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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뜬다는데, 갈 길은 먼 이유

by 김정현 기자

2016년 12월 25일

- 새롭게 주목받는 '상업용 드론', 정부 규제완화 주목

- 규제완화보다 중요한 것 '기술 안정성'

- 부족한 드론 투자, 전문성 갖춘 VC 나타나야

글.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군사목적으로 개발됐던 드론이 대중의 관심 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제는 레저용 드론뿐만 아니라 물류, IT, 농업,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드론 개발이 한창이다. 사실 드론 산업이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것은 불과 몇 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드론이 차차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드론 산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7월, 국내 드론산업 관련 규제가 대폭 개선되어 드론을 활용한 산업이 본격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드론 활성화’를 둘러싸고 여전히 규제가 방해 요소라 언급하고 있다. 과연 제도가 국내 드론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레저용이 지고 임무용이 뜬다. 미래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는 드론 산업.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론’을 생각하면 상공을 날아다니는 레저용 드론을 떠올릴 것이다. 사실 드론은 처음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레저용 드론이 보급되면서 드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가격대도 몇만원대 미니 드론부터 수십만원에 호가하는 드론까지 다양해서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하나의 레저용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드론 산업이 레저뿐만 아니라 물류, IT, 농업, 금융 등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국내외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드론 상용화가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주요 부문이라 논의되기도 했다.

 

드론 상용화의 중심이 되는 부문은 레저용이 아닌 상업용(혹은 임무용) 드론이다. 실제로 농업분야에서는 농약, 비료 등을 살포하는 방제용 드론이 사용되고 있으며 나아가 물류 분야에서도 택배, 물류센터 등 여러 분야에 드론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향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틸그룹(Teal Group)에 따르면 2025년까지 상업용 드론의 시장가치는 65억 달러 규모까지 16.8배 성장해 레저용 드론(39억 달러) 시장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 상업용 드론의 예시

 

상업용 드론 드라이브가 시작됐다

 

드론이 차차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드론 산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드론 산업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올해 선정한 7대 신산업에 포함되어 있으며,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0월 중앙일보 사설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신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며 2021년까지 3차원 정밀지도를 바탕으로 드론 상용화를 목표한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에 맞춰 규제도 바뀌어 가는 모습이다. 지난 7월에는 국내 드론산업 관련 규제가 대폭 개선되어 드론을 활용한 산업이 본격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는 경제·사회 변화를 주도할 신성장 산업인 드론과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신규 투자와 기술개발을 촉진함과 아울러, 기업현장 애로를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7월부터는 국민 안전, 안보 등을 저해하지 않으면 모든 사업 부문에서 드론을 사용할 수 있다. 이전에는 드론을 활용한 산업 범위가 농업, 촬영, 관측 분야로 제한됐으나 그 규제 분야가 해소된 것이다.

2016년 5월 18일에 개최된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드론 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로 함에 따라 초경량비행장치의 조종자 준수사항 중 허가를 필요로 하는 대상 완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보완․개선하려는 것임 (개정이유, 「항공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2016.07.19.)


규제 완화만이 답일까?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드론 활성화’를 둘러싸고 여전히 규제가 방해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과연 제도가 국내 드론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는 것일까? 정책을 발표한 국토부측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토부는 드론 관련 현규제를 두고 “국민 안전, 안보 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모든 사업 부문에서 드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대대적인 규제완화로 현행법상 배송 및 관제 등 물류 부분에서 상용화될 수 있는 정도로 규제가 풀렸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첨단항공과 관계자는 “해외 변화 동향을 참고해 실제 운영에 따른 애로사항 개선을 위해 제도적인 개선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며 “현재 국토부는 다양한 채널로 실제 드론 운영업체들을 통해 산업에 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정부의 긍정적인 전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과 관심은 드론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드론 규제 완화가 산업 활성화를 위한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한편에서는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로 국내에 진출하는 해외 드론 기업들로 인해 국내 드론 업체들의 성장이 막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키우기도 전에 해외 업체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국내 한 드론제조업체 대표는 “정부의 관심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선적으로 국내의 경쟁력 있는 기술을 키운 후 그에 맞게 차츰 산업 방향을 설정해 시장을 열어나가는 것이 현업 입장에서는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기술 안정성 문제 해결 시급

 

정부측에서 드론 상용화의 빗장을 풀어줬다고 외치는 시점, 그렇다면 무엇이 드론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는 것일까. 규제가 드론 산업에 일정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규제보다도 드론 산업의 ‘기술 개발’이 산업 활성화에 있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국내 드론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토부 첨단항공과 관계자는 상업용 드론 상용화시기에 대한 질문에 “드론 기술 개발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드론 기술이 성숙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드론 업계는 드론 기술 중 가장 먼저 기체의 안전성에 대한 부분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전한 드론 비행을 위해서는 통신환경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실정상 통신위성이 확보되지 않아 드론 비행시 통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통신 환경이 미흡한 현실이기 때문에 드론 비행시 외부 자극에 영향을 받기 쉽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면 전파 방지를 위해 휴대폰 전원을 끄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비행기 기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는 드론의 경우 외부 전자기기와 같은 통신에 장애가 되는 요소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안전성이 낮은 것이다. 드론의 안전성은 다른 기술과는 달리 단순한 실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기술의 한계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안은 상태에서 드론을 상업화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인 것이다.

