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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물류와 IT 만나 일자리 창출에 날개 달다

by 양석훈 기자

2017년 08월 22일

크라우드펀딩

글. 양석훈 기자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개봉 3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다큐영화로서는 이례적이었다. 제작 초기,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던 영화는 많은 시민들이 낸 자발적 투자금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개봉관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펀딩’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노무현입니다>의 펀딩을 진행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 ‘와디즈’는 펀딩 개시 후 26분 만에 총 184명의 투자자에게 목표금액 2억 원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크라우드펀딩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유·무형의)제품/서비스를 실제로 만들어낼 자금 여력이 없는 신생 벤처 등에게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물론 크라우드펀딩이 도입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충분히 안착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러나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영화산업 등에 쏠렸던 대중의 투자자금은 제조업, 서비스업, 농업, 관광산업 등으로 폭넓게 이동하고 있다.

 

한편 본지가 출간한 <유니콘 꿈꾸는 물류 괴짜들>에서 다룬 바 있는 ‘두손컴퍼니’가 지난 5월 크라우드펀딩 배송서비스 ‘두윙(DO-WING)’을 정식 출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말도 아직 낯선데, 크라우드펀딩 배송서비스라니. 더구나 두손컴퍼니는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라는 소셜미션을 수행하는 ‘소셜벤처’가 아니던가. ‘리워드에 날개를 달아드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의 두윙이 일자리 창출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두손컴퍼니의 조은애 기획영업팀 매니저와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두손컴퍼니, 조은애 매니저 ▲ 두손컴퍼니 조은애 기획영업팀 매니저

 

Q1. ‘크라우드펀딩 배송서비스’라는 말이 조금은 낯설다. 설명을 부탁한다.

 

A1. 두손컴퍼니가 물류영업을 하면서 주요 타깃군으로 삼은 고객들이 있다. 스타트업, 그중에서도 제조업을 하는데 초도물량이 많지 않아 물류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우리의 주요 타깃군이었다. 그런데 영업을 하다 보니 그러한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시드머니를 모으고 이를 마케팅/홍보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크라우드펀딩을 개설한 개인 혹은 스타트업에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개설자는 대개 3~4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이었고 심지어 본업이 따로 있는 개인 개설자도 많았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개설자도 상당수였다. 그들은 어찌어찌 제품(리워드) 개발은 했어도 판매 경험이 없어 혼란스러워 했다. 제품 배송은커녕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특히 부자재 구매부터 공장관리, 물건 종류 및 수량관리, 최종 배송까지, 기본적으로 물류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부족했다.

 

그나마 십 단위, 백 단위로 제품이 나오는 경우는 좀 나았다. 배송해야 할 제품 수가 천 단위를 넘어가면 ‘물류’를 직접 처리하는 것은 말 그대로 불가능했다. 물류시스템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가령 ‘직접물류’를 통해 수천 개의 제품을 처리할 경우 오배송, 제품 누락, 제품 분실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배송 이후 CS에도 과부하가 걸린다.

 

두손컴퍼니는 일반인 개설자가 직면한 이와 같은 물류 장벽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소규모 조직으로서는 물리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물류 영역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우리는 크라우드펀딩 개설자들이 물류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1:1로 물류의 모든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개설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등의 양식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두윙’의 최초 버전이었다. 크라우드펀딩의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니즈는 확실하게 있다고 생각해서 출발한 것이었다.

 

Q2. 서비스 정식 론칭 이후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A2. 앞서 말했듯 아직까지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아직 ‘크라우드펀딩 배송서비스’를 표방하는 서비스 제공 업체도 많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T혁신을 통한 ‘물류 전 과정 자동화’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의 특성상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고객(개설자)은 대개 ‘단발적’이었다. 새로운 개설자를 상대할 때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구두로 이뤄지는 모든 설명과 수작업을 통해 전달되는 서류 양식을 모두 ‘자동화’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리고 이러한 자동화 과정을 거쳐 탄생한 서비스가 바로 두윙이다.

