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중국 프랜차이즈 요식업체들의 공급망 경쟁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이에 따라 B2C 모델이 주도했던 ‘인터넷 시장’에서의 전반전이 끝나고, B2B시장, 그 중에서도 공급망 영역이 후반전의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요식업 시장은 약 3조 위안(한화 약 517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따라서 거대한 요식업 시장의 배후인 공급망은 그야말로 '노다지'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 대표적으로 중국 패스트푸드점 쩐공푸(真功夫), 훠궈전문점 하이디라오(海底捞), 서북음식 전문점 시베이(西贝), 철판요리 전문점 야마(雅玛) 등이 각자 다른 방식을 활용하며 '노다지 캐기'에 나섰다.
▲ 쩐공푸(真功夫) 매장
쩐공푸(真功夫)는 주로 간단한 중식을 파는 패스트푸드점으로 중국 전역에 약 600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쩐공푸는 2017년부터 전체 요식업체를 대상으로 자사의 공급망을 개방할 것이라 발표했다. 쩐공푸는 현재 중국 전역에 3개의 공급망 기지와 조미료 센터를 가지고 있고, 2018년에는 새로운 공급망 기지를 준공할 계획이다.
▲ 하이디라오(海底捞) 매장
샤브샤브 전문점 하이디라오(海底捞) 산하의 슈하이(蜀海)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상품 연구개발과 가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슈하이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를 포함한 7개 지역에 물류배송센터와 가공생산센터를 운영 중이다.
베이징 배송센터의 경우 주로 육류, 수산물, 조미료, 소스 등을 가공, 배송하고 있으며 100여 대의 냉장차량을 활용해 베이징에 있는 하이디라오 지점뿐만 아니라 마라샹궈(麻辣香锅) 전문점 이마이라(一麻一辣), 한국식 불고기 식당, 외식배달업체 우량생활(优粮生活), 세븐일레븐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시베이옌마이미엔(燕麦面)
이 외에도 가맹점을 활용하기도 한다. 서북음식 전문점 시베이(西贝)의 경우, 자사가 구축한 공급망을 기초로 새로운 브랜드 시베이옌마이미엔(西贝燕麦面)을 론칭했다.
철판요리 전문점 야마(雅玛)의 경우, 기존 철판요리 전문점 외에 최근 새 브랜드인 핫그릴(hotgrill)을 론칭했다. 핫그릴 가맹점에서 쓰이는 소스류와 주요 식재료의 일부는 야마로부터 제공받는다. 가맹점을 활용해 자사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적지 않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 중국 철판요리 전문점 야마(雅玛花式铁板烧)
이와 같은 동향에 대해 업계는 요식업체, 공급상, 자본가들의 관심이 근 2년 동안 활발했던 인터넷 요식업에서 다시 오프라인 식당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많은 중국 요식업체들이 소셜커머스와 같은 가격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따종'(大众)식의 소비는 이미 중국 요식업의 대세가 됐다. 따종(大众)은 중국 최대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따종디엔핑(大众点评)을 가리킨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요식업이 2014년 10월 이래로 25개월 연속 10% 내외의 성장률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인터넷+요식업' 모델이 중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중국 요식업체들은 더 이상 객단가를 높여 이윤을 얻기 어렵다. 업체들이 새롭게 공급망 영역으로 진출해 이윤을 높이기 시작한 이유다.
또한, 이미 수많은 요식업 브랜드와 식당이 난립해 경쟁이 극렬한 B2C에 비해 원시적이면서도 분산되어 있는 공급망단이 경쟁자가 더 적은 것도 하나의 이유로 여겨진다.
현재 공급망 단에 손을 뻗는 기업들은 풍부한 요식업 경험을 가진 업체들이다. 자사만의 공급망을 구축함과 동시에 한 편으로는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과연 해당 업체들이 공급망단에서의 통합부터 생산 관리, 가맹점 관리까지 순조롭게 이뤄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