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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물류업계 ´융합형 CEO´ 뜬다

by 김철민 편집장

2010년 02월 26일



[Cover story] 물류업계 '융합형 CEO' 뜬다


업종 장벽 허문 '글로벌 리더십'승부수












[이코노미세계] 국내 물류 업계 최고경영자( CEO ) 선택이 동종(同種)에서 이종(異種)교배로 바뀌고 있다. 업계 순혈주의(純血主意)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대신 융합(컨버전스, Convergence)형 인재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융합형 CEO의 등장은 경기 침체와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의 시대적 흐름으로 평가 받는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글로벌 대기업의 CEO 물갈이 에서 찾아볼 수 있다.

뉴GM(제너널모터스)의 에드워드 휘태커(68)와 BP의 칼 헨릭 스반버그(58) 회장은 각각 미국 AT&T;와 스웨덴 에릭슨 등 통신회사를 이끌어 온 이른바 통신맨 이다. 자동차와 석유기업이 이들을 CEO로 발탁한 것은 한 마디로 변화와 혁신 을 위한 갈망이었다.

전문가 들은 국내 CEO 시장에서도 융합 개념이 확산돼 이업종(異業種) 출신의 발탁 붐이 일고 있다 며 업계 순혈주의 보다 여러 분야에서 리더십과 경쟁력을 검증 받은 융합형 CEO가 뜨고 있다 고 진단한다.

우물 안 개구리 식의 경영환경 속에서 성장해 온 국내 물류시장이 전략적 사고와 글로벌 감각을 갖춘 융합형 CEO의 등장으로 제2의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화와 상생 중시하는 ‘휴먼리더’
글로벌 감각 ‘탁월’…통솔력·협상 월등


대한통운 이원태 사장





  • 이원태 신임 대한통운 사장은 지난달 13일에 공식 취임했다. 금호 아시아나그룹 사장단 발표 하루만의 일이다.

    법정관리 탈피와 금호그룹 계열 편입 이후, 또 다시 찾아 온 그룹의 위기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대한통운. 이 회사의 수장이 된 이원태 사장의 부임 은 분명 의미가 있다.

    더욱이 비자금 조성으로 전임 두 사장의 구속이란 역경 속에서 대한민국 물류 No.1 대한통운을 어떻게 지켜낼 지 그의 어깨가 무겁다.

    ◆ 인화 와 상생 중시하는 중국통=이원태 사장은 그룹 내에서 중국통(通)으로 일컫는다. 금호그룹 중국 본부장 시절인 1995년 금호고속의 중국 진출 을 진두지휘 했다.

    당시 그는 후베이성 우한을 시작으로 중국 12개, 베트남 2개 등 총 14개 합작사를 설립시킬 만큼 글로벌 경영감각이 탁월하다.

    여기에 임직원들 사이에서 신망도 두텁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금호고속 재직 당시 노무전담 창구운영 등을 통해 63년 노사 무분규를 일궈냈다.

    인화와 노사상생 을 중시하는 경영인이라고 정평이 나있다. 실제로 이 사장은 금호고속 재직 시절, 매일 새벽 6시에 터미널을 출발하는 여객버스 운전기사들을 하루도 빠짐 없이 배웅하기로 유명하다.

    ◆ New 대한통운 이끌 슈퍼 리더= '통솔력 뛰어난 슈퍼리더' . 몇 년 전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부 교수가 모 언론을 통해 밝힌 이 사장의 리더십 유형 이다.

    이때 신 교수는 이 사장에 대해 창의력, 책임감, 통솔력, 협상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동서양 리더십의 핵심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며 특히 대인관계에 강해 인적 네트워크 관리에 강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지식형 리더로서 변화 대응능력이 탁월한 CEO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 사장은 취임식에서 회사가 창립 80주년을 맞는 올해를 선진 일류기업 New 대한통운 으로 가는 원년으로 삼겠다 고 밝혔다.

    지난해 비자금 사건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대한통운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또 그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해 국가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선도기업이 될 것 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한편, 통솔력 강한 슈퍼 리더인 이 사장이 기존 대한통운 조직과 금호그룹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 성장통을 이겨 낼 인적, 조직적 쇄신안을 어떻게 내놓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원태 사장 Profile
    1945년 生, 서울대 농경제학과
    ROTC 6기
    금호석유화학 입사
    금호산업 기획실장
    금호실업 시드니지사 지사장
    금호타이어 수출부장
    아시아나항공 관리이사
    금호그룹 중국본부장, 상무이사, 부사장
    금호그룹 중국본부장
    중국투자법인대표 겸 천진금호타이어 사장
    금호산업 고속 사업 부 대표이사 사장
    속리산고속 대표이사 사장(겸임)
    현 대한통운 대표이사 사장





    금융 가 출신 업계 첫 융합형 CEO
    골프· 바둑 수준급 ‘타고난 승부사’ 기질 정평

    CJ GLS 김홍창 사장
    증권 사 사장 , 골프 칼럼니스트 , 바둑 마니아. CJ GLS 신임 대표인 김홍창 사장을 두고 붙는 수식어다. CJ그룹 총괄부사장이 었던 그가 그룹 내 물류전문기업 대표가 됐다.

    CJ선물, CJ투자증권(현 HI투자증권) 사장 출신인 그는 말 그대로 금융전문가다. 그룹의 증권사 매각에서 수완을 발휘한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김 사장의 골프실력은 싱글 플레이어 수준이다. 얼마 전까지 모 스포츠일간지에 골프 칼럼까지 연재했을 정도다. 바둑 또한 수준급일 정도라고 하니 타고난 승부사 임에 틀림이 없다.