 

그러나 베타버전이 출시됐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과정이 완전 자동화된 것은 아니었다. 두윙 베타버전은 우리와 개설자 사이에 서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정보 교환의 창구를 이메일에서 ‘플랫폼’으로 바꾼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여전히 구두로 교환하는 정보가 남아있었다. 가령 고객이 배송리스트(후원자 리스트)를 플랫폼에 업로드한 뒤 후원자와 제품을 매칭하는 과정은 수작업(일일이 타이핑)을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물류에서는 글자나 숫자 하나만 바뀌어도 완전히 다른 물건이 배송된다. 결국 플랫폼이 있음에도 오류가 발생했고, 그에 따라 전화나 메일을 통한 소모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자주 오가야 했다. 이러한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정식 출시한 두윙은 거의 모든 측면을 자동화했다.

 

Q3. 입고부터 배송까지의 시스템을 설명해 달라.

 

A3. 지난 5월 정식 출시된 두윙에서는 모든 과정이 ‘후원자 리스트’ 단 하나를 기반으로 처리된다. 시스템의 흐름은 이렇다. 개설자는 플랫폼에 접근해 후원자 리스트를 상세하게 입력한다. 그러면 시스템은 후원자 리스트에 있는 고객 이름과 배송 정보, 상품명을 자동으로 읽은 뒤 그 정보를 엑셀로 추출한다. 개설자는 일일이 타이핑할 필요 없이 클릭 몇 번만으로 고객과 제품, 구성품 등을 매칭할 수 있다.

리워드정보1리워드정보2▲ 개설자가 시스템에 후원자 리스트를 입력하면, 시스템은 제품과 구성품이 각각 몇 개씩 생산, 입고돼야 하는지 자동으로 알려준다.

 

시스템은 제품과 구성품이 각각 몇 개씩 입고돼야 하는지, 그러려면 몇 개나 생산되어야 하는지도 산정하여 개설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준다.(시스템을 이용하기 전 개설자들은 가령 400건의 주문이 들어오면 500개로 ‘퉁 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카운팅을 잘못해 제품을 주문보다 적게 생산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이후 개설자는 입고일과 제품 특성에 맞는 부자재(택배비닐, 안전봉투(뽁뽁이봉투), 작은 상자, 큰 상자)를 선택한다. 출고일은 입고일 기준 3일 후로 자동 설정된다. 물론 크라우드소싱의 특성상 제조일자가 갑작스레 변동되기도 한다. 두윙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입고예정일 하루 전까지는 입고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포장재지정▲ 개설자는 입고일과 제품 특성에 맞는 부자재를 선택하게 된다.

 

끝으로 개설자는 송장에 필요한 정보(발송자 이름, CS 전화번호, 반품지 주소 등)를 기입한다. 여기까지 모든 절차가 필수적이다. 즉 개설자는 시스템만 잘 쫓아오면, 어떤 제품을 얼마나 생산해야 하는지, 제품은 언제 어디로 입고해야 하는지, 부자재는 어떤 것을 사용하게 되는지, 출고는 언제인지, 송장에는 어떤 정보가 들어가야 하는지 등을 처리하게 된다.

신청현황▲ 개설자는 시스템만 잘 쫓아오면 제품을 얼마나 생산해 언제 어디로 입고해야 하며, 부자재는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송장에는 어떤 정보가 들어가야 하는지 등을 처리하게 된다.

 

이후 이미 처리한 대로 제품이 입고되면 수량을 파악하고 별 이상이 없을 시 배송이 이뤄진다. 두손컴퍼니는 두잉과 고고밴의 API를 연동했다. 따라서 개설자는 후원자 리스트에 주소를 입력하는 것으로 배송 견적과 배차까지 처리할 수 있다. 일일이 택배업체나 퀵 업체에 단가를 문의하는 등의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질적인 배송은 두손컴퍼니와 B2B 계약을 체결한 CJ대한통운이 수행한다.

