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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 "갈 때까지 갔다" 단가 인상하는 중국 택배업체

by 임예리 기자

2017년 10월 15일

택배업체 이중고, 단가경쟁에 인건비·자재 비용 증가까지

중국 대형 택배업체 3가 단가 '소폭' 인상, 업계 반응은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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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택배시장에서 극심한 단가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몇몇 대형 택배업체가 택배단가 인상 소식을 알렸다.

 

단가 인상을 발표한 업체는 위엔통(圆通), 중통(中通), 윈다(韵达) 3개로, 모두 중국 6대 민영 택배사에 속하는 업체들이다. 위엔통(圆通)은 성수기 시즌을 맞아, 자사의 기본적인 네트워크 확충과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택배운임을 올린다고 11일 발표했다. 위엔통의 단가 인상은 중국 전역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원래의 운임에서 무게가 1kg 이하인 택배는 개당 0.3위안(한화 약 52원), 1kg를 초과하는 택배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0.3위안이 더해진다.

중국 6대 민영 택배사: 위엔통(圆通), 중통(中通), 션통(申通), 바이슬후이통(百世汇通), 윈다(韵达), 슌펑(顺丰). 앞선 5개 업체를 합쳐 사통일다(四通一达)라고 부른다.

 

중통(中通)과 윈다(韵达) 역시 같은 날 단가 인상 소식을 전했다. 양사 모두 인력과 자재비 등 원가 증가로 인해 고객 서비스의 차질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두 업체는 위엔통처럼 일괄 적용이 아닌 각 지역의 상황에 맞춰 단가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우정국(国家邮政局)이 발표한 <2016년도 택배시장 감독관리 보고(2016年度快递市场监管报告)>에 따르면, 2013년 평균 15.7위안(한화 약 2700원)이었던 택배단가는 2016년 평균 12.7위안(한화 약 2200원)으로 낮아졌다. 택배업체 간 극심해진 가격경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계속되는 단가 하락에 현지 업계에서는 "(택배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고,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다"라는 말까지 도는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에 인건비나 자재비 등 원가 부담까지 더해졌다. 중국의 인건비는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특히 지역마다 최저임금을 달리 책정해 시행하는 중국에서는 대도시일수록 최저임금과 임금 상승률이 높다. 작년의 경우, 월 최저임금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상하이(上海)로, 2190위안(한화 약 38만원)이었다. 또한, 상하이, 션전(深圳), 톈진(天津) 등 최저임금 상위 9개 대도시의 월 최저임금 증가율은 평균 10.7%였다.(2016년 기준)

 

포장재로 많이 사용되는 종이상자와 송장 인쇄에 사용되는 종이의 원가 역시 올해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최대 골판지원자재 생산업체 주룽제지(玖龙纸业)가 발표한 잘에 따르면, 골판지 가격은 최근 1년간 약 70% 증가했고, 그 결과 골판지 상자의 가격 역시 개당 0.2~0.5위안(한화 약 34~86원) 정도 증가했다.

 

그나마 지난 1~2년 사이 6개의 택배업체가 상장하고 난 뒤에는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다. 단가 경쟁에 의한 시장 점유율 높이기 구조가 일단락됐고, 경쟁 과정에서 대량의 중소규모 택배업체가 시장에서 사라짐으로써 업계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택배단가 상승 반응, 아직까지는 '양호'

 

재미있는 점은, 해당 택배업체들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데이인 쌍십일(双十一: 11월 11일)을 한 달 남겨놓은 시점에 단가 인상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쉬용(徐勇) 중국 택배물류자문왕(快递物流咨询网) 수석고문은 이에 대해 "올해 쌍십일은 해당 택배업체들이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쌍십일인만큼, 가장 중요한 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즉, 단가 인상을 통해 원가 상승 압박을 해소하고, 서비스 질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윤 측면에서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가 인상 소식이 전해진 뒤 중통과 윈다의 주가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증권사 중신증권(中信证券)은 주요 택배업체들이 다년간의 쌍십일 성수기를 겪으면서 단가경쟁보다 네트워크 안정화와 서비스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향후 택배업체들의 단가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중신증권은 올해 11월 중국 내에서 발생하는 택배는 50억 건, 업계 전체 매출 총이익은 25억 위안(한화 약 4289억 원)이며, 평균 단가는 약 0.5위안(한화 약 86원) 상승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렇다면 현지 소비자 반응은 어떠할까. 이번 단가 인상을 발표한 세 업체의 주 고객은 이커머스 업체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단가 상승은 비교적 소폭으로, 이커머스 업체나 일반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10위안어치 상품을 사면 무료배송'처럼 박리다매 모델을 취하고 있는 업체에겐 물류비 상승이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곧 다가오는 쌍십일의 경우 배송이 매우 중요해 화주가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택배업체와 계약을 맺기는 힘들다. 즉, 화주 입장에서 비용과 위험을 고려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양다칭(杨达卿) 중국물류학회 특약(特约)연구원은 광저우일보(广州日报)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물량이 많은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택배업체와 별도의 협의를 통해 물량을 처리하므로, 협의 만료 시점에 다다른 것이 아니라면 단가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택배 서비스 질 향상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중국 국가우정국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택배 서비스에 대한 유효 컴플레인*은 1만 3,30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중 분실(부분 분실 포함)과 지연 등의 문제가 각각 28.7%, 27.5%를 차지했다.

*컴플레인으로 인정된 사례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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