    ◆1등 밖엔 난 몰라… 타고난 승부사 =CJ그룹은 김 사장 등 임원인사를 놓고 글로벌과 핵심역량강화 라는 두 단어로 의미를 함축했다. 이에 앞서 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모든 사업에서 1등 달성을 견인할 수 있도록 성과와 능력 이 검증된 인사를 발탁했다고 평했다.

    CJ GLS가 출범 12년 만에 국내 물류사업 중 택배 부문에서 대한통운을 제치고 1위를 노리고 있는 대목과 그 목표가 일치한다.

    공교롭게도 올해 대한통운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분리로 고전이 예상되고 있는 점도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든 대목이다.

    타고난 승부사인 김 사장의 부임 이후, 올해 CJ GLS가 택배부문 1위 달성을 위해 실력발휘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체질개선…글로벌化 원년 삼는다=CJ GLS 임원인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글로벌 역량 강화다.

    CJ GLS는 금융 및 M&A;전문가인 김 사장을 수장으로 임오규 상무(해외사업총괄)와 손관수 상무(택배사업본부장)를 부사장 대우로 승진시켰다.

    여기에 어재혁 아시아 중국사업총괄, 박흥선 정보전략담당, 천석범 베트남 법인장 등 해외사업부문을 대거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지난 연말 임오규 부사장은 해외거점을 두고 있는 대형 제조기업의 물량을 수주하며 회사의 해외사업 역량을 빛냈다.

    지난 3년간 CJ GLS 전 임직원들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체질개선한 덕을 봤다는 게 내부 평가다.

    또 CJ GLS는 이유불문 하고 올해 택배만큼은 1위가 되겠다는 의지 가 대단하다. CJ택배는 동종업계와 협력업체(운송, 조업사)사로부터 운영 등 비용 절감을 통해 회사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절감 이라는 토끼를 먼저 잡은 셈이다.

    CJ GLS는 내친김에 실적개선 이라는 토끼를 한 마리 더 잡겠다는 의지다. 건실한 물류운영 비용구조를 바탕으로 올 한해 수익성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물류업계 한 전문가는 올 한해 CJ GLS의 해외 및 택배사업의 외형적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며 성장세가 주춤했던 3PL(Third Party Logistics)사업부문도 동종업계와 화주 등 주변기업으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는데 힘써야 한다 고 조언했다.





    김홍창 사장 Profile
    1954년 生, 경남고, 서울대 경영학과
    삼성그룹 제일제당 입사
    제일투자신탁/ 증권 지원본부장 상무
    제일선물 대표이사
    CJ홈쇼핑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CJ(주) 제약BU장
    CJ투자증권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소재/BIO/제약총괄 부사장
    현 CJ GLS 대표이사 사장


    물류업계 ‘미다스손’
    수익과 연동한 계획 성과…자기 관리형 리더

    로젠 (유진그룹 물류부문) 최정호 사장

    유진그룹 물류계열사인 로젠의 최정호 대표는 재무에 능통한 인물이다. 그는 동양시멘트에서 물류를 만났고, 그러던 중 유진그룹과 인연이 닿아 그룹 M&A;를 추진하던 과정에서 아예 물류부문 경영을 맡게 됐다.

    최 대표는 그룹 내 핵심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물류기업 M&A;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과거 그룹에서 로젠택배, 한국통운, GW물류 등 3개 물류회사를 인수를 반대했다.

    재무에 능통한 최 대표에겐 그룹 입장에서 물류회사를 인수하는 게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돈 안되는 법인물량 과감히 버려=이때 외부에선 최 대표가 물류부문 사장으로 부임 이후, 유진그룹이 M&A;로 물류사업을 재정리하려는 게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된 마당에 최 대표는 6개월 정도 맡아보고, 택배사업의 가능성을 한 번쯤 확인해 보기로 결심했다. 2년 정도는 운영을 해보고, 그룹과 함께 갈 것인지 말 것인지 결론을 내리는 것이 괜찮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올해가 3년째가 되는 해다. 실질적으로 기업 존재 이유는 수익이다. 수익과 연동해서 평가 받을 수 있는 게 바로 기업이라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최 대표는 2년 동안 적자가 나는 구조를 흑자 전환하는 일에 매진했다. 우선은 수익 안 나는 법인물량을 과감히 버렸다. 대한통운, 한진 등 대형 택배회사가 강세를 보이는 분야를 따라가는 것은 무리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효과가 왔다. 로젠택배는 연이은 적자에서 벗어났다. 2009년부터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에는 영업 이익률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를 이틀처럼…자기 관리형 CEO=최 대표의 경영방식은 직원에게 무한 책임과 신뢰를 준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일을 맡긴 다음에 일일이 보고를 받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일에 관한 건 전적으로 직원에게 위임하고, 중간에 묻지도 않는다. 나중에 결과만을 통보 받는다.

    또 최 대표는 하루를 이틀처럼 사는 철저한 자기 관리형 CEO다. 새벽 회의는 물론이고, 저녁 약속도 수 차례다. 같은 시간에 약속을 중복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시간을 내 참석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로젠택배가 수익을 내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라고 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을 이끌어 갈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리고 최 대표는 지금 가장 무서운 적은 자만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정호 사장 Profile
    1961년 生, 포항고, 숭실대 국제경영학과
    동양시멘트 본사 물류팀
    동양시멘트 경영기획팀장
    유진그룹 기초소재㈜ 대표이사 사장
    호남아스콘㈜ 대표이사 사장
    ㈜현진케이에스 대표이사 사장
    현 유진그룹 물류부문(로젠) 총괄사장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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