 

정산 단계에서도 개설자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많지 않다. 두윙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개설자는 퀵업체, 창고업체, 부자재 판매 업체 등에 각각 정산을 해야 한다. 그러나 두윙은 이 모든 비용을 자동으로 정산한 뒤, 각각의 업체에 비용을 선지불하고, 모든 배송이 완료된 시점에 개설자에게 정산서를 자동 발송한다. 이를 통해 개설자는 자신의 서비스 이용 내역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개설자는 투명하고 직관적으로 최종적인 비용 지불까지도 완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배송현황배송현황2▲ 개설자는 시스템을 통해 입고~배송까지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Q4. 두손컴퍼니는 제조업체에서 출발했다. 제조업 경험이 두윙에는 어떻게 녹아들었는가?

 

A4. 생산 및 입고일정 지정, 부자재 선정 등은 일반 물류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보통 물류업체는 제조 이후 제품이 입고된 뒤에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우리는 공장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개인 개설자를 위해 차를 보내 물건을 ‘픽업’하는 서비스까지도 제공한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은 공산품의 대량생산과는 다르게 포장 등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우리는 초기 단계에서 제품을 손으로 분류하여 비닐에 넣는 작업(임가공)까지도 직접 수행하고 있다. 이 역시 다른 물류업체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는 두손컴퍼니가 제조업체에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생산자의 입장에 서서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과정에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Q5. 두손컴퍼니는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라는 소셜미션을 수행하는 소셜벤처다. 두윙이 제공하는 물류서비스와 일자리 창출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A5. 두손컴퍼니는 제조업에서 노하우를 쌓아 현재는 물류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물류가 아직까지 보수적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보수적인 물류를 하나하나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흔히 로봇과 자동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물류에는 사람의 손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량생산되는 공산품에도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특히 우리가 다루는 소상공인의 제품, 스타트업의 제품은 기본적으로 다품종·소량생산인 데다가 대개 비정형적이어서 사람의 손이 더욱 많이 간다. 물류센터를 운영함에 있어 결코 자동화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부분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영역에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다.

취약계층: 두손컴퍼니가 규정하는 취약계층은 ‘중위소득 50% 미만’, ‘국가로부터 소득지원을 받는 사람’, ‘근로능력을 상실한 사람’, ‘신용불량자’ 등 다양하다. 두손컴퍼니는 서울시 노숙인협회, 성동구 내 복지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한다. 두손컴퍼니는 이렇게 채용한 인력을 ‘핸디맨’이라고 부른다.(<유니콘 꿈꾸는 물류 괴짜들>, 엄지용 외)

 

두윙은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바라보고 시작했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크로스도킹’ 배송 시장 전체다. 조금 둘러보면 크로스도킹 배송 니즈를 갖고 있는 시장은 많다. 대량으로 사은품이나 판촉물을 보내는 경우나 공구(공동구매)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IT 혁신을 통해 이처럼 보관이 필요 없는 단발성 배송 시장, 즉 입고량과 출고량이 이미 정해져 있는 배송 시장을 공략해 회사의 성장과 물류의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한다. 대량의 물건을 집중적으로 보내야 하는 크로스도킹 배송 시장에서 더욱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크로스도킹: 크로스도킹이란 창고에 입고되는 상품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소매점포에 배송하는 물류시스템을 말한다. 보관 단계를 제거하고 체류시간을 줄여 배송기간 단축은 물론 물류비용 절감과 함께 물류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입고 및 출고를 위한 모든 작업의 긴밀한 동기화를 필요로 한다.(매일경제, 매경닷컴)

 

즉 두손컴퍼니가 추구하는 IT 혁신을 통한 자동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물류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는 것이다. 요컨대 IT는 두손컴퍼니의 경쟁력 제고 수단이다. 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선점하여 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면, 이것이 곧 또 다른 고용창출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결국 회사의 성장, 물류 시장의 성장이 곧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라는 회사의 소셜미션과 직결돼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두윙이 집중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크라우드펀딩 개설자들 가운데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중 역시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함으로써 잘 알지 못했던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 즉 크라우드펀딩 개설자들이 물류에 갖고 있는 애로사항을 듣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면서 그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두윙을 통해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을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양석훈 기자

따봉충이 되고자 합니다. 단 하나의 따봉(좋아요)이라도 더 받기 위해 공부합니다.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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