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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의 인도네시아 바로 알기②] 거대한 ‘미지’의 나라, 인도네시아

by 박상훈

2017년 04월 03일

인도네시아

 

글. 박상훈 PT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 인도네시아법인장 / 정리. 엄지용 기자

 

지난 기고에서는 수치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살펴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은 2억 5천명의 인구와 2009년 이후 꾸준히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었죠. 뿐만 아니라,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민족성과 거대한 소비시장 역시 인도네시아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바라본 인도네시아는 장밋빛미래만 있는 곳은 아닙니다. 얼마 전 가디언지는 한 기사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미지의 영역(Biggest invisible thing on earth)’이라 표현했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 10년간 생활을 해 온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인도네시아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며, 지도에서 인도네시아의 위치를 정확히 집어낼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필자는 인도네시아를 아직 ‘개간되지 않은 농지’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인도네시아의 최근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9%라는 지표를 거론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경제성장률은 그 이전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랄까요. 만약 과거 경제 상황이 심각하게 좋지 않았다면 약간의 경제 호전만으로도 경제성장률은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 1인당 GDP가 2만 불이 넘는 한국과 3천 불이 겨우 넘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 수치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지난 5년간의 경제성장률보다는 오히려 30년간의 수치를 살펴보는 게 유의미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30년간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는 5배 성장했습니다.

 

물론 이 또한 결코 적지 않은 성장입니다. 하지만 주위 국가로 눈을 돌려봅시다. 같은 기간 중국은 26배, 한국은 10배의 성장을 이룩해냈습니다. 게다가 5배 성장이라는 수치는 같은 동남아권인 태국이나 베트남과 비교하더라도 낮은 수치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보유한 나라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눈앞의 결과는 다소 참담하기까지 합니다.

 

요컨대 인도네시아가 장밋빛전망만으로 가득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1만 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에서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법은 있으나 법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가 횡횡할 정도로 정부 시스템 역시 아직 후진적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자카르타에 한 번이라도 와본 분이라면 이곳의 교통정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자카르타에서의 사무실은 당신의 차 안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이 상황이 그저 웃어넘길 일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최악인 것은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또렷한 방법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많은 언론이 해외진출을 이야기합니다. 인도네시아에 많은 관심을 쏟으며 그곳이 기회의 시장임을 강조합니다. 물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회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쉽게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와 기다림,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겨두어야 할 것입니다.



박상훈

인도네시아 생활 10년차. 현) 커머스 링크 대표이사.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물류, 입점대행, 마케팅, 고객지원까지 토탈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등에서 다수의 인도네시아 관련 특강을 진행. CLO 외에도 플래텀, 트랜드워칭 등의 다수 매체에 인도네시아 관련 기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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