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물류전문가 영입 "왜"
美 앨라배마 등 해외공장 생산량 증가…글로벌 SCM 부각
연간 30만대 자동차 생산이 가능한 현대차 미 앨라배마 공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코노미세계] 현대·기아자동차의 전세계 생산공장에 납품할 부품과 완성차를 싣고 나를 물류최고경영자(CLO, Chief Logistics Officer)가 나타나 화제다.
바로 그룹 물류계열사인 글로비스 김형호 물류사업본부장 이야기다. 김 본부장은 현대·기아차와 인연을 맺기 전 물류기업 CJ GLS에서 국제물류를 담당한 글로벌 SCM(Supply Chain Management, 아래 용어설명) 전문가다.
지난해 5월 현대·기아차는 김경배 부사장을 글로비스 대표이사로 발령 내고, 김 대표와 호흡을 맞출 물류전문경영인 영입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구 회장 2대에 걸친 비서 출신이다 보니 그룹에서는 물류사업에 폭넓은 경험이 있는 재원이 더 필요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당시 글로비스의 국내외 물류사업을 총괄할 책임자로 외국계 물류기업 D사 임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그 결과, 지난해 김 본부장은 해외파 출신들을 제치고 글로비스 물류사업본부장에 발탁됐다.
◆글로벌 SCM 전문가 영입=김 본부장은 지난 2007년 CJ GLS에서 해외법인인 CJ GLS 아메리카의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CJ GLS는 고객사인 만도의 美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 물류대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비스가 김 본부장을 영입한 것은 미국, 체코 등 해외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물류와 반조립제품(CKD) 부문은 글로비스 총 이익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사업 분야다.
◆해외생산량 증가로 물류 부각=실제로 지난해 글로비스 전체 매출액을 부문별로 보면 CKD가 1조2244억원, 해외물류 9515억원, 국내물류 8367억원 등으로 분포돼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생산량이 증가 추세에 있어 향후 글로비스의 CKD, 해외사업부문의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앨라배마 현지의 물류 사정에 밝은 김 본부장이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물류사 기획팀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고,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 연간 최대 생산량이 30만대에 이르고 있다"며 "회사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SCM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분야에 힘을 실어줄 물류전문가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앨라배마, 전세계 車물류 요충지=또 앨라배마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혼다 등 세계 주요 자동차 공장이 밀집해 있어 차 부품 물류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실제로 포스코의 미국 현지법인인 포스코아메리카(POSAM)도 앨라배마에 자동차 강판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물류가공센터를 건립 중에 있다.
B물류사 전략팀 한 관계자는 "앨라배마는 현대자동차 이외에도 인근 조지아주에 기아차 생산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며 "앨라배마는 글로비스 해외물류 사업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요타 리콜 사태로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의 상승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비스의 이익도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글로비스의 매출은 3조1928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435억원을 기록했다.
※ SCM 용어설명 : 공급망 관리(供給網管理, Supply Chain Management)란 부품 제공업자로 부터 생산자, 배포자, 고객에 이르는 물류 흐름을 하나의 가치사슬 관점에서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가 원활히 흐르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며, 경영혁신기법이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