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물류학개론 (열한번째 이야기)
CJ대한통운 두 개의 드론 기술 발표, 세계와 비교한다면
CJ대한통운이 오늘 ‘드론 추락 감지 낙하산 자동 작동장치’와 ‘화물 자동 하강장치’를 각각 세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드론 추락 감지 낙하산 자동 작동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화물 자동하강장치 개발 같은 경우는 국내 최초 사례”라며 “드론 배송 현실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운송용 드론은 복잡한 도심물류를 대체하는 운송모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인해 다양한 기관 및 기업에서 연구,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 드론이 등장하기까지는 아직까지는 요원해 보입니다. 드론 비행시 착지 문제, 추락 가능성, 보안 문제 등 다양한 장벽이 존재하기 떄문입니다.
이번 CJ대한통운에서 발표한 두 기술도 운송용 드론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CJ대한통운이 발표한 두 기술은 세계 여러 곳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사람 아닌 드론을 구하라
먼저 CJ대한통운이 이번에 발표한 첫 번쨰 기술인 ‘드론 추락 감지 낙하산 자동 작동장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기술은 운행중인 드론이 우발시 자동으로 낙하산을 펼침으로 드론 및 화물의 충격을 방지하는 기술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동’인데요. 세계적으로 드론의 추락을 방지하는 기술은 2년전 부터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업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스카이캣(Skycat), 트윈 낙하산
스카이캣은 2014년 핀란드에서 설립된 드론 낙하산 제조 스타트업입니다. 스카이캣은 보다 안전한 낙하산 제작을 위해 지속적으로 3~10미터 높이에서 추락실험을 해왔습니다. 추락높이뿐만 아니라 낙하산의 크기, 주행 속도와 각도, 온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연구했다는 것이 스카이캣의 설명입니다.
스카이캣의 가장 큰 특징은 트윈-낙하산(Twin parachute)을 개발하여 여분 낙하산을 통해 드론 추락시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추가 동력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비행중인 드론의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를 대비하여 낙하산에 여분 배터리를 장착하여 자동으로 펼쳐지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했습니다. 나아가 낙하산이 혹여 우발적으로 펼쳐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드론 컨트롤러 양쪽에 스위치를 부착해 이 스위치를 동시에 누를 경우에만 낙하산이 펼쳐지게만들었습니다. 스카이캣 같은 경우는 자동낙하산이 아닌 수동낙하산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파라제로(ParaZero), 자율 구동 낙하산
파라제로는 2012년 설립된 이스라엘 기업으로 드론 및 소형 항공기에 부착되는 탄도 낙하산을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파라제로는 올해 3월 자율구동 낙하산 ‘세이프에어(SafeAir)’를 발표했습니다. 파라제로의 낙하산은 드론의 에어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드론 본체에 장착된 캡슐에는 낙하산이 들어있습니다. 이 낙하산은 드론의 고도가 낮아지면 자동 센서 인식을 통해 펼쳐지게 됩니다. 세이프에어는 이러한 낙하산 자율구동 반응속도가 뛰어나 낮은 고도에서도 안전하게 낙하산이 펼쳐진다는 사실을 강점으로 언급했습니다.
CJ대한통운의 드론 낙하산, 세계최초의 이유
그렇다면 CJ대한통운에서 발표한 드론 추락 감지 낙하산 자동 작동장치는 앞서 언급한 기업들과 무엇이 다를까요.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기존 낙하산 기능이 추가된 드론들의 경우 기압센서나 원격 조정으로 낙하산을 펼치게 되는 구동방법”이라며 “CJ대한통운이 이번 발표한 기술은 기압, 가속도 변화, 뒤틀림 현상을 3차원적으로 감지하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이런 기술이 낙하산 자동 작동장치에 적용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합니다.
더불어 CJ대한통운이 개발한 드론 추락 센서와 낙하산 자동 작동장치는 드론 외부에 별도로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장치는 드론의 추락과 같은 비상상황 발생시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자동으로 펼쳐지는 형태라고 합니다. 이렇게 낙하산은 드론의 추락 속도를 감소시켜, 약 90% 이상 충격을 감소시키고, 이를 통해 혹여 드론 추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이번 발표된 CJ대한통운의 드론은 ‘자동운행이 가능하다는 점’, ‘기압, 가속도 변화, 뒤틀림 현상 등 3가지 환경 요소를 고려한다는 점’, ‘드론 본채와 별개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드론 아닌 화물 착륙
드론 착륙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우리가 아마존, 도미노피자 등의 영상을 통해 흔히 봐왔던 드론 기체가 지상에 직접 착륙하는 방식입니다. 둘은 이것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드론은 상공에 떠있고 화물만 내리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왜 드론이 아닌 화물만 땅에 내리는 방법이 개발되었을까요.
드론 항공기는 지상과 가깝게 비행할수록 많은 위험부담이 따릅니다. 사람이나 건물이 많은 도심 같은 경우에는 더욱 위험해지는 상황입니다. 단순히 생각해서 드론을 이착륙하는 과정에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투입됨은 물론입니다. 이에 따라 드론은 상공에 떠 있고 화물만 지상에 내리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해외에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플러티(Flirtey), 도심 자율 배송에 성공하다
2013년 호주에서 설립된 드론 제조 스타트업 플러티는 드론으로 100개의 책을 운송한 것을 시작으로 드론 업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나아가 플러티는 지난달 미국업체 최초로 도시에서 드론 배송을 할 수 있는 FAA(연방항공청)승인을 받았고, 화물 배송과정에서 화물 자동낙하장치를 이용해 도심배송을 시험 운항한 업체이기도 합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플러티가 네바다주에서 GPS에 입력된 구간을 따라 자율 비행을 통해 화물 배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맷 스위니(Matt Swenny) 플러티 CEO는 “이번 드론 도심비행 성공은 실제 드론 배송의 대중화단계보다 더 진보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CJ대한통운의 자동하강장치, 국내최초의 이유
이번 CJ대한통운에서 발표한 화물 자동하강장치는 목적지 상공에서 드론이 착륙하지 않고 화물을 내려 놓을 수 있는 장치입니다. 드론 하단에 와어어와 회전을 도와주는 릴(Reel)이 장착된 컨트롤 박스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드론은 상공에 부상한 상태로 와이어를 이용해 화물을 1m, 3m, 5m 등 원하는 높이만큼만 하강시킬 수 있습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와이어를 이용해 설정 수치만큼 화물하강 높이를 설정할 수 있는 기술은 국내에서는 최초의 사례라고 합니다.
CJ대한통운은 향후 수평, 균형에 민감한 드론을 운송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화물착륙방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전망입니다. 특히 장애물이 많은 도심에서는 와이어를 통해서 화물만 착륙시키는 방법이 더욱 안전하며 효율적이라는 의견입니다.
그렇다면 CJ대한통운은 이번 두 개의 드론 기술 개발을 통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일까요. 한국에서 드론배송을 보는 날이 올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배송용 드론이 실생활에 운행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많은 이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CJ대한통운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드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 한정된 것이 아닌 해외시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태영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장은 “드론 연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운용을 상정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첨단 융복합 기술 개발로 물류업계 글로벌화와 창조경제 구현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