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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직송은 없다, 삼겹살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by 임예리 기자

2016년 09월 07일

 

2014년 말 돼지고기 이력제가 전면시행됐습니다. 판매자는 거래 단계의 정보를 관리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소비자는 안심하고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소포장된 고기 위에 있는 이력(묶음)번호를 조회하여 사육정보와 도축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시중에 소매로 판매되는 돼지고기의 이력을 확인해보면, 구매하는 시점과 도축일이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20일까지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국내 택배는 다음 날, 해외에서 직구로 물건을 사도 보통 2주일 안에 오는 세상인데, 국내에서 도축된 돼지고기가 정육점이나 마트로 들어오기까지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까요?

 

 

보통 돼지는 농장에서 키워지고, 자라나면 도축장으로 옮겨져 지육(가축 도살 해체 후 도체), 즉 흔히 쇠걸이에 걸린 상태가 됩니다. 그 뒤에 육가공 공장으로 옮겨져 발골 과정을 거쳐 부분육으로 나뉩니 . 여기까지 1~3일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부분육은 흔히 우리가 마트에서 볼 수 있는, 부위별로 포장된 상태의 고기입니다. 판매 가능한 상태인 부분육은 소매점까지 가는 과정에서 지역별 배분을 위해, 혹은 영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몇 명의 유통업자를 거칩니다. 그 과정에서 다시 수일의 시간이 지나게 되고, 돼지고기는 그만큼 신선도가 떨어집니다.

 

 

신선물류의 숙제, 정육점이 움직인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정육각은 도축한 일자로부터 5 일이 지나지 않은 삼겹살과 목살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주문을 받아 필요한 만큼 하루하루 육가공 공장에서 주문해 유통과정, 원가, 재고 부담을 줄였습니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도축한지 5일 이내의 돼지고기를 공급하려면, 유통과정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가는 ´마지막 배송 단계´의 시간도 줄여야 합니다. 게다가 정육각은 상품을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전에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때문에 정육각은 현재 ‘3시간 배송’을 목표로 하는 자가 물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택배기업들의 신선식품 B2C 배송 서비스가 만족할 만큼 제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 기업 택배는 발송지에서 물건을 받고, 한 군데로 모은 뒤 코스를 짜기 때문에 상품을 보낸 업체가 상황에 맞게 루트를 변경하거나 상품 도착 시간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기도 합니다.

 

정육각이 생각하는 것은 ‘윈드밀 (Windmill)’이라는 이름의 배송방식입니다. 하루치 물량을 실은 냉동차가 거점 역할을 하고, 구역을 돌아다니며 배송기사에게 배달할 상품을 실시간으로 보급하는 방식입니다. 냉동차는 단순한 제품의 이동수단을 넘어 ´이동 물류센터 (Inventory of Wheel)´로 활용됩니다. 배송기사는 상품 배달을 하면서 , 냉동차로부터 부족분을 보충 받아 배송의 효율을 높입니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는 “(윈드밀 모델은)대전을 테스트베드로 하반기에 시범 운영될 예정”이라며 “배송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데 주력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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