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올해 1분기 매출 7%, 물동량 37% 증가
해상운임 상승세, 본격적인 수익 안정화는 내년 하반기부터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선박 수급 안정과 운임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거래를 중단했던 화주 대부분이 다시 현대상선과 거래를 재개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년 3·4분기 시즌에 주별, 혹은 월별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은 이날 2017년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현대상선의 1분기 매출은 1조 3,0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846억 원)했으며, 영업이익은 -1,312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315억 원 개선됐다. 1분기 처리 물동량은 95만 8,934TEU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미주 수송량이 41.4%, 아주 수송량이 62.4% 증가했다.
비록 여전히 적자를 보긴 했지만, 현대상선은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고 있고 처리 물동량 역시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그리고 이 배경에는 한진사태 이후 이뤄진 ‘국가적 지원’이 있다. 정부는 작년 10월 자본금 1조 원 규모의 한국선박회사를 설립했으며, 작년 8월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된 산업은행 역시 자금 프로그램을 진행해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보탰다.
유 사장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두고 있으나, 최근 다시 자금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며 방만 경영 논란을 빚고 있는 대우해양조선과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유 사장은 “해운업은 대부분의 거래가 현금화(Cash-based)되어 있어 매출의 허수가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적다”며 “따라서 방만 경영 가능성도 극히 낮다”고 밝혔다.
또한 유 사장은 지난달 대우조선해양과 최대 10척 규모의 초대형유조선(VLCC) 건조의향서를 체결한 것에 대해, 초대형유조선 사업이 자사 사업 중 수익성이 가장 높고 향후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 사장은 “공개입찰 절차를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한 대우조선해양을 선정한 것일 뿐 산업은행 혹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관계를 고려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또 “새로운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의 시너지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100% 동의한다”며 특히 2020년 시행되는 환산화물 배출 환경규제에 대비해 환경 문제와 관련해 경쟁력을 갖춘 선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선박이 과잉 공급돼 있어, 새로운 선박 도입 시기는 대형선 발주가 해소되는 내년 중반 이후가 좋을 것으로 점쳤다.
한편 현대상선은 화주와의 신뢰 회복과 함께 향후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 사장은 “내부 통계에 의하면, 4월 물동량은 15만TEU를 넘었다.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180만TEU에 가깝다”며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마켓 쉐어는 작지만, 미주와 아주 등 특정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수익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유 사장은 올해 해상운임이 상승세에 있다는 것에 주목하며, 올해 실적 역시 나아질 것으로 보았다. 다만 현대상선이 안정 궤도에 오르는 시점은 내년 3·4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끝으로 유 사장은 “현대상선은 내부 비용구조 개선, 조선소 및 기타 해운 기술 관련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적인 선대를 확보하고, 해양한국의 중심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