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님 “사진 잘 나왔어요”
김철민 기자, 2010.1.21
지난 20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2010년 통합물류협회(KILA) 최고경영장 조찬세미나'가 열렸다.
취임 이후 첫 대외활동에 나선 대한통운 이원태 사장을 비롯 현대택배 박재영 사장
,
범한판토스 여성구 사장 등 주요 물류기업의
CEO
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
협회
(
전 한국물류협회
)
는 매년 국토해양부 장관을 초청해 국가 물류정책을 소개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
.
신년 인사회를 겸해 업계 대표들이 공식적으로 국토부 장관을 만나 업계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
이날 정종환 장관을 대신해 나온 최장현 제
2
차관은 물류산업법 제정과 택배업 법 개정 추진 등을 주요 골자로 한
‘2010
년 국토부 주요정책 추진방향
’
을 발표했다
.
최 차관은
“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을 위해 종합물류기업 인증기준의 상향조정 또는 글로벌기업 인증제를 새롭게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에 있다
”
며
“3
자물류 활성화를 위해 세제지원 등의 방안을 이미 의원협의회에 제출했다
”
고 설명했다
.
또 그는
“
녹색성장을 위해 철송
(8%)
과 연안해송
(18%)
의 운송분담률을
2020
년까지 각각
20%, 30%
까지 올릴 계획
”
이라며
“
화주에게 톤
km
당
10
원씩을 물류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
”
이라고 말했다
.
이 밖에도 최 차관은
△
화물차 직접운송의무제 도입
△
항만부문 필수사업장 지정
△
극동러시아 한국전용 물류단지 구축 등 물류발전 청사진을 선보였다
.
조찬에 참석한 한 업체 대표는
“
정부가 수출주도형 통상국가로 가기 위한 물류정책 방안을 마련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
며
“
발표 내용이 매우 고무적
”
이라고 평했다
.
반면 행사를 준비한 통합물류협회 김진일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밝지 않았다
.
성황리에 마친 모임에 왜 그럴까 싶어 사연을 알아봤다
.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
이날 통합물류협회는
‘
물류
’
라는 이름의 협회보 창간
(
한국물류협회 당시
‘
월간물류
’)호
를 국토부 주요 관계자 및 회원사들에게 선보였다
.
무역협회가 발행하는 잡지인
‘International TRADE’
를 연상케 하는 창간호에는 정종환 장관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
협회 관계자는
“
정 장관을 창간호에 다룬 것은 국가 물류의 상징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
이라고 설명했다
.
이 관계자는
“
지난해 연말부터 제작일정이 촉박한 가운데 정 장관이 참석하는 조찬세미나까지 창간호를 만들어 내느라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오늘 정 장관이 참석해 창간호를 직접 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
고 말했다
.
협회는 잡지를 통해 회원사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
광고 유치를 통해 일정부문 수익을 창출해낼 셈이다
.
그렇다 보니 협회 직원들이 창간호 제작에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보였다
.
장관을 커버로 다룬 점도 협회의 공신력은 물론 업계 영향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
여기에 재정지원 등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잘 보이기 위한 보신
(
保身
)
전략도 엿보였다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관의 불참으로 빛 바랜 협회보 신고식 때문에 불편한 심기를 보인 협회 임원들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
아마도 협회 임원들은 정 장관이 자신의 얼굴이 실린 협회보를 보면서 감동 혹은 격려의 말 한 마디를 내심 기대했을지 모른다
.
협회의 명분과 기대가 당연한 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장관을 대신해 온 차관과 업계 대표들 앞에서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협회 임원진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했다.
그래서 취재기자는 정 장관을 만나 협회를 대신해 꼭 이 말을 전하려고 한다
.
“장관님
,
사진 잘 나왔던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