 

때문에 드론 업계에서는 안전성에 대한 검증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서울 같은 도심지역에서는 높은 건물, 가로수 등 장애물이 많기 때문에 실제 테스트를 하기에는 여러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때문에 장애 요소가 적고 인구수가 적은 도서지역에서 단계적인 테스트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미국 또한 드론 운행 구간을 지정해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단계이다.

이러한 테스트 작업을 통해 드론 비행 신뢰 데이터를 쌓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상황 변수에 대한 대응력이 올라갈 수 있다. 또한 비행 실패시에도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는 등의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토부가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무인비행시범사업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술개발, 투자가 선행돼야

 

국내 드론업계의 기술 수준은 아직 글로벌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 드론업체들은 국내에 비해 10년 이상 앞선 기술 격차를 벌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드론에 들어가는 하나의 부품을 위하여 미국, 프랑스, 중국 등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기도 하다.

KIET(산업연구원)가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상업용 드론을 만드는 제조사는 49개국, 총 247개사로 파악된다. 그 중 미국 제조사가 47개사로 전체의 19.0%를 차지하며 프랑스, 영국이 각각 20개사, 17개사로 8.1%, 6.9% 비중이다. 독일과 일본은 각 11개사로 4.5%를 차지하며 그 뒤를 잇는다. 중국은 2016년 상반기 기준 업계 1위인 DJI사를 포함하여 총 10개사로 4.0%를 차지한다. 반면 한국은 전체의 1.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최근 국내 드론 업체들 역시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에 뒤떨어진 드론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드론 산업 자체는 많은 자본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게다가 현재 국내에서는 이를 지원하는 실질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는 미흡한 수준이다.

 

해외 드론 산업의 투자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다우존스벤쳐소스(Dow Jones VentureSource)와 벤쳐와이어(VentureWire)는 올해 미국, 중국, 유럽, 이스라엘 국가에 있는 드론 회사들의 투자 유치 규모를 발표했다. 2014년 투자금액은 9천 44만 달러이었으나 2015년 8억 5053만 달러로 9배 이상 상승했다.

중국의 상황을 봐도 그렇다. 현재 중국 드론 기업 중 잘 알려진 기업만 3천여 개가 넘는다. 소프트웨어, 컨트롤러, 엔진, 구동력 등 드론 기술 개발에도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최근 2년간 VC(venture capital)들로부터 1억 500만 달러를 투자받은 중국의 DJI((Da-Jiang Innovations Science and Technology)의 경우, 드론의 여러 분야별로 전문가를 두고 있으며 기술 연구원만 약 3천 명을 고용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우리가 중국을 이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경우 정부 주도 투자 정책은 없지만, 민간부분에서 드론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NSF(과학재단)는 2020년까지 드론 기술 개발에 35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다. 드론 기술개발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전략이다. 또한 뉴욕 주정부는 드론 산업 성장을 위해 500만 달러를 선투자할 계획이며 뉴욕을 드론 혁신 허브로 육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Droneii)는 지난 1월 ‘드론업계 VC 투자 규모 순위, TOP20’ 자료를 발표했다. 지역별로 2014년부터 2016년 1월까지 VC 펀딩 규모를 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 지역이 3억 6200만 달러, 아시아는 2억 6700만 달러, EU가 1500만 달러다. 또한 DJI, 유닉(Yuneec), 이항(EHang) 등 중국 기업이 5개 그리고 3D로보틱스(3D Robotics), 맵박스(Map Box), 스카이캐치(Skycatch)와 같은 미국 기업이 9개 순위에 올랐다. 반면 한국 기업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토부가 집중 육성할 신사업 부분에 ‘드론’이 오른 올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 드론산업 관련 지원정책 및 투자 추세는 여전히 고요한 상황이다. 한편 올해 정부는 또 다른 신사업인 바이오산업의 연구 및 개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20%까지 확대한 지원 정책을 내놓았다. 드론 산업 정책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드론 분야에 현재 확정된 재정 지원은 없다”며 “행정적인 지원으로 작년 말부터 19년도까지 드론 8개 활용분야를 지역별로 드론 업체들이 참여해서 테스트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드론에 대한 국내 투자업계, 대기업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드론산업에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현존하는 시장 사이즈가 작을 뿐만 아니라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크고 투자금 회수 시점 역시 길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VC들이 먼저 투자 환경이 갖춰지면 그 이후에 투자를 결정하는 경향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이야기도 존재한다.

 

엑스드론 진정회 대표는 “국내 VC들의 투자 결정은 해외와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해외 VC들은 투자환경보다는 실제 아이템을 보고 미래가치를 판단하지만, 국내 VC는 먼저 판이 깔리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라 설명했다.

 

또 다른 국내 드론업체 대표는 “국내 투자업계는 드론 업계의 투자 기준을 평가하는 사람 자체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없다”며 “때문에 자신의 경험 안에서 맞춰서 사업 아이템을 보고자 하는 점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도미노가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하고 세븐일레븐이 샌드위치, 커피를 드론을 통해 배달하는 시대다. 마치 드론이 당장이라도 주문 상품을 우리 눈앞에 들고 올 것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이런 때일수록 드론 업계를 선도하는 해외기업과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정부 및 국내 투자업계가 드론 산업에 대한 실투자는 뒷전인 채 변북만 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내에서도 DJI같은 기업들이 나타나길 바란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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