은 것에 비해 국내에선 아직 어떻게 그것을 활용해야 할지 몰라 도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유 실장은 “기술 도입을 고민할 때 자사의 메인 비즈니스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은 어떠한 질문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빠르고 쉽게 답을 찾아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을 알고 싶은지, 무엇을 예측하면 좋을지 사용자가 알고 질문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어느 시점까지는 극적인 인공지능의 효과나 성과를 보기 힘들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더 많은 데이터로 학습할수록 그 정확도와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전까지 기업은 디지털 전환에 알맞은 몸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기업활동을 디지털화 하거나 데이터를 모으는 등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유 실장의 설명이다. 그는 “모든 산업과 사업마다 인공지능의 효율이 폭발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순간이 